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는 사이가 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매일 하는 기본적이며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식사다. 식사를 하는 것은 생존을 위한 공복감을 채우는 것 이상이다. 소소한 일상을 넘어 누군가와 식사를 하는 것은 서로가 '어떤' 관계를 형성하는 일이다. 식사자리에서 많은 이야기와 일들이 오고 간다. 누군가와 밥 먹는 사이가 되면서 친해지기도 한다. 모든 관계에서 식사는 관계 시작의 중요한 상징이자 윤활유이다. 내게 식사에서 중요다고 생각하는 것은 '같이 하는 사람'이다. 어떤 음식을 어떤 장소에서 먹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어떤 상대와 식사를 하느냐에 따라 맛의 기억은 바뀌고 그날의 분위기도 정해지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불편한 감정이 앞서는 사람과 식사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그때엔 소화도 안될뿐더러, 음식에 대한 기억도 나쁘게 변한다. 함께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정서적 교감을 하며 상대방에 관심과 사랑을 표현하고 또 느끼게 된다.
직장생활의 즐거움 중에 하나는 그날의 점심 식사이다. 더 친밀한 관계를 이어가거나 혹은 우연히 도움을 받은 후 감사의 의미를 전하기 위해 '오늘 식사 어때요?'라고 제안한다. 상대가 흔쾌히 긍정적인 답을 보내면, 그제야 기분 좋게 그날의 메뉴를 정한다. 한 번 밥을 먹는 것은 쉽지만 밥 먹는 사이가 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밥 먹는 사이가 되는 것은 편안하고 설레는 감정을 동반한다. 맛있는 음식을 또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될 때, 새로운 사람은 친한 사람이 된다. 가장 일상적인 것을 꾸준히 나누는 일엔 서로에 대한 호감과 노력과 돈, 시간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밥 먹는 사이인 사람과는 풍성한 음식과 향긋한 시간을 소중히 보내려고 노력한다. '식사 어때요?'라고 쉽게 건넬 수 있는 편안한 사이와 더 귀중한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