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포스티노 (IL POSTINO)
은유란 무엇인가요?
은유란 뭐랄까 뭔가를 말하기 위해 다른 것에 비유를 하는 거야
예를 들어 '하늘이 운다'면 그게 무슨 뜻이지?
비가 오는 거죠
맞았어 그게 은유야
그렇군요 간단하네요 그런데 왜 명칭이 그리 어렵죠
인간은 사물의 단순함이나 복잡함과는 전혀 상관없는 존재지
어제 이런 시를 읽었어요 마지막 구절이 마음에 들었어요
왜 '이발사들의 냄새가 날 눈물짓고 울부짖게 한다'는 건가요?
마리오, 내가 쓴 시 구절은 다른 말로는 표현할 수가 없다네
시란 설명하면 진부해지고 말아
시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정을 직접 경험해 보는 것뿐이야.
"여기 섬에는 바다
매 순간 얼마나 많은 바다가 솟아나는지
그렇다고 했다가 아니라고 했다가
다시 아니라고 한다
푸르름과 포말과 질주 속에서
다시 아니라고, 아니라고 하며
가만히 있지 못한다
'내 이름은 바다야'라고 계속 말하며
바위에 들러붙지만 소용이 없네
그러면 일곱 초록 호랑이 일곱 마리 초록 개
일곱 개 초록바다의 일곱 개 초록 혀로
그 위를 훑고 입 맞추고 적시고
가슴을 두드리며 이름을 반복해서 부르네"
어떤가?
이상해요
이상하다니 엄격한 비평가로군
시가 이상하단 게 아니고요 그러니까 말씀하실 때 이상한 느낌이 났어요
느낌이 어땠는데?
모르겠어요 단어가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아요
바다처럼 말이지
맞아요, 바다처럼요
그건 운율이라네
어쩐지 뱃멀미가 나더라고요
뱃멀미?
마치...배가 단어들 사이에서 퉁퉁 튕겨지는 느낌이었어요
배가 단어들로 튕겨진다고? 방금 자네가 한 말이 뭔지 아나?
아뇨 뭔데요?
그게 은유야!
한 달 동안 마리오 루오폴로란 놈이 우리 식당을 배회하며 조카딸에게 수작을 부렸어요
무슨 말을 했는데요?
은유라나요(메타포레)
그런데요?
그놈이 은유를 해서 조카딸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어요
재산이라고는 발가락 때 밖에 없는 자식인데 말솜씨 하나는 비단이더군요
그래요?
처음엔 순진하게 나가더라고요
미소가 나비 같다느니 뭐라 하면서 말이죠
그러더니 이제 그 애 젖가슴이 두 개의 불꽃이라고 하는군요
그냥 상상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아니면...
전 그놈이 조카 딸년을 손으로 만졌다고 생각해요
(쪽지를 주며)읽어 보세요 그년 속옷에서 찾았어요
"벌거숭이
섬에 드리운 발처럼
섬세한 당신
당신의 머리카락은 별빛을..."
이게 벌거벗은 몸을 봤다는 증거가 아니고 뭐겠어요?
아니죠. 로사 부인
이 시로 그렇게 추론할 수는 없어요
아뇨 이 시에는 거짓이 없어요
조카 딸년 벗은 몸은 이 시에 나온 그대로거든요
그러니 마리오 루오풀로 녀석에게 전해주세요
오늘부터 평생 우리 애를 만나지 못할 거라고요
만약 다시 찾아오면 총으로 쏴 죽인다고 하세요 아시겠어요?
시 (La Poesia)
그러니까 그 나이였다.
시가 나를 찾아왔다.
모른다.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른다.
겨울에서인지 강에서인지
언제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다.
아니다. 그건 목소리가 아니었고
말도 아니었으며 침묵도 아니었다.
어떤 길거리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였다.
밤의 가지에서
갑자기 다른 것들로부터
격렬한 불 속에서 불렀다.
또는 혼자 돌아오는데
그렇게 얼굴 없이 있는 나를
그건 건드렸다.
나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
내 입은 이름들을 도무지
대지 못했고 눈은 멀었으며,
내 영혼 속에서 뭔가 시작되어 있었다.
열(熱)이나 잃어버린 날개
또는 내 나름대로 해보았다.
그 불을
해독하며
나는 어렴풋한 첫 줄을 썼다.
어렴풋한, 뭔지 모를, 순전한
넌센스,
아무것도 모르는 어떤 사람의
순수한 지혜,
그리고 문득 나는 보았다.
풀리고
열린
하늘을,
유성(遊星)들을,
고동치는 논밭
구멍 뚫린 그림자,
화살과 불과 꽃들로
들쑤셔진 그림자,
휘감아도는 밤, 우주를
그리고 나, 미소(微小)한 존재는
그 큰 별들 총총한
허공(虛空)에 취해,
신비의
모습에 취해,
나 자신이 그 심연의
일부임을 느꼈고,
별들과 더불어 굴렸으며,
내 심장은 바람에 풀렸다.
<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 1904~1973, 1971년 노벨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