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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라쵸이 Apr 20. 2021

2030 밀레니얼 아티스트 인터뷰 시리즈 (두번째)

2021년 4월 - 김소라 (Sora Kim), 1993


<누군가의 마음 한 켠에 자리한 기억을 그리는 작가-김소라>



잊힌 듯하지만, 결코 잊히지 않은 순간과 기억이 있다. 가만히 그 순간을 떠올려보면, 뚜렷하진 않지만 아련하게 당시의 풍경이 머릿속에 그려지기도 한다. 여기 바쁜 일상 속 우리의 삶 속에서 잊혔던 아스라한 기억을 마주하는 시간을 선사하는 작가가 있다. 작가 김소라는 우리 주변에 자리하고 있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대상에 주목한다. 그녀는 기억 속에 잊힌 장소 또는 잊고 지내던 사물에 대한 기억을 그녀의 캔버스 세계로 초대하고, 그것들을 바라보는 그녀의 감정을 작품 안에 담아낸다. 관객은 그녀의 작품을 바라보며 바쁜 일상에서 잊고지냈던 어떤 순간 혹은 특정 사물에 대한 기억을 다시금 꺼내 보게 되는데 이는 마치 어린 시절 적었던 일기장을 다시 꺼내어 볼 때와 비슷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매일 떠올리진 않지만 희미하게 그 기억을 끄집어냈을 때 다시금 살아나는 감정을 담고 있는 작가 김소라의 작품. 오늘은 작가 김소라가 그간 기록해온 그녀의 '일기장'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지, 오늘의 김소라는 어떤 이야기를 기록해나가고 있는지 알아보자.


 


2021 제로베이스 V6, @서울옥션(서울) / 출처: 김소라 작가



Q. 안녕하세요 김소라 작가님. 저희 독자분들께 작가님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회화 작업을 하는 김소라입니다. 



Q. 소라 작가님의 하루는 어떤 일들로 채워져 있나요? 작가님의 일상이 궁금합니다. 몇 시에 일어나서, 어디서 작업을 하시는지 또 주로 누구와 만나서 어떤 대화를 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제 하루는 아침 7~8시에 눈을 뜨면서 시작됩니다. 침대에서 일어나 운동 삼아 집 앞 산책로를 걸으면서 하루를 시작해요. 내일 모래 서른 살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올해는 건강 관리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부터 계속적으로 했던 생각이 '나 자신을 너무 돌보지 않았다'라는 생각이었거든요. 대학 졸업 후, 아르바이트와 작업을 병행하며 치열한 하루하루를 살다 보니 저를 돌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저 자신과 좀 더 친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저 자신과 친해지기 위한 방안으로 우선 규칙적인 생활 패턴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오전에는 주로 개인 시간을 가지면서 저 자신과 소통하고 저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요. 점심을 먹은 뒤 오후부터는 작업을 시작하는데, 작업은 자정 전까지 계획을 짜고 규칙적으로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제 삶의 건강과 저 자신을 돌보는 시간 그리고 작업에 몰두하는 시간을 잘 배분해서 활용하다 보니, 작업하는 부분에 있어서 능률도 오르는 것 같아서 현재까지 계획을 부지런히 실천하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달천예술창작공간’이라는 새로운 레지던시에 입주하여 작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즈음 제가 자주 만나는 사람은 함께 입주해 있는 작가님들이에요. 작가님들과 만나면 작업 이야기부터 일상적인 이야기까지 폭넓은 대화들을 함께 나누게 됩니다. 저는 작가로써 레지던시에 입주해 다른 작가분들과 함께 작업할 때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요. 특히, 입주 작가분들과 제 개인적인 일상을 나눌 수 있다는 장점뿐만 아니라, 제 작업 진행에 있어서 고민이 생기면 바로 물어볼 수 있는 누군가가 곁에 있다는 게 레지던시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제 고민을 물어보고 조언을 구하면 같은 입주 작가분들께서 바로바로 피드백해주시거든요. 입주 작가들 간의 작업 진행 과정에서의 예술적 교류가 레지던시의 정말 좋은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2018 빈_자리, @비영리전시공간 싹(대구) / 출처: 김소라 작가



Q. 지금 레지던시에 입주해 계시는군요. 아직 레지던시를 경험해보지 못한 신진 작가분들께는 소라 작가님께서 말씀해주신 레지던시 경험에 대한 이야기가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소중한 경험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그런데, 작가님은 언제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셨나요? 작가로서의 삶을 살기 결정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오늘의 작가님께서 예술가가 되실 수 있도록 해주었던 사건이 있었나요? 예술가의 삶이 시작되었던 순간은 언제부터였나요?


