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독서왕님, 책 좀 추천 해주세요.

주식이든, 집이든, 책이든 스스로 고르시오!

by 시드니


“축하해.”

분주한 월요일 아침, 아슬아슬하게 사무실에 도착한 나는 까치발을 들고 자리로 가고 있었다. 그때, 저 멀리서 먹이를 포착한 한 남자가 시야에 들어왔다. 그는 다소 상기된 얼굴로 나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왔다. “걸렸군.” 망연자실하게 까치발을 내려놓았다. 자리에 탁 소리를 내며 가방을 내려놓는데 숨을 헐떡이는 부장님이 내 어깨를 톡톡 친다. 최대한 불쌍하게 ‘내일부터는 꼭 10분 전에 오겠습니다.’라고 표정으로 말하고 있는데 갑자기 말도안되는 말을 했다.


“시드니, 대단해. 아주 존경스러워.”

황당하다 못해 어이가 없는 이 상황은 옆에 앉은 친절한 후배A 덕분에 금방 이해가 됐다. 내가 1만여명 되는 그룹사 전체에서 가장 도서대출을 많이 한 독서왕으로 선발되었다는 것. 내가? 내가 그렇게 책을 많이 보나? 싶었지만 연간 100권을 대여했다고 한다. 이건 거의 일하러 회사오는게 아니라 책보러 회사오는 걸로 오해받을 것 같은데. 괜히 불안했다. 불안한 예감은 역시 틀리지 않았다. 잠시 숨을 돌리는데 기획부장님이 성급히 나를 불렀다.

“본부장님이 부르셔.”



“언제부터 그렇게 책을 많이 본거야?”

평소 웃음기라고는 전혀없는 호랑이 본부장님이 물으신다. ‘그냥, 뭐, 마케팅 공부할 겸 보고 있습니다.’ 거짓말이다. 나는 소설만 본다. 가끔 마케팅 브랜드 관련 책도 보지만 100권 중에 한권 될까말까. 적당히 대화를 하다 나오려하는데, 갑자기 호랑이께서 물으신다.

“좋은 책 추천하나 해줘봐.”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본부를 망라해서 동기, 후배, 선배들이 '독서왕'에게 책추천을 요청해왔다. 대략의 대화 플로우는 이랬다.


“쉽고 재밌는 좋은 책 추천 좀 해주세요.”

“음, 그럼 이석원의 『보통의 존재』 어떠세요.”

“그거 이미 봤어요.”

“내용이 뭔데요?”

“무튼, 봤어요. 독서왕님이 제일 좋아하는 책이 뭐에요?!”

“제가 좋아는 책은 위화의 『인생』이에요. 인생사 새옹지마를 풀어놓은 책인데...”

“저 중국 작가는 싫은데요?!”


여러명에게 특정 작가의 책을 추천해봤지만, 개개인의 기호와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내 취향이 담긴 책추천은 성공하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책도 주식, 부동산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상황에 맞는 책을 스스로 골라야한다. 하지만 책을 평소에 전혀 보지 않는 책린이들에게 ‘선택’은 고통이다. 고수를 못 먹는 사람이 베트남 음식점에서 메뉴를 고르는 꼴.


이 브런치북에는 여러 직장인들에게 책을 추천하면서 얻게된 ‘나에게 맞는 책을 고르는 노하우’를 담았다. 이는 어디 책에서 본 것도 아니고 기사화 된것도 아니며 본인이 오랫동안 책을 봐오면서 체득한 내용이다.


책린이들, 특히 2030 직장인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시작합니다.



ps. 책은 다소 소설에 치우쳐 있습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