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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호박맛 가을

펌킨 스파이스의 등장으로 알아차리는 가을의 도착 소식

by 성급한뭉클쟁이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이 바로 가을이다. 11월 생인 내가 태어난 계절이 가을이어서도 그렇고, 무더운 여름으로부터 벗어나 슬슬 선선해지는, 그러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란색과 주황색, 그리고 빨간색 은행나무와 단풍나무가 자연과 도심 가릴 것 없이 세상을 물들이면 그 모습이 그렇게도 보기 좋다. 갈수록 나의 최애 계절이 점점 짧아져서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또 조금만 참으면(?) 추워도 반짝반짝 연말 분위기를 즐기게 되는 그 전환점도 좋아한다.


뉴욕은 특히 가을 정취가 빛나는 도시다. 도심 속뿐만 아니라 뉴욕의 수많은 공원에도 가을이 찾아온다. 눈이 부실만큼 생기 넘치는 푸른빛을 내보이던 나뭇잎들은 더 따뜻한 색조 화장을 더해가고, 서늘한 바람 속 담겨있는 가을 특유의 흙냄새도 시향사를 찾아가 향수를 만들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다. 실제로 뉴욕의 가을은 고유명사로 삼을 수 있을 만큼 유명한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2000년작 로맨스 영화인 "뉴욕의 가을 (Autumn in New York)"도 이바지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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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기어, 그리고 위노라 라이더 주연의 "뉴욕의 가을" 영화 포스터, 그리고 극중 장면 (출처 = 인터넷)

그래서 유독 기대감에 차올라 올 가을을 맞이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을, 내가 가장 사랑하는 도시에서 보낼 수 있다니! 하고 말이다. 물론 2년 전 추수감사절을 맞이하여 당시 유럽에 살고 있던 언니와 플로리다에서 교환학기를 보내고 있던 내가 재회한 경험이 있다. 말 그대로 "중간에서 만나기" 위한 점도 있었고, 굳이 예산을 써서 여행을 한다면 뉴욕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었던 우리 자매의 겹치는 취향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미 크리스마스 장식이 도심 속을 채운 (당시 유명한 Macy's 백화점의 추수감사절 퍼레이드가 한창이긴 했지만) 상황이었고, 슬슬 "가을"이라는 명칭이 어색할 만큼 추워진 상태라 좀 더 따뜻한 초가을의 정취를 느끼지는 못했다. 그래서 올 가을에는 11월 말 패딩 차림이 아닌 보다 더 가벼운 옷차림으로, 9월부터 좋아하는 모직 재킷과 스웨이드 가방, 그리고 검은색 가죽 로퍼를 신고 뉴욕의 가을을 즐겨보기로 했다.


8월이 끝나자마자 기온이 아주 떨어지기 전부터 뉴욕에 가을이 도착했음을 인식할 수 있었는데 그건 바로 "펌킨 스파이스 (Pumpkin spice)" 때문이다. 평소에도 디저트 순방을 좋아하는 나의 취미 덕분에 동네 카페마다 신제품은 무엇이 있는지, 신상 "이 달의 맛"은 무슨 맛인지 잘 파악하곤 했는데 유명한 대기업 체인 또는 로컬 카페마다 "펌킨 스파이스" 맛 라테부터 각종 패스츄리를 판매한다는 광고 포스터가 벽에 붙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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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놀리아 베이커리, 하겐다즈 등 대기업 디저트 프렌차이스에서 9월이 되자마자 출시한 펌킨 스파이스 맛 디저트

단풍이 채 등장하기도 전에 우후죽순으로 등장한 펌킨 스파이스는 도대체 무슨 맛일까? 사실 국내에서도 가을 시즌마다 이미 유명세를 탄 "호박 향신료 맛" 디저트나 음료는 단순히 호박 또는 단호박 맛이 아니라 (문득 나의 첫 번째 브런치 글인 단호박 스무디가 생각나는 계절이다. 성수동보다 상수동을 좋아하는 나로서 뉴욕에서 지낼 때 가장 그리운 장소 중 하나가 상수동 이리 카페다.) 계피, 생강가루, 육두구, 정향 그리고 올스파이스 (allspice) 등 각종 향신료가 첨가된 "가을 맛"을 가리킨다. 계피나 생강을 제외하고는 다소 이국적이고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향신료 재료일 수 있는데 육두구는 영어로 "넛맥 (nutmeg), " 정향은 "클로브 (clove)"라고 불리고, 마지막 올스파이스 같은 경우 재미있는 것이 이름대로 여러 가지 향신료를 모두 합친 게 아니라, Pimenta dioica라는 나무의 덜 익은 열매를 말린 단일 향신료다.