현재의 저는 ‘예술가’이기보단 예술가가 되기 위해 ‘수행하는 자’라고 표현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예술가라고 하기엔 아직 너무 부족한 부분이 많고, 공부도 많이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면, 그림을 그리게 된 특정 순간이 있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앉아서 공부하는 것보단 주로 활동적인 예체능 분야가 적성에 더 잘 맞았고, 그중에 그림 그리는 것을 가장 좋아했어요. 그래서 그림을 언제 시작했다고 특정 순간을 꼬집어 정확하게 말할 순 없지만, 어린 시절부터 그냥 자연스럽게 시작된 것을 지금까지 계속 이어오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까지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계할 수 있는 것은 저희 부모님의 믿음 덕분인 것 같아요. 사실 한국은 안타깝게도 ‘미술 작가’가 직업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환경이잖아요. 그래서인지 종종 부모님 주변 분들이 저와 저희 부모님을 안타깝게 바라보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도 그런 상황에서 저희 부모님은 정말 감사하게도 그분들께 되려 성을 내시며 저를 그리고 제 작업 활동을 더 치켜세워주세요. 부모님의 믿음이 제가 미술 작가로 꾸준히 활동할 수 있게 해주는 가장 큰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종착지, oil on canvas, 150x150cm (2019) /  출처: 김소라 작가


Q. 와! 멋진 부모님의 응원을 받고 계시다니, 정말 든든하실 것 같아요. 두 분의 믿음 덕분에 지금의 소라 작가님의 멋진 작품을 만날 수 있게 된 거네요. 제가 보았던 작가님의 작품은 우리 주변에 있는 풍경을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특히, 수많은 풍경 중에서도 기억 속에서 잊혀 가는 풍경과 사물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였는데요. 혹시 이러한 풍경들에는 언제부터 관심을 두게 되신 건지 여쭤봐도 될까요?


 2018년 대학원 2학기에 들어서면서부터 제 주변의 풍경들을 그리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전에는 어떠한 사건과 역사가 시간이 지나 잊히는 과정들을 작업으로 담아내려 노력했었습니다. 그래서 체르노빌 사건이나, 서대문 형무소와 같은 사건의 이야기가 담긴 장소들의 사진을 보고 스케치를 한 후, 그 위에 두꺼운 물감으로 층층이 쌓아 뚜렷했던 장소들의 이미지들이 점점 흐트러지고, 두꺼운 물감에 가려지는 과정들을 통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 가는 과정들을 담아내려고 했었습니다. 그렇게 작업을 이어오다가, 어느 순간 이러한 장소들이 제가 직접 경험하지 않은 곳이다 보니 그곳들을 표현하는 것이 무언가 진정성이 없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고 저 자신에게 '이런 방식으로 작업을 계속 진행해도 되는 걸까?'라고 자문하며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러던 중, 2018년에 외할아버지께서 갑작스럽게 사고로 돌아가시게 되었던 게 제 작업 방식의 전환점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 경험해보는 가족의 죽음과 제 가장 가까이에 존재하는 이들의 슬픔, 장례문화 등의 일들을 겪는 과정에서 할머니 댁에 일주일간 머무르면서 집과 그 주변을 돌아다니며 할아버지의 흔적들을 카메라로 찍기 시작했습니다. 할아버지의 재떨이와 어릴 때 놀던 마구간과 연못 등 유년 시절의 기억들과 돌아가신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들이 떠오르는 풍경들을 수집하고 그것들을 회화로 기록하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제가 직접 경험했던 장소들, 제 주변의 풍경들을 그리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Q. 저는 작가님에 대해 리서치를 하면서 작가님의 작품 중, <Loved duck 02,04,05> 시리즈 작품이 인상 깊었어요. 3개의 시리즈 모두가 정면이 아닌 잠긴 형태 또는 뒷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는데요. 러버덕 시리즈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요?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작품을 그리게 되셨는지, 그리실 때 작가님의 기분/ 마음은 어떠하셨는지 궁금합니다.


