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독서 모임 두 번째 이야기 - 공통 도서
책 먹는 여우
가족 독서 모임 그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했다. 장소는 동네 카페 '그라티아'였다. 이번 주는 공통 도서로 동화책 '책 먹는 여우'를 미리 읽고 각자 질문을 준비 해오기로 했다.
얼마 전 청미 출판사에서 '체리토마토 파이'라는 90세 진 할머니의 일기에 관한 흥미로운 책을 샀는데. 이쁜 노트를 함께 보내주셨다. 그래서 이곳에 독서 모임과 관련된 기록을 작성하기로 했다. 노트가 참 이쁘다. 책도 너무 재밌어서 정신없이 읽고 있다.
소리 내어 책 읽기
독서 모임을 진행하기에 앞서 고민이 되었다. 먼저 전체 줄거리를 이야기하고, 책을 읽을까. 아니면 책을 먼저 읽을까. 가족들은 책 먼저 읽기 희망했다. 한 쳅터씩 돌아가면서 소리 내 책 읽기 시작했다. 얼마 전 읽은 다니엘 페나크의 '소설처럼'에서도 소리 내어 책 읽기를 강조했었다.
둘째는 이제 막 한글을 떼서 맞춤법을 조금 어려워했다. 그래도 씩씩하게 잘 읽었다. 읽는 속도도 느렸지만 가족들이 천천히 기다려주었다. 나중에는 본인 순서도 아닌데 읽겠다고 의욕을 불태워 진정시켜야만 했다. 모두 읽는데 대략 30분이 소요되었다. 아들이 전체 줄거리를 요약해서 들려주기로 했다.
아들의 시선
여우는 책을 무척 좋아해서 먹기를 즐겼다. 책을 사기 위해서 집안 살림을 팔았으나 더는 팔 살림이 없어지자 고민을 했다. 집 근처에 국립중앙도서관이 있음을 깨닫고 그곳에서 책을 빌렸다. 좋아하는 책을 만나면 소금과 후추를 뿌려서 맛있게 먹었다. 심지어 책을 반납하지도 않았다. 그러다 도서관 사서에게 들켜 책을 빌리수 없게 되었다. 여우는 할 수 없이 근처 폐지를 주워 먹기도 하였으나 몸이 점점 나빠졌다. 그래서 책을 훔치기로 결정하고 '길모퉁이 책방'에 침입하여 책을 훔친다. 결국 경찰에게 잡혀서 감옥을 가게 된다. 감옥에서 교도관을 설득해서 펜과 종이를 받아 글을 쓰기 시작한다. 교도관은 그 글을 읽고 반해서 책으로 냈는데, 베스트셀러가 된다. 교도관은 일을 그만두고 출판사를 차리고 여우가 낸 책으로 함께 큰 부자가 되었다.
질문거리
1. 아빠
1) 여우가 책을 먹는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 딸은 여우가 음식인 줄 알고 먹었다는 재밌는 답을 했다. 아들은 전에 배고파서 책을 조금 먹은 적이 있다는 충격적인 고백을 했다. 다행히 맛은 없었다고 했다. 아내와 나는 살짝 멘붕에 빠졌었다. 아들아 제발. 나는 책을 먹는다는 의미는 책을 읽는다는 의미와 같다는 의견을 냈다.
2) 책에 소금과 후추를 뿌려서 먹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 아들은 내 입맛에 맞게 맛있게 읽기 위한 뜻이라고 했고, 결국 더 자세히 읽기 위함이란 답을 했다. 딸은 처음에는 모르겠다고 했다가 책만 먹으면 맛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는 귀여운 답을 주었다. 아내는 책을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책을 재밌게 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2. 엄마
책을 많이 읽으면 책을 잘 쓸 수 있을까?
- 딸은 책을 읽으면 뇌가 똑똑해져서 이야기 생각이 잘 난다는 답을 했다. 어떻게 알았지? 아이고. 기특했다. 나는 나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책을 많이 읽게 되면서 단어나 표현을 많이 알게 되고 자연스럽게 글쓰기에 도움되었다고 답을 했다.
3. 아들 여우가 교도관에게 종이와 펜을 얻기 위해 어떤 칭찬을 했을까?
- 나는 여우가 교도관에게 그간 읽은 재밌는 책 이야기를 하여 호감을 샀을 것이라는 답을 했다. 딸은 여우가 착하게 말을 해서 교도관이 여우를 좋아하게 되어 종이와 펜을 주게 되었다고 답했다.
4. 딸
어떻게 여우가 말도 하고, 책도 읽을 수 있을까?
- 아들은 여우를 사람으로 의인화하여 표현한 것이라는 세련된 답을 했다. 여우를 선정한 이유는 평소 꾀가 많은 이미지이기 때문이라는 나름 타당한 논리와 함께. 아내는 그냥 사람이 책을 먹는 이야기라면 흥미를 끌 수 없어서 여우로 대신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딸은 동화책이니깐 가능하다는 답을 했다.
소감
앞으로 좋은 책을 선별하여 나만의 방법으로 많이 읽어야겠다.'(아빠)
'여우도 저렇게 책을 읽는데.... 나중에 글을 꼭 써보고 싶다.'(엄마)
'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져서 좋았다.'(아들)
'여우가 책 먹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딸)
동화책이 생각보다 이야깃거리가 풍성해서 놀랐다. 앞으로 공통 도서는 동화책으로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그리고 질문에 답을 하면서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었다는 뿌듯함도 있었다. 모임 중 느꼈지만 아이들의 창의적인 생각을 어른이 따라잡을 수 없었다. 부러웠다. 나는 개인적으로 가족들과 의견을 교류하는 시간이 참 좋았다. 좋은 팁을 준 이웃 류 님께 감사했다.
다음 주는 자율도서임으로 각자 책을 읽어 오기로 했다. 날이 좋은 관계로 그 날에는 야외 독서 모임을 하기로 결정하고 독서 모임을 마무리했다. 그대로 집에 가기 아쉬워 집 근처 공원으로 향하여 벚꽃 구경을 한 참 했다. 날이 참 좋았다. 봄이 눈 앞에 다가왔다. 꽃도 이쁘고. 내 마음도 꽃처럼 활짝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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