그렇다면 왜 "펌킨 (pumpkin)"이라는 명칭이 붙느냐 하면 카페에서 판매되는 Pumpkin Spice 메뉴에는 각종 향신료 외에도 실제 호박 퓌레 (단호박 퓌레 등)가 첨가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우유, 커피, 휘핑크림, 설탕, 바닐라 등 각종 유제품과 디저트 재료가 더해지는데 유독 "가을"하면 핼러윈과 호박을 떠올리는 미국인들이 고안해 낸 신종 디저트 맛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사실 펌킨 스파이스 맛은 인기가 많은 만큼 이를 싫어하는 "헤이터 (hater)"들도 많은데 (우리나라의 "민트초코맛" 논쟁처럼 갑론을박이 강한 주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펌킨 스파이스가 가을 디저트의 상징으로 거듭난 점에 대해서는 반박할 여지가 없다. 추가되는 재료 때문에 굉장히 달고 칼로리도 높아 개인적으로는 소화하기 어려운 메뉴이지만 따뜻하고 달콤한, 특히 매서운 바람에 코 끝이 차가워지는 날에는 향신료 특유의 매콤함과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아주 매력 있는 음료이자 디저트라고 할 수 있다. (즉 필자의 경우 강한 "호"이다.)


가을의 도착을 알린 나의 첫 번째 펌킨 스파이스는 바로 매그놀리아 베이커리 (Magnolia Bakery)의 펌킨 스파이스 맛 바나나 푸딩이었다. 매그놀리아 베이커리는 뉴욕에서 워낙 유명한 디저트 샵인데 이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오랜 시간 동안 뉴욕의 문화적 상징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이곳은 1996년 웨스트빌리지(West Village)에서 시작된 작은 동네 빵집이었는데 TV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의 주인공 캐리가 친구들과 함께 매그놀리아 베이커리의 컵케이크를 먹는 장면이 자주 방영되면서 뉴욕 감성의 상징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메뉴는 바로 바나나 푸딩인데 바닐라 향이 강한 커스터드, 즉 "푸딩"과 얇고 바삭한 쿠키 웨이퍼 (한국의 "웨하스"와 비슷하다), 그리고 바나나 슬라이스를 쌓아 올려 냉장 보관 후 촉촉해진 상태에서 퍼먹기 좋은 간식이다. 이번 가을에는 Pumpkin Spice Pudding이 출시되었는데 딱히 배도 고프지 않은 상태였지만 광고 포스터를 보자마자 무엇인가에 홀린 듯이 5번가 락커펠러 센터 1층의 매그놀리아 베이커리 매장으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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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을 처음 사먹어본 매그놀리아 베이커리의 펌킨 스파이스 바나나 푸딩. 기본 맛보다 더 달콤 쌉쌀한 맛이 매력적이어서 (장르가 완전 다른 맛이다) 더 취향에 잘 맞았다.

(비싸지만) 아담한 사이즈를 자랑하는 펌킨 스파이스 스몰 (small) 사이즈를 받아 들고 카페 내부에 자리를 잡았다. 역시나 달콤 씁쓸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그와 동시에 본죽에서 사 먹은 단호박 죽 질감이, 다만 이번에는 아주 차갑게 느껴졌다. 바나나 푸딩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펌킨 스파이스 맛에도 바나나 슬라이스가 씹히는 맛을 더해줬는데 많은 디저트가 그러하듯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과 잘 어울리는 맛이었다.


시내에서 사 먹는 디저트 외에도 삶의 다양한 요소가 호박 맛으로 가득 찼는데 나의 장바구니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내가 좋아하는 마트 중 하나인 홀푸즈 마켓 (Whole Foods Market)에는 펌킨 스파이스 맛인 유제품 코너가 따로 자리 잡고 있었고 (그릭 요구르트, 커피 크림, 아이스크림 등 선택지는 정말 다양했다.) 그 외에는 실제로 "Spice Up Fall"이라는 문구와 함께 커다란 호박을 종류별로 판매하는 진열대도 있었다. 아마 호박은 식용보다는 핼러윈 기념 조각 (carving) 용이긴 할 텐데 경우에 따라 재료 삼아 먹을 수도 있다고 한다. 그 외 트레이더 조 (Trader Joe's)에도 유명한 식료품이 가을을 맞아 호박 맛으로 새롭게 등장했는데 뇨끼부터 파스타 면, 그 외 호박크림파스타 소스도 찾아볼 수 있었다. 나의 오프라인 장바구니뿐만 아니라 온라인 공간에서 장을 볼 때도 호박맛이 많아졌는데 이번 기회를 삼아 펌킨 스파이스맛 프렛첼과 아이스크림, 그리고 그릭요구르트를 맛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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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푸즈마켓에 등장한 펌킨 스파이스 코너와 실제 조각 또는 조리를 위해 판매 중이던 대형 호박
ps dessert.jpg 온라인에서 장보기 위해 아마존 프레시 항목을 살펴볼 때도 유독 많이 등장했던 펌킨 스파이스 맛 디저트들.
IMG_0285 2.JPG 이번 시즌 트레이더 조에서 출시한 펌킨 스파이스 프렛첼. 너무 맛있어서 호박 스파이스 맛을 나보다 훨씬 더 좋아하는 언니를 위해 선물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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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더 조에서 판매하던 호박맛 파스타. 뇨끼와 라비올리 중 고민하다가 선택한 라비올리를 크림 소스에 버물여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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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원두나 찻잎에도 펌킨 스파이스를 가향하는 경우가 많고, 미국의 유명한 요구르트 브랜드인 쵸바니 (Chobani)에서도 펌킨 스파이스맛이 출시되었다.

