I wanna be a dancer

이렇게 10년 키웠어요 네 번째 이야기

by 박뚠뚠

얼마 전 한 드라마 PD 분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자연스럽게 아역 연기자들에 관한 얘기가 나왔는데

"어떤 경우에 아역 연기자를 시켜야 하느냐"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인상적이었다.


너 공부 제대로 안 하면 연기 안 시킬 거야!


이 정도 협박이 통해야

아역 연기자를 시킬만하다는 것이었다.

그 말인즉슨 부모가

억지로 시킨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본인이 스스로 즐기고 재미를 느끼는 것이

첫 번째 조건이라는 것이었다.


연기가 너무 좋아

하기 싫은 공부까지 하게 되는 경지...


무용의 길로 접어들다


딸아이가 7살 때쯤 엄마랑

집 앞 상가에 갈 일이 있었는데

상가 안 무용 학원 앞에서

자연스레 발길이 멈추더란다.

창 너머로 언니들이 무용하는 모습을

한참을 넋을 놓고 지켜보더니 하는 말


"엄마 나도 무용 배우고 싶어!"


하지만 아이의 말이 순간적인 충동 때문인 건지

아니면 진심인 건지 확인할 길이 없었던 터라

상담이나 한번 받아보고자 학원에 들어갔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마침 빈자리가 없어서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답을 들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약 두 달의 시간이 흘렀고..


그 두 달의 시간 동안

도대체 무용 학원은 언제부터 갈 수 있냐고

노래를 부르는 통에

자연스레 딸아이의 진심을 확인할 수 있었고

마침내 빈자리가 생겨

일단 주 2회 출석하는 취미반에 등록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지나가는 호기심일 것이라 생각해

집에서도 계속 학원에서 배운 스트레칭과 발레 동작을

연습하는 딸을 대수롭게 보지 않았었다.


그런데 다시 시간이 지나고

취미반에서

예비 전공반으로 가고

다시 정식 전공반으로 올라가고

그중에서도 최연소로 작품을 받아 무용 대회에 나가는 등

한 걸음씩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어쩌면 딸아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을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일찍 찾은 게 아닐까?'


지금도 집에 있을 때면

몸이 근질거려 도저히 못 참겠다는 듯

다리를 찢고 빙글빙글 옆돌기를 하고 텀블링을 하는 등

잠시도 가만히 있질 못한다.

그런 모습을 보면

'정말 무용을 즐기고 있기는 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주변에서는 자식들을 학원 많이 보내는 이유가

뭘 좋아하고 잘하는지 몰라서이기 때문이라며

일찌감치 진로를 정한 나와 우리 딸을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기야 나도 문득문득

어린 나이에 벌써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고 싶은 분야가

생겼다는 것이 놀랍기만 할 때가 많다.

'나는 저 나이 때 아무 생각 없이 놀기만 했던 거 같은데..'

이런 생각에 대견하기도 하다.


미래의 유망 직업?


개인적으로

본인이 싫다고 하면

입시를 위한 공부는 절대 시키지 않겠다는 신념과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서

영어 수학 잘하는 게 뭐 그리 대수냐 하는 생각이 있던 터였다.


평소에도 아이가 자라 성인이 된 미래에는

어떤 직업이 살아남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 로봇은 흉내 낼 수 없는 일이 무엇일까?


그런 생각 중에

오히려 예체능 분야가

각광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특히나

무용의 경우

사람들이 로봇이 그리는 그림 또는 작곡한 노래는 감상할 수 있어도

로봇이 추는 춤에 감동을 받기는 쉽지 않을 거란 생각에 이르렀다.

그래! 장래성은 오케이!


인생은 마라톤


하지만 인생은 100미터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


언젠가는 무용이 싫어질 수도 있고

다른 것이 더 좋아질 수도 있고

혹은 부상 때문에 하고 싶어도 못하게 될 수도 있고...


인생이란 언제나 뜻대로만은 흘러갈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부모 입장에서 최대한 뜻을 펼칠 수 있도록

뜻을 펼치지 못하게 되더라도

실망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든든한 조력자가 되고자 한다.


요즘도 무용 학원에 다녀오면

내가 제일 먼저 물어보는 질문은 바로

"오늘 재미있었어?"

당연히 무용하러 갈 때에는

"오늘 재미있게 하고 와!"이다.


앞으로 어떤 변화가 닥칠지

그리고 어떤 또 다른 선택의 갈림길을 마주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좋아하는 무용을 마음껏 재미있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요즘도 딸아이가 말을 안 들을 때마다 엄마는 이렇게 협박을 하곤 한다.


너 말 안 들으면 무용 학원 안 보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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