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남깁니다
안녕하세요. 바람같은 순간을 붙잡아 글로 쓰는 시드니입니다 :)
어제는 작가 데뷔하고 ('24.7) 처음 구립도서관에서 강의를 했습니다. 지난 7월 판교 북토크 때 독자님들이 많이 와주셔서 감사했지만, 일 방향 북토크라 조금 아쉬웠거든요. 제가 말이 많아서 어떻게든 채워졌지만, 사실 저는 독자님들 목소리가 더 듣고 싶었답니다 :)
그 아쉬움을 해소할 생각은 아니었지만, 이번 구립도서관 작가와의 만남에서는 좀 더 독자님들과 심도있게 이야기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인원은 신청하신 분들의 50% 정도 참석이었는데, 어느정도 예상은 했습니다. 저도 동네도서관 강연 신청해놓고 당일 취소 한적 많거든요. ㅜㅜ (담부턴 꼭 필참을!!)
도서관 담당자님께서 홍보기간이 짧아 모객이 적다고 죄송하다 하셨는데, 사실 저는 한 두분이라도 제 책을 읽고 와주신 분이 있다면 정성을 다해 임할 생각이었어요. 책 내고 글 쓰고 하다보니 한 분 한 분 독자분들이 너무 소중하더라고요. ㅠㅠ 다행히, 책 들고 와주신 분들이 있어서 힘이 났습니다!
1시간 강의를 하고 질의응답을 했는데, 인상 깊었던 질문 몇 가지가 생각납니다. 개인정보를 최대한 감추고, 한번 공유 해볼게요.
먼저, 공적 성격을 띤 회사에서 근무하시는데 사기업으로 경력이동을 하고 싶은 분이셨어요. 그간 했던 업무와 사기업에서 원하는 직무가 잘 부합이 안되는데 현재 직무에서는 좀 답답함을 느끼고 계신 듯 보였고요. 그분께는 기업의 Full value chain (원료-제조-판매-고객관리로 이어지는) 에 대해 설명드렸고, 기업에서는 포지션이 다양화/ 세분화 되어있기 때문에 자신을 정량 또는 정성적으로 잘 포장하면 채용성격에 부합하는 직무가 분명 있을거라고 말씀 드렸어요. 개인적으로 이분이 강연을 너무 열심히 들으셔서 시간되면 같이 직무를 찾아드리고 싶더라고요. (이글을 보신다면 HRD를 추천드려요. 자격증도 있습니다.)
두번째 기억나는 질문은, 지방근무에 대해 면접관이 물었을 때 어떻게 답을 해야하냐는 거 였어요. 보통 지원자분들께서 '저는 어디서든 근무할 수 있습니다!'라고 하시는데, 면접관 입장에서 저 답을 들으면 패기는 인정하지만 진정성은 조금 의심합니다. 그래서 '어디서는 근무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원하는 직무는 00이기에 저는 서울 본사에서 근무 하고 싶습니다.' 라고 답하는 걸 추천 드렸어요. 일단 뽑았는데 지방근무에 불만을 갖고 이직하거나 부서전환 신청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절대 근무 못할 지역이면 그냥 못한다고 말하는 게 본인의 인생을 위해 더 낫다고 봅니다. (개인적인 생각)
세번째는 앳된 얼굴을 가진 분의 질문이었어요. 귀여운 외모와 달리 허를 찌르는 질문이라 제가 적잖이 당황했는데요. "직장경력이 14년 차라고 하셨는데, 긴 시간을 버틴 원동력은 뭘까요?" 라고 물으셨는데 솔직히 매우 당황했습니다. 저도 잘 모르거든요. 제가 어떻게 우당탕쿵쾅 직장생활을 이렇게 했을까요. 원래 직장인을 하고 싶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머릿 속에 딱히 떠오르는 건 없지만 답은 드려야해서 '아무 생각이 없었다.'라고 솔직하게 말씀 드렸어요. 직장에 대해 불만은 있었지만, 직장생활 자체에 대해 비판적 사고를 하지 않았다고요.
그럴 수 있었던 배경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현재 회사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던 게 큽니다. 아무래도 신입 공채로 입사했기 때문에 챙겨주는 분들도 많고 동기들도 많아서 인간관계 만족도가 높아요. 업무도 글로벌 업무를 중점적으로 하다보니 매일 매주 매년 배우고 깨지고 하면서 성장하는 느낌도 받고요. 물론,,, 제가 브런치에도 몇번 하소연 했지만 절망스럽고 어이없는 순간도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오랜기간 버틴 건 제 삶을 영위해 나가는데 직장이 필요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제 성향이 외향적이라 사람들과 섞이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요.
가끔 회사생활에 신물이 난다며 직장을 박차고 나가는 분들을 봅니다. 창업하는 분도 있고, 가업을 잇는 분도 있고 인플루언서를 하는분들도 있어요. 그런데 기초체력이 안된 상태에서 퇴사하신 분들은 어려움을 겪으세요. 그래서 제 결론은 외부에서 경쟁력이 있는 사람이 되기 전까지는 조직에서 많은 경험을 해보는 게 좋다고 봅니다. 저도 그 순간을 꿈꾸긴 하는데, 아직도 배울 게 많아서 남아있네요.
말이 또 길었습니다. 가끔 제가 저를 보면 말이 많아서 글을 쓰는 것 같네요. ‘작가’라는 단어가 주는 위엄(?)과 달리 전 시끄럽고 말이 많습니다. 말을 덜해서 글을 다다다다 쓰는 느낌이라 이 공간이 참 소중합니다 :)
강연 요청/준비 타임라인 공유
사실 이 내용을 적으려다가 여기까지 왔네요. 제가 지망생 시절, 동네도서관에서 작가님들 강연을 듣다보면 어떻게 도서관에서 섭외를 하고 준비를 하는지 궁금했어요. 다른 작가님이나 작가지망생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강연요청 타임라인 정리를 해볼게요.
<도서관 강연 타임라인>
9월초 구립도서관 강연제안
- 제 책을 온라인 서점에서 보셨고, 직접 메일 주심
9월중순 약 10일 간 강연모객
9월중순 강의안 작성 (40page, 1시간 분량)
9월24일 저녁 강연. 끝!
자체 피드백을 해보면 모객기간은 최소 한 달정도는 되야 할 것 같고, 강의 안은 PPT 1page당 1.5~2분 정도로 구성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 말을 좀 천천히 하는 연습을 해야겠습니다. 비트만 주면 반 랩퍼라는...
이상 강연후기였습니다.
저를 초대해주신 용산구립 청파도서관 및 평일 저녁에 귀한 시간 내주신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
시드니의 북토크 후기
https://brunch.co.kr/@sydney/527
https://brunch.co.kr/@sydney/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