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독서 모임, 이제 시작이다.

- 그 첫발을 내딛다 -

by 실배


전부터 간절히 원했던 새로운 모임을 드디어 시작한다. 바로 '가족 독서 모임'이었다.


그 계기는 TV였다.


3년 전부터 집에 TV를 없앴다. 아내와 나 둘 다 TV를 무척 좋아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쉬는 날에 그저 멍하니 네모난 상자를 바라보는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처음 TV를 없애자는 나의 제안에 아내는 강하게 반발했지만, 아이들에게 책을 더 가까이할 수 있다는 말로 설득했다. 때마침 TV에 검은 줄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검은 선이 전체 화면을 모두 잠식했다. 그래서 TV를 처분할 수밖에 없었고, 다시 들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TV가 없는 삶이 어색했다. 습관은 참 무서운 존재다. 그러나 조금씩 그 자리는 다른 것으로 채워갔다. 거실의 남은 공간은 모두 책장으로 바꾸어 버렸다. 아내도 아이들도 점점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나는 작년부터 독서 모임을 시작했고, 아내도 아들 친구 엄마들과 독서 모임을 만들었다. 소귀의 성과가 있었다. 3년 전부터 아들 학교에서 개최한 독서 마라톤 대회도 계속 참가하게 되었다. 온 가족이 정해진 페이지를 읽고 기록하는 것인데 매년 모두 완주했다.


아들은 작년에 학교에서 독서 관련 상도 받았다. 지금까지 받는 상 중에서 가장 기분이 좋았다. 도와주지도 못했는데. 스스로 해내서 대견했다.


이 모든 변화가 신기했다. TV 하나 없앴을 뿐인데. 자연스레 가족 간에도 대화가 많이 늘었다. 전에는 각자 멍하니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보았었는데. 지금은 서로의 일상에 대해서도 관심 갖고 이야기 나누고 있다. 그리고 그간 몰랐던 조용한 삶이 참 좋았다. 집에서 나는 큰 소리가 사라지니 차분히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었다. 가끔 양가에 가면 종일 TV를 보게 되는데, 머리가 깨질 듯 아프다. 잠도 막 쏟아진다. 아내도 마찬가지란다. 그래서 이제는 고요한 삶을 포기할 수 없다.


독서 모임에 참여하면서 욕심이 생겼다. 가족들과 함께 독서 모임을 하면 어떨까. 머릿속에만 고이 간직한 생각을 꺼내 들었다. 솔직히 블로그를 하면서 이웃님들의 독서 열정에 자극받았었다. 다행히 가족 모두 좋다고 했다. 모임 운영 방식은 내가 참여하는 '하나의 책' 독서 모임을 벤치마킹했다.



- 가족 독서 모임 규칙 -


1. 일주일에 각자 책 한 권 읽기


2. 책 줄거리를 가족들에게 소개하기


3. 인상 깊었던 구절을 가족들에게 직접 읽어주기


4. 궁금한 점은 질문하기


5. 소감 말하기




매주 일요일 저녁에 가족 독서 모임이 진행된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 모임은 빼먹지 않고 진행하기로 마음먹었다.


나의 첫 책은 '하나의 책' 독서 모임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 나누었던 다니엘 페나크의 '소설처럼' 이다. 책과 관련해서 가족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한가득이다.


출처 : 하나의 책 블로그


이번에도 대책 없이 저지른가 싶지만 좋은 저지름이라 믿고 우선 저질러보자.








#가족 독서모임, #tv 없는 삶, #저지름, #설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