9월이 시작되자마자 온 세상을(?!) 가득 채운 듯한 호박 열풍이 낯설지는 않다. 아니, 오히려 반가운 마음이 가장 컸다. 나는 한국에서도 핼러윈 시즌마다 찾아오는 러쉬의 마스크 팩을 호박맛으로 구매해서 사용하기도 하고, 플로리다 교환 학기 중 아웃렛에서 구매한 우드윅 (Woodwick) 양초도 시즌마다 잘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문득 수많은 종류의 호박을 구경하며 이들 모두 같은 맛일지, 앞서 언급한 대로 먹을 수 있는지, 먹는다면 어떻게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졌고 언제나 그렇듯 (연구자로서 약간의 직업병 탓도 있겠지만) 문헌조사와 "리서치 (research)"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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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부터 "호박맛"하면 지갑이 잘도 열렸는데 피부관리를 위한 프레시 마스크 팩, 그리고 가을 시즌마다 꺼내서 애용했던 호박맛 양초가 그 예시다.

우선 영어로 "펌킨 (pumpkin)"은 한국어로 "호박"을 가리키는데 미국에서는 (또는 영어권 나라에서는) 꼭 펌킨이 아닌 "스쿼시 (Squash)"라는 명칭을 갖고 다양한 사이즈, 색깔, 무늬 그리고 맛의 호박류를 판매되고 있다. 호박과 스쿼시는 모두 박과 (Cucurbitaceae) 호박 속 (Cucurbita)에 속하는 식물로서 전자의 경우 단단하고 두꺼운, 특히 노란빛에서 주황빛을 띠는 껍질과 단맛을 갖고 있는 특징이 있다. 이는 한국에서도 흔한 단호박 또는 늙은 호박에 해당되는데 따뜻한 구황작물하면 겨울이 떠오르듯이 실제로 호박류는 겨울에 수확되는 열매채소이다. 스쿼시는 겨울뿐만 아니라 여름에 수확되는 종류가 따로 존재하는데 여름 스쿼시의 경우 수분이 많고 껍질이 얇아 먹기 쉽고 저장 기간이 짧다는 특징이 있고 (애호박이나 서양권의 "주키니 (zucchini)"가 여기에 속한다) 반대로 겨울 스쿼시는 호박과 비슷하게 단단한 껍질을 갖고 있어 오랜 시간 보관이 용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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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스쿼시"여도 종류가 (assorted) 정말 다양하다. 하나씩 맛을 보고 비교 평가해보고 싶었지만 집에 충분히 크고 강력한 칼이 없다는 이유로 눈으로만 구경했다.

결국 "스쿼시"는 호박을 포함하는 넓은 범위의 식물군으로 볼 수 있는데 굳이 "호박"과 다른 명칭을 찾고자 한다면 "서양 호박"이라고 번역할 수 있다. 이렇게 가을이 되면 미국 각지에서 스쿼시로 만든 음식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핼러윈 시즌의 "펌킨 스파이스 라테" 외에도 추수 감사절을 대표하는 디저트 메뉴 역시 펌킨 파이 (pumpkin pie)이다. 이는 파이 크러스트에 달콤하고 부드러운 호박 필링을 채워 오븐에 구워 만드는 미국식 디저트인데 "Cherry on top, " 즉 금상첨화로 잘 조각된 펌킨 파이 조각 위에 휘핑크림을 얹어서 즐기면 더욱 맛있는 디저트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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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추수 감사절 (Thanks Giving)을 대표하는 펌킨 파이 조리 예시 (출처 = 인터넷). 사진을 보니까 먹고 싶다, 11월 말에 땡스기빙 특별식을 먹으러 가봐야겠다.