  <Loved duck> 시리즈는 총 5점의 작품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작품은 호수 위에 빵빵했던 오리가 시간이 지나 바람이 빠져 점점 밑으로 가라앉는 과정을 그렸어요. 2014년 석촌호수에서 러버덕 프로젝트가 진행될 때, 정말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았었잖아요. 저 역시도 정말 좋아했거든요(웃음). 그 후 러버더 프로젝트는 종료되고, 모두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던 중 어느 날 바람 빠진 러버덕 튜브를 철거하는 모습이 웃긴 짤로 sns에 잠깐 유행했던 적이 있어요. 혹시 기억하시나요? 그때 러버덕 튜브가 점점 바람이 빠지고 밑으로 가라앉는 과정 들을 그림으로 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들은 처음 러버덕의 온전한 순간을 많이 기억하지만, 그 뒤의 과정들을 딱히 기억에 담아두지는 않잖아요. 저 역시도 러버덕 프로젝트를 기억 속에서 잊고 살아가다가 그 짤을 보고서 다시 떠올렸거든요. 그래서 저는 그 뒤의 이야기 들을 회화로 기록하고 싶었어요. ‘우리가 사랑했던 오리’를요. 


Loved duck03, oil on canvas, 22x33.4cm (2018) / 출처: 김소라 작가



Q. ‘우리가 사랑했던 오리’ 뭔가 아련해지면서 러버덕이 있었던 석촌호수가 그리워지는 느낌이네요. 작업하실 때 직접 경험한 장소의 사진을 찍어두신 후, 작업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장소의 어떤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두시나요? 그리고 찍어두신 사진을 회화 작업으로 옮기실 때, 어떤 부분에 집중하면서 작업을 하시는지도 여쭤보고 싶습니다.


 작업 초반에는 유년 시절 경험했던 장소지만 현재는 없어졌거나, 없어질 위기에 처한 상태의 장소들을 많이 찾아다니고 그곳들을 사진을 찍었어요. <할머니 집>과 같은 사적인 장소에서부터 시작해서 <부곡 하와이>나 <용마랜드>,<달성공원>과 같은 나 이외에 타인의 기억 속에 분명히 존재하지만, 시간이 지나 희미해진 기억 속 장소들이 제 작업의 주요 소재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제 주변 풍경들에 집중하기 시작했어요. 제가 직접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익숙하면서도 낯선 느낌을 주는 풍경이나 오브제들을 회화로 담아내고 있어요. 


제가 찍은 사진들을 회화로 옮기는 과정에서 그곳들을 발견할 때 떠올랐던 과거의 기억과 현재 바라보고 있는 풍경 사이의 괴리감에서 오는 감정들과 감각들을 회화로 풀어내려고 노력요. 그래서 저는 관람객들에게 단순히 풍경의 이미지 재현이 아닌 감각의 재현으로 다가가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할머니 방,  oil on canvas,  53 x 45 cm (2017) / 출처: 김소라 작가


Q. 작가님께서는 회화를 통해 사진이 담아내지 못하는 감정을 작업에 녹아내고 계신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요. 보통 작품을 그리실 때/ 제작하실 때/ 준비하실 때 작가님의 마음속 생각 혹은 해당 작업의 영감이 되는 에피소드로는 어떤 것이 있었나요?


 사진은 기록하는 행위를 가장 쉽고 정확하게 할 수 있는 매체죠. 저 또한 제가 발견한 풍경들의 이미지를 수집할 때와 그것을 회화로 옮기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보는 것이 사진이에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말씀 주신 질문을 처음 들어보는 게 아니랍니다. (웃음) "사진을 왜 회화로 옮기세요?" "사진을 옮기는 방식에서 굳이 회화를 선택하는 이유는 뭔가요?"와 같은 질문들을 늘 받아왔어요. 그래서 저 역시도 그 부분을 계속해서 고민하는 중이고, 앞으로 끊임없이 고민해 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말씀 주신 질문에 대해 현재까지 제가 찾은 답은, 사진은 사실성을 보여주는 매체이지만, 감각과 감정까지 기록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회화라는 매체를 통해 저의 감각과 감정까지 기록해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Q. 작업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신가요? 예술가로 살아가는 삶에 대한 고충이 있다면 어떤 점들이 있으신지, 요즘은 어떤 고민을 하고 계시는지 궁금해요.


