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처음 10편의 주제를 잡았을 때 느꼈던 '49% 기대와 51% 걱정'의 비중을 이제는 조금 바꿔도 될 것 같다.
인기 유튜버 분들이나 유튜브 전문가분들의 눈으로 보기에는 풋내기 일 뿐이지만, 다행히 독자분들께서 많이 읽어주셔서 그 디테일의 흐름과 감정에 대한 이야기들을 잘 풀어갈 수 있었다.
핵심적인 내용을 참기름 담듯이 쥐어짜려다 보니 비록 수많은 에피소드들을 더 담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모든 일에는 항상 5%의 아쉬움이 담겨야 그 여운에 깊이를 만드는 법'이라고 했다.
도대체 어디에 그런 말이..
내.. 내가.
모든 도전은 누구에게나 그 크기나 내용과는 상관없이 항상 존재한다.
그리고 항상 찾아온다.
중간에 언급한 내가 2개월 여 동안 영상을 하나도 올리지 못했던 공백이 사실은 지금이다.
첫째 아들 초등학교와 여러 상황으로 인해 이사를 하게 되었고, 스튜디오(?)도 대대적인 부대이동을 해야만 했다. 그 시점에 회사 생활에 있어서도 개인적인 변화와 결심의 시간이 있었고, 그러다 보니 유튜브 채널 운영을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에 대한 핑계만 양산하게 되었다.
(다행히 지금은 다시 장난감 배우들을 이삿짐 속에서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순간적인 영감으로 장난감을 충동구매를 해 놓고 아직까지도 촬영을 하지 못한 에피소드가 수두룩하다.
이렇게 부족한 모습들이 많음에도 지금까지 유튜버로서의 도전을 계속 해올 수 있었던 것은 사실 아내의 역할이 가장 컸다.
외식을 전공하고 회사에서 사내커플로 만나서 결혼을 하였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어쩔 수 없이 회사 생활을 하지 못하게 되었기에 분명 본인 자신만의 꿈과 도전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컸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내 사회생활에 대한 어려움 고민 상담부터 유튜버에 대한 도전에 대해서도 지켜봐 주고 응원해 준 그녀야말로 나에게 정말 큰 멘토이자 지지자였다. 그녀는 정말 강한 사람이었다.
아이와 함께 성장해가는 엄마 아빠의 길은 위대하다 (사진 출처 : Pixabay)
하지만 '엄마'라는 역할은 참 어려워 보였다.
나 역시 감정이 풍부한 데다 주위를 살피는 신경이 발달한 편이어서 어떻게든 아내와 가사에 도움이 되기 위해 평일 출근 전 빨래도 개고 가끔 미역국도 하며 주말에는 설거지와 함께 어떻게든 아내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해 봤지만, 육아라는 것은 부모 마음대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 부분이 상황적으로, 심리적으로 정말 어려운 것임을 많은 엄마 아빠들이 같이 공감하실 것이다.)
'집안일'이라고 정의하는 영역에는 '육아'가 포함될 수 없겠구나.
'육아'는 '집안일'과 별개의 정신적인 노력과 인내, 강인한 멘탈을 요구하는 종합적인 예술의 장르임을 아내를 보며 많이 느끼게 되었다.
웃픈 사실은 느낀 것과 몸이 움직이는 것 또한 별개의 구조라는 것이었다.
새벽에 일어나서 하루를 일찍 마감하는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인 나와, 아이들과의 사랑스럽지만 치열한(?) 하루를 보내고 늦은 밤까지 이것저것 챙기며 잠이 드는 아내와는 신체리듬 사이클이 맞지 않았다.
늦은 밤 집에 돌아오면 녹초가 되어 있는 것이 다반사였지만, 간혹 아이들과의 하루를 보내며 대화하며 스트레스를 풀고 싶어 하는 아내를 위해 술 한잔 할 때면 열에 아홉은 막판에 양치도 하지 못한 채 침대로 직행하거나 심지어 식탁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졸기도 하였다.
신혼 때 들었던 예쁜 가방 대신 아이들의 어린이집 가방이 손에 들려있었고 자꾸 안기는 아이들 때문에 셔츠의 목이 늘어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후드티만 입고 있었다. 앱 위시리스트에는 대부분이 여보 당신의 것이 아닌 아이들과 집을 위한 것만 보였다.
1년 반 동안 장난감 유튜버를 해오면서 역할극 추억 소환도 하며 내가 좋아하는 도전을 할 수 있었다.
유튜브 채널을 정량적인 지표로만 판단한다면 이렇게 글을 쓸 자격도 없었을지 모르지만, 그 도전의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들과 수많은 감정들을 통해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이 힘이 될 수 있는 도전을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또 하나의 유튜브 채널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나처럼 비록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경우가 많아도 항상 가족에 대한 애잔함을 가지고 있는 평범한 아빠의 마음으로 치열한 육아의 삶 속에서 자기 자신에 대한 정체성과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 애써 억누르는 엄마들의 소통과 치유를 위한 작은 유튜브 채널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재생 버튼 아닙니다.ㅎㅎ 유튜브 모양 흉내 내 봤어요.ㅎ (원본 출처 : Pixabay)
안녕 마음아. 우리 같이 유튜브 해 볼까?
모든 일, 모든 삶에 있어서 '마음'은 정말 중요하다.
마음에 따라 일어나지 않은 일로 얼마든지 행복할 수도, 괴로울 수도 있다.
마음은 보이지 않지만 마음에서 시작된 행동의 결과는 여러 가지로 보일 수 있다.
유튜브도 마찬가지다.
하기 전에는 마음의 다짐이 중요하고,
하고 난 뒤에는 마음을 다잡는 것이 중요한 것이 유튜버의 삶이다.
유튜버 라이프는 쉽지 않다.
시작하기 전에는 주위의 성공담만 보이지만
시작하고 나서는 과정 하나하나가 다 보이게 된다.
아직 미성숙한 풋내기인 내가 이렇게 느낀다면 정말 유튜브에 더욱 많이 올인하시는 분들은 나도 경험하지 못한 더 많은 성취와 기쁨도 느끼셨을 것이지만, 그만큼 과정에서의 어려움 또한 분명히 더 있으셨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여러분들께 10편에 걸친 유튜버 심리학을 통해 말씀드리고 싶은 마지막 당부는 마음이 이끌면 일단 해보자는 것이다.
그것이 여러분이 진짜로 원하는 것이라면 더욱.
훗날 나중에 시도하지 않은 후회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더더욱.
아무도 그 길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 길이 지금은 여러분의 마음속에만 있더라도,
그 마음속의 관심이나 크기는 작게 느껴지더라도
그 가치의 크기는 아무도 모른다.
모든 도전은 누구에게나 그 크기나 내용과는 상관없이 항상 존재한다.
그리고 항상 찾아온다.
어쩌면 지금 이 글을 보며 여러분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움직였다면 지금이 그 시간일 수 있다.
유튜버로서의 도전,
여러분의 선택 그 자체에 무한한 응원을 보내는 바이다.
※ 지금까지 장난감을 좋아하는 평범한 아저씨의 평범한 유튜브 리얼 도전기, 유튜버의 생활을 감정과 마음으로 미리 경험해본 '마흔 아재의 유튜버 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