그 외에도 가을이 되면 늘어나는 수확량 덕분인지 스쿼시를 재료삼은 다양한 컴포트 푸드 (comfort food)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인기 있는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바로 버터넛 스쿼시 수프 (Butternut Squash soup)다. "버터넛 스쿼시"는 한글로 "땅콩호박"이라고도 불리는데 땅콩을 닮은 길쭉한 모양이 특징인 해당 호박류는 단맛이 강한, 진한 주황빛 과육을 갖고 있다. 단순히 모양뿐만 아니라 땅콩과도 같은 견과류 향이 느껴지고 버터의 고소함과 부드러운 질감이 느껴지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 익히면 속이 더욱 부드러워지기 때문에 삶거나 구워서 그대로 먹거나 앞서 언급한 대로 추운 겨울날 수프를 만들어 먹어도 맛이 아주 좋다.


최근에는 컬럼비아 대학 메디컬 센터에서 "직원 감사의 날 (Staff Appreciation Day)" 행사가 개최되었는데 당일 유독 추웠던 날과 어울리게도 따뜻한 크림 스푸와 옥수수 머핀을 나눠줬다. (문득 줄 서서 음식을 받고 나니 푸드 뱅크에서 나눠주는 음식을 배급받는 듯한 느낌도 들었지만 말이다.) 당시 메뉴는 두 가지였는데 첫 번째는 크림 버터넛 스쿼시, 두 번째는 칠면조 고기가 들어간 칠리 스푸였다. 워낙 생크림과 같은 유제품을 좋아하기도 하고, 버터리한 구황작물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오래 고민하지 않고 첫 번째 메뉴를 선택했고 차갑게 얼은 손을 녹이며 따뜻한 안성맞춤 겨울 음식을 즐길 수 있었다. 버터넛 스쿼시는 뛰어난 "맛" 외에도 항산화 작용, 면역력 강화, 시력 보호, 피부 건강 증진, 포만감 유지, 뼈 건강 등에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건강 증진에 대한 효능이 없다고 해도 자주 즐기고 싶은 맛을 자랑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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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진행했던 가을 행사. 스쿼시를 나눠주고 추워진 날씨에서 몸을 데우기 위한 따뜻한 스푸도 나눠주었다. 실험에 정신없는 날이었는데 매우 훌륭한 간식이 되었다.

물론 먹는 호박 외에도 다양한 뉴욕의 호박맛 가을을 즐길 수 있었는데 어디서든 핼러윈 장식이 가득하고 특히 주거지역이 몰려있는 (부자동네) 어퍼웨스트나 어퍼이스트에 방문하면 스케일 있는 장식을 구경하기 좋았다. 센트럴 파크나 그 외 도심 속 공원에서도 돗자리를 펴고 호박 조각 (pumpkin carving) 행사에 참여 중인 뉴욕의 어린이들을 다수 볼 수 있었고 막상 핼러윈 당일에는 바람이 너무 거세게 불어서 퍼레이드를 구경하러 직접 다운타운에 가지는 못했지만 미디어로 접한 결과 수많은 뉴요커들이 가지각색 핼러윈 복장을 입고 마이클 잭슨 "스릴러 (Thriller)"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퍼레이드를 진행했다고 한다.

IMG_0748 2.JPG 역시나 부자동네인 어퍼웨스트사이드에서 발견한 핼로윈 장식. 가정집이었는데도 스케일이 남다르다는 곳이 많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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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료품점에서 판매 중인 큼직한 호박들과 주황빛이 전부 빠져버린 호박도 볼 수 있었다. (문득 유전자 재조합 생물인지 궁금했던건 안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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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윌리엄스버그, 브루클린, 그리고 배를 타기 전 Pier 17에서도 호박을 테마로 한 장식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주인 개성에 맞춰 조각된 호박이 더 매력 있다

개인적으로 핼로윈을 챙기지는 않지만 호박을 시작으로 한 가을의 도착 소식은 나에게 유독 반가운 뉴스였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이라는 점뿐만 아니라 그 계절에 (이전 글에 소개한 대로) 부모님을 뉴욕으로 초대했기 때문이다. 호박과 더불어 단풍과 은행으로 물 들기 시작하는 도심 속 풍경을 구경하며 특히 공원을 좋아하셨던 부모님과 함께 덜어진 단풍잎을 모으며 가을을 더욱 진하게 추억하기로 했다. 10월 31일이 지나고 11월이 되자마자 호박은 그 넘치는 존재감과 자취를 감추고 크리스마스 장식이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아직까지는 11월 말 추수 감사절이 기다리고 있으니 그때까지는 단풍과 더불어 뉴욕의 가을을 실컷 즐겨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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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 파크 그리고 덤보 근처에서 수집한 빨간색 단풍잎과 노란색 은행잎. 엄마의 취미 중 하나인 잎사귀 코팅을 위해 하나 둘 씩 주워모았다. 가장 오른쪽은 완성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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