 아무래도 불안정한 수입과 어떻게 풀릴지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고민이지 않을까요? 아마 이 고민은 저뿐만 아니라 이 길을 선택한 대부분의 사람이 공통으로 하게 되는 고민인 것 같아요. 작업을 하다 보면,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수입이 없으면 좋아하는 일도 좋지 않게 다가올 때가 많이 생기더라고요. 물론 수입을 목적으로 작가라는 직업을 선택한 것은 아니지만, 돈이 있어야 좋아하는 일을 할 수가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많은 고민과 힘듦이 동반할 때가 많아요.
 


부곡 하와이, oil on canvas, 227.3 x 363.3 cm (2018) / 출처: 김소라 작가


Q. '좋아하는 일도 좋지 않게 다가올 때가 있다'라고 말씀해주신 부분이 왠지 씁쓸하게 느껴지네요. 그렇다면, 작가님께 미술은 어떤 의미를 가지나요? '김소라에게 있어 미술은 OOO이다.'로 표현한다면, 어떤 표현이 떠오르세요? 혹시, 왜 이런 표현을 생각하셨는지 설명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김소라에게 있어 미술은 '일기장'입니다'

 

당연한 행위인 것 같으면서도 쉽지 않은 행위인 것 같아요. 저는 제 과거와 현재, 앞으로 다가올 미래들을 일기 쓰듯이 회화로 기록하고 싶어요. 그렇게 제 주변과 제가 마주한 상황들을 기록하다가 어느 날 문득 저의 작업을 통해 제 과거를 회상하는 순간이 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때 제가 차곡차곡 남긴 일기장의 기록들을 보며 불확실한 미래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싶습니다. 



 

Q. 가까운 시일 내에 준비하고 계시는 전시 또는 독자들이 작가님을 만날 수 있는 자리가 있을까요? 2021년 작가님의 계획이 궁금해요.
 
 

우선 4월 말과 5월에 있을 전시를 준비하고 있어요. 첫 번째 전시는 또래 작가님 세 분과 함께 하는 <불완전한 덩어리>라는 전시 타이틀로 단체전이고, 두 번째 전시는 앞서 언급했던 레지던시 <Preview> 전시입니다. 아무래도 제가 주로 대구에서 작업을 하다 보니, 방금 소개해 드린 두 개의 전시는 모두 대구에서 진행될 예정이에요. 그래도 최근에는 대구 이외의 도시 서울 또는 다른 지역에서 전시를 많이 해보고 싶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내년에는 국내 다양한 지역에서 전시를 선보이며, 활동 범위도 넓히고 더 많은 분이 제 작품을 보러 오실 수 노력할 테니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릴게요.



2019 감각의 재회, @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 (서울) / 출처: 김소라 작가



Q. 우와, 멋진 계획 잘 들었습니다. 더 많은 곳에서 작가님의 작품을 만날 수 있길 기대할께요. (웃음) 이번에는 조금 더 장기적인 계획에 대해 여쭤보고 싶어요. 지금으로부터 10년 뒤, 작가님은 어떤 행보를 걷고 있을까요? 사람들에게 어떤 작가/ 아티스트로 불리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10년 뒤, 멀게 느껴지면서도 가까운 시간이네요. 저는 아마 10년 뒤에도 지금처럼 작업 활동을 계속 이어가고 있을 것 같아요. 요즘 저의 새로운 다짐은 '서두르지 않고 조급해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10년이라는 기간 동안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게 꾸준하게 작업을 이어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저는 매일매일 일기 쓰듯이 작업하고 싶어요. 빛바랜 일기장을 통해 추억들을 회상하듯이 제 작업을 보시는 분들이 잊혔던 아스라한 기억을 마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길 희망합니다.





아티스트 김소라에게 있어 미술은 '일기장'입니다.


