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가 헤르쯔 Oct 25. 2022

글을 쓰며 새로운 것을 배운다

글을 쓴다는 것은 다시 태어난 것과 같다.

처음 세상에 태어난 아기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거라곤 먹고 자고 싸고 뿐이다. 살기 위한 이 원초적인 행위를 해나가기 위해선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하다. 그렇지 못하면 아기는 살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인 울기를 택할 것이다.


글을 쓰기로 마음을 먹는다는 것은 지구세상으로 떠나겠다는 의지이고 글을  내려간다는 것은 그동안  삶에서 얻은 소재를 마음껏 표현해 보고 싶은 마음이다. 글을 쓰기 시작한 초반에는 처음 태어난 아기가 그러듯 '' 사람에 대한 인식을   없다. 글을 쓰라고 만들어진 하얀색 페이지 화면으로 들어서면 나에 대해 소극적으로 변한다. 글을 쓰려고 왔다가 다른 이의 글을 자신감이 사라져 글쓰기를 포기하게 된다.


'나'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선 '나'에 대해 알아가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처음 시작은 잘 쓰고 못쓰고를 떠나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수준의 글을 써서 올려야 한다. 꾸준함이 쌓이면 자신이 어떤 글의 스타일을 좋아하고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조금씩 알게 된다. 글 하나로 끝을 내려고 하기보다 같은 이야기라도 여러 번 반복해서 쓰다 보면 처음 썼던 글보다 점점 나은 글이 탄생된다. 그러한 변화의 과정을 부끄럽게 여기는 게 아니라 나의 변화를 나의 성장을 즐기는 것이 필요하다.


나란 사람은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강하기에 모든 걸 한 번에 완벽하게 끝내려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처음 글을 쓸 때 하나의 글을 계속해서 붙잡고 있느라 새로운 글을 쓰지도 못했고, 글을 공개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러한 마음을 내려놓고 편하게 글을 쓰기까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과정이 필요했다.



----


주변을 신경 쓰는 마음에서 벗어나기

처음 글을 쓰면  주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걱정만큼 나와 가까운 사람도 나를 아는 사람들도 내가 어떤 글을 쓰는지에 크게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나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글을 읽었다.  사실을 알게 되자 글쓰기가 편해지기 시작했고 누군가가 나에게 관심 있을까 겁내는 연예인병에서도 빠져나올  있었다. 사람들아직 출판하나 하지 못한  글에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것은 씁쓸한 면도 있지만 초반에  쓰는 사람만이 누릴  있는 어떠한 것도,  무엇도   있는 "자유" 있으니 그것을 마음껏 즐기면 된다.



세상으로 나가기 위한 준비

아기가 넓은 지구별 세상을 알기 위해선 우선 내 가까운 주변 환경에 익숙해져야 한다.


나는 브런치 이외에도 다양한 sns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브런치는 글에 집중된 공간이면서 자신의 책을 출판하고 싶은 목적이 좀 더 분명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공간이다 보니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보다는 폐쇄적인 느낌이 든다. 글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쉽게 들어오기에는 약간의 벽이 느껴진다. 그렇지만 나는 이러한 브런치만의 특성이 있는 공간이 좋아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브런치는 내 글이 살고 있는 집 같은 곳이라면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는 집 밖 세상이었다. 글을 처음 쓰기 시작할 때 나는 이 집 밖으로 나갈 용기가 없었다. 아직 걸음마도 제대로 못하는 내가(내 글이)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글을 쓰는 것에도 글을 보여주는 것에도 익숙해지기 위해 안전한 공간이 필요했다. 나에게는 나를 아는 사람들이 없는 브런치가 그러한 공간이 되어주었다.


물론 이곳에서도 익숙해지기 위해 시간이 필요 하지만 브런치는 다른 sns세상보다 좀 더 솔직하고 좀 더 진실된 이야기를 써내려 갈 수 있는 공간이다. 나를 포장하며 살던 세상에서 돌아와 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오히려 좋다고 말해주고 안심하고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따듯하게 맞이해주는 집 같은 곳이다.

만약 브런치가 오픈되어있고 누구나 쉽게 이용할  있었다면 처음부터 완벽하게 보여주어야 한다는 생각좋은 모습만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편히 글을 올리지 못했을 거다.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

세상으로 글을 내보내기 위해선 여러 과정을 거치게 된다.

처음에는 글의 주제와 내가 직접적으로 만나고 그 후에는 그 글을 읽는 사람과 만난다. 글을 쓰는 건 나지만 그 쓴 글을 읽는 것도 내가 되기도 해서 내 글을 읽다 보면 글을 쓸 때와는 다른 또 다른 시선이 새롭게 생겨날 때가 종종 있다. 그 경험은 정말 흥미로운데 어떨 때는 내가 쓴 글임에도 내가 쓴 것이 아닌 거 같은 느낌이 든다.

과거의 글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되고 새로운 글을 쓰면서 과거의 생각에서 빠져나오기도 한다.


글을 쓰다 보면 바깥으로 향해있던 삶의 시선이 점점 내 안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다. 글을 쓰면서 그리고 그 글을 읽으면서 나의 삶이 지금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알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가끔 내 이야기가 아닌 내가 이루지 못한 삶이나 이러한 삶이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하며 소설과 같은 픽션을 써 내려가는 재미도 즐거운 경험이 된다. 내가 이루지 못한 것, 또는 내가 말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아 내가 아닌 새로운 캐릭터로 창조해낼 수 있는 것도 글쓰기이고 거기서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 다른 방법으로 깨닫게 되기도 한다.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어떤 방식으로든 나를 알게 하고, 어떠한 것에 대해 새로운 시선을 갖게 해 주며 삶에 대해 배우려는 마음을 열도록 돕는다.

이전 05화 민감한 내향인이라서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