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들은 나의 든든한 힘이 되어주고 있다. 평소 같으면 장난칠 아빠가 축 처진 모습이 이상한지 신경 쓰이는 모습이 보인다. 살갑게 다가와 몸을 치대 기도 하고 이것저것 궁금한 것을 묻는다. 감정 표현이 많지 않아서 아내와 늘 걱정이었는데, 이제 보니 아니었다. 제법 어른스럽게 조언도 건넨다. 언제 이리 커서 든든한 힘을 주는 멋진 아들로 성장했을까.
사실 아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도 되나 싶다. 나의 아버지는 그런 모습을 나에게 보인 적이 없었다. 늘 단단하고 강한 존재였다. 왠지 나는 그러고 싶지 않다. 기쁠 땐 같이 기뻐하고 힘들 땐 함께 나눌 수 있는 그런 관계가 되고 싶다.
어제 이불에 나란히 누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들은 쿨하게 아빠 힘들면 아빠가 잘할 수 있는 일 하면 좋겠다고 했다. 아빠의 그런 모습이 좋다는 말에 미안함, 고마움 등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아들에게 보이는 지금 내 모습은 내가 바라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이 모습 또한 나인 것이다. 전 같으면 숨기기 급급했을 텐데, 이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이고 싶다.
주변에 이렇게 힘을 주는 사람이 가득한데, 힘을 내보자. 힘을 낸다는 말로 진짜 힘이 나지 않지만, 그런 생각만으로도 조금 마음 편해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