김소라 (Sora Kim), 1993-

김소라 (Sora Kim), 1993-

회화 작가.


나의 작업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는 주변 환경들에 의해 발생하는 불안으로부터 시작된다. 타지 대학을 다니면서 본가에 갈 때마다 변화된 동네 풍경을 발견하였고, 그 풍경들은 어느 순간 나에게 낯설게 다가왔다. 유년시절 추억이 깃든 장소들은 사라지고 그 자리엔 아파트들이 들어서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러한 이질적인 풍경을 접한 뒤 들었던 감정은 불안이다. 그 불안은 현실에 잊고 살았던 과거의 흔적들을 찾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흔적 대부분은 현재 사용하지 않고 방치된 공간들이며, 그것들은 마치 죽은 듯하고 활기 없는 모습으로 변모된 채 사람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방치된 공간들은 본인 작업의 주요소재가 된다. 그곳들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현대사회에 가려져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한 채 쉽게 지나치는 영역들이다. 나는 도시의 이면에서 발견되는 상실된 풍경을 관찰하고 회화의 촉각적 언어로 기록하는 작업을 한다. 다양한 물감의 방향과 색, 촉각적 질감들은 버려진 장소가 심리적 공간으로 표현하는데 중요한 방식으로 사용된다. 상실된 풍경은 불규칙적이고 즉흥적인 표현방식으로 나타내고 비균질적으로 중첩된 물감층들은 공간감을 형성한다. 물감의 층들과 캔버스의 여백이 함께 공존하면서 공간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그 공간이 지나온 시간을 보여준다.


본인이 재현하는 풍경들은 단순히 낭만적 감상의 대상으로서의 풍경이 아닌 심리적 재현으로 재구성된 풍경화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끌려가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자리한 불안정한 내면이 스스로 과거의 기억을 환기하고자 하는 행동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소외된 풍경들을 기록하는 과정에서 본인 내면의 감정을 투영시켜 표현된다. 정보와 속도의 사회인 오늘날 장소를 기억하고 기록한다는 것은 신체가 없어도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버려진 장소를 재현하는 행위를 통해 본인의 감각을 투영시키는 일은 카메라가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렇듯 본인이 조형적 이미지로 기록한 것을 관객과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 주변의 부재를 상기시키고 상실의 시대가 압도한 현실에 무감각해진 우리의 감각들을 회복하고자 한다.



학력

대구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디자인학과 졸업

대구대학교 조형예술대학 현대미술과 졸업


개인전

2020 <메마른 공기 속 드러나는 것들>,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 영천

2019 <개발제한구역>, 스페이스 가창, 대구

2018 <빈_자리>, 비영리전시공간 싹, 대구


단체전

2021 <Zero BASE v6>, 서울옥션, 서울

2021 <세상의 모든 드로잉>, 아터테인, 서울

2021 <S가 시작될 때>, 아터테인S, 서울

2020 <2nd STUDIO-인식의 그늘>, 시안 미술관, 영천

2020 <아트인터뷰페어>, 대백프라자 갤러리(대구), 수애뇨339(서울)

2020 <새새틈틈_모든 사이와 모든 틈>,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 영천

2019 <마주보기-바라보기-기록하기>, 북구어울아트센터, 대구

2019 <감각의 재회>, 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 서울

2019 <영원한 피부의 무게>, 달성군청 참꽃갤러리, 대구

2018 <청춘을 리노베이션하다>, 수창청춘맨숀, 대구

2018 <매우 사적인 풍경>, 아터테인 스테이지, 서울

2018 <THE SHIFT-다시 마주보다> 갤러리 박영, 파주 

2017 <YAP'17-내 침대로부터의 혁명>, EXCO, 대구

2017 <바람이 분다>, 동덕 아트 갤러리, 서울

2017 <서상동 프로젝트 part2. 비가 내린다>, 트레져 갤러리, 경산 

2016 <거의 최초에 가까운 전시>,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레지던시

2021 달천예술창작공간

2020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

2019 가창창작스튜디오


프로젝트

2021 공공미술프로젝트 시민참여프로그램 기획 및 진행. 행복 북구문화재단, 대구


Contact.

Email: kkk_0324@naver.com 

Cellphone: 010-7254-3442

Instagram: @kkk_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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