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를 받은 환자분에게 다음날 아침 회진 때 하는 첫 질문은 항상 비슷하다. 항암제를 맞고 어제 어땠는지 혹시 불편했다면 어떠한 점이 불편했는지 확인한다. '괜찮다' 또는 '어떠한 점이 힘들었다'는 식의 답변이 흔한데 이날 아침은 극과 극의 대답을 들었다.
1호실 A환자에게 물었다.
"ㅇㅇㅇ님 어제 항암제 맞고 좀 어떠셨어요?"
"항상 맑음입니다 교수님~ 어제 저녁에 포도랑 떡국을 먹고 한 번 토했는데 이제 괜찮아요. 오늘 아침도 절반 넘게 먹었어요."
2호실 B환자에게 물었다.
"ㅁㅁㅁ님 어제 첫 항암치료하고 좀 어떠셨어요?"
"아무렇지도 않았어요."
"다행이에요. 좋습니다."
"아니요 선생님. 저 왜 아무렇지도 않죠? 토하지도 않고 밥맛이 없어지지도 않고. 저한테 이 항암제가 효과 없는 거 아닌가요?"
어떤 분은 부작용이 있어도 웃어넘기려 노력하고
어떤 분은 부작용이 없어도 오히려 불안해한다.
웃어주는 분도 불안해하는 분도 겉으로 나타나는 모습이 다를 뿐
마음속 깊은 곳에 흐르는 그 감정은 비슷할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