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주 민감하고 내향적이다.
그래서 사람이 3 이상 모인 자리에 있으면 모인 사람들 모두를 신경 쓰느라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 아무 말하지 않아도 괜찮은 자리라면 환영이지만 내향적이 아닌 외향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하는 모임은 나에게 큰 스트레스를 준다. 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편안함을 느끼기보다 자연 속에서 안정감과 평온함을 느낀다. 아무리 친구가 좋고 가족을 사랑해도 내 한계에 도달했다고 판단되면 거리를 둔다.
이전에는 이런 나의 성격이 그리 달갑지 않았다. 그래서 외향인처럼 행동하고 그렇게도 살아도 보았지만 결론적으로 나는 사람들 속에서 외로웠다. 사람들이 외롭게 한다기보다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없고 외향적으로 애쓰다 보니 에너지가 소멸되었기 때문이었다.
나를 몰랐을 때는 내가 문제였다.
학창 시절에는 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다는 창문 밖으로 지나가는 구름이나 보고 싶었고 매점에 가서 김밥하고 바나나 우유나 마시며 쉬고 싶었다. 나와 친했던 친구들이 나를 멀리해도 크게 슬프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그런 나도 혼자 남겨질 때면 나에게 문제가 있어 사회생활을 제대로 못하는 것 같아 불안했다.
사람들은 민감하고 예민한 사람 조용한 사람에게 관심이 없다. 최근 들어 이러한 성격의 사람들이 인정을 받기는 하지만 실제 사회에서는 아직 이러한 부류의 사람들은 성공하기 힘들다고 말하고 사회 부적응자로 판단한다. 사회에서는 아직 적극적이고 활달하고 자기 할 말을 하는 사람들이 인기다.
그렇지만 나는 이제 더 이상 나를 감추지 않는다
외향인은 아니지만 나는 열심히 살고 있고 사회에도 잘 적응하며 살고 있다. 내향인이지만 충분히 잘 살아갈 수 있다. 사람들과 적당한 관계를 유지하고 세상과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자연을 가까이하면 나를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다. 쉬운 길이지만 내 마음이 힘든 것과 어렵더라도 내 마음이 편안한 것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망설이지 않고 내 마음이 편한 것을 선택할 수 있다. 억지로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지 않고 억지로 세상이 원하는 사람이 되지 않는다.
민감하고 예민한 내향인이지만 세상이 어떻게 말하든 나는 나로서 살아야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