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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도윤 Jul 24. 2021

알에서 태어난 아이 #2

어디에 있나 둘러보니 구름 아래 있었다. 아이야 구름이 좋니? 나의 노래를 들으며 말을 배운 아이가 눈을 반짝인다. 하늘에 있으니까요. 내 앞에 있으면 다 볼 수 없어서 슬플 거예요. 나는 조금 기뻤는데, 조금 눈물이 나왔다. 울지 마세요. 사람들은 멀어지는 게 힘든 거 알아요. 그렇게 힘들면 저 구름이 되실래요?

아...  거봐요. 좋은 건 좋다고, 행복한 건 행복하다고 하세요. 저 자두는 맛있는 건데 왜 나만 줘요? 여기요. 먹어봐요.


어디 있나 둘러보니 밤하늘 총총히 박힌 별들의 품에서 잠이 들어 있었다. 아이에게 가기 위해 얼굴을 내밀었다. 보고 싶은 이에게 가는 방법을 자두 세 알을 주고 배웠다. 계산도 하지 않고, 따지지도 않고, 자두

두 알만 받고 알려줬다. 저 멀리 별이 된 지구가 보였다. 아이는 나를 품고도 남을 만큼 자라있었다. 잠들어 있던 거인을 깨우고, 그 안에서 쌔근쌔근 아기의 숨소리를 채웠다. 내 안에 있던 아이를 깨웠다. 길었던 불면의 시간만큼 딱 그만큼, 아이의 안에서, 커버린 아이의 품 안에서 잠들기로 했다.


어디 있어요? 심술쟁이 할부지가 그만 오라고 하네요. 나는 아이에게 가지 않았다. 언젠가 그 아이 곁으로 갈 거니까. 구름 한 점 없던 밤, 달에게 내 얼굴을 비쳤을 때, 그 심술궂은 늙은이의 얼굴을 하고 있었으니까. 선계의 그 늙은이의 젊음이 그토록 흔들리고, 뜨거웠음을 아이를 통해 깨닫게 되었으니까. 젊은 자신에게 아이를 보내고 싶었던 마음을 알게 되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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