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화 교육을 통한 완전 학습이 실제 교육 현장에서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일대다 교육 환경에서는 일반적으로 모든 학습자에게 동일한 학습 내용을 동일한 시간 동안 전달하는 방식의 교수법이 적용되어 왔다.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교수자의 인력 및 교육 시설, 공간 등 가용한 자원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학습을 위한 자원 투자를 상수로 두고 각 학습자의 학습 성취 수준을 변수로 두는 방식이 행해져 왔던 것이다.
전통적 학습 방식에서는 학습자의 학습 시작 시 학업 성취 수준과 적성의 유무가 학습자의 최종 학업 성취 수준에 그대로 반영되는 경향이 강했다. 선수 학습을 충분히 했거나, 다른 학습자들보다 적성 수준이 높아서 동일한 교육 자원을 투자해도 더 높은 성취를 얻을 수 있는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더 높은 학습 성취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교육 모델은 굉장히 큰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더 나은 성취를 위해 학습 시작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선행 학습의 중요성이 너무 커진다. 선수 학습을 위한 위한 대안이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 교육 시스템에서 이러한 방식은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둘째, 모든 학생이 최초 설계된 교육의 목표에 도달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이러한 문제는 교육 과정이 심화된 형태로 계속해서 연계되는 우리나라의 교육 제도 하에서는 더 큰 문제가 된다. 한 번 학습 목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채 정해진 정규 학기를 마무리 한 학생은 그다음 학기, 다음 학년 또한 계속해서 학습 부진아로 머무를 우려가 있고, 이는 학습자의 학습 동기 저하 및 학습 포기를 유발할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교육은 그 뿌리가 비교와 경쟁에 있어서는 안 된다. 모든 학습자가 요구되는 학습 목표에 함께 도달하기 위하여 제한된 자원이 합리적으로 분배될 수 있을 때 진정한 교육의 가치가 발현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지향하기 위해서 과거의 전통적인 공장형 학습 모델에서 하루빨리 탈피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교육은 모든 학습자의 완전 학습을 지향하는 개별화 교육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개별화 교육에서는 학습을 위한 자원 투자를 변수로 두고, 학습자들의 학업 성취 수준을 상수로 둔다. 즉, 각 학습자들의 초기 학습 성취 수준이나 적성에 상관없이, 각 학습자들에게 필요한 수준의 자원을 적절하게 분배하여 모두 함께 권장되는 학습 목표에 도달하도록 하는 것이 개별화 교육의 지향점이다.
이러한 방식의 교육 모델은 학습자에게 선행 학습의 부담을 가하지도 않고, 학습 종료 시 학습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학습 부진아가 발생하지도 않는다는 점에서 말 그대로 '완전 학습'을 지향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일대다 교육 환경에서 이 정도의 개별화 교육이 이루어지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한 명의 교수자가 다수의 학습자들을 교육시키고 관리해야 하는 환경에는 각 학생들의 맞춤형 학습 필요를 개별적으로 충족시켜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렇게 수업을 운영하다가는 모두의 학습 진도나 성취 수준이 기대 이하로 하향 평준화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개별화 학습은 이상적인 교육의 방법론이지만, 실제 교육 현장에 직접 적용하기에는 실현 가능성이 굉장히 떨어지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로 인해 각 학습자들에게 교육을 제공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되면서 개별화 교육의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디지털 디바이스를 활용한 온라인 학습 환경과 해당 환경에서 제공되는 온라인 학습 콘텐츠, 그리고 디지털 학습 환경에서 진행되는 학습을 통해 생성된 학습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교육 제공 AI 서비스까지. 디지털 기반 학습 환경이 적용된 교육 현장에서는 보다 개별화된 맞춤형 교육 제공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그를 바탕으로 모든 학습자들의 완전 학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일대다 교육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다양한 디지털 학습 자료들과, 학습 데이터를 토대로 한 학습 분석 도구들이 지원되기 시작하면서 보다 맞춤화되고 개인화된 교육이 실제 교육 현장에서도 시도되고 있다. 아직 100% 완벽한 수준의 개별화 학습 모델이 적용되기는 여러 가지 이유로 쉽지 않지만, 그래도 교육 현장에서 기술의 활용 범위와 가능성에 대한 부분들이 차츰 검증되어 가고 있기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는 보다 나은 개별화 학습 방식이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갈 길이 멀다. 하지만, 그래도 이러한 변화의 가능성들이 조금씩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은 굉장히 고무적이다. 과연, 일대다 교육에서 완전 개별화, 맞춤화 된 교육의 제공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보다 많은 학습자들의 학습 수준 향상을 위한 기술의 적용과 활용에 대해 앞으로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