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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sb Aug 22. 2023

칠월칠석날 소원을 빌어요

  오늘은 칠월칠석날이다. 우리 어릴적만 해도 이 명절을 이야기 하곤했는데 요즘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게 지나가는것 같다. 견우와 직녀 전설로 유명한 칠월칠석날이다. 


  오늘은 하늘의 견우와 직녀가 오늘 딱 하루 만난다는 날이다. 별자리를 이야기로 만든 전설이다. 재밌자고 만든 이야기가 아니라 아마도 그림으로 나타내서 사람들에게 쉽게 이해시키고 전승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이름을 보더라도 견우는 소치는 목동이고, 직녀는 베틀을 짜는 일을 한다. 즉,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건 하늘의 서로 다른 음양의 기운이 만나는걸 말함을 알 수 있다. 


  요가에서는 인간의 마음작용이 멈추면 신이 된다했다. 즉 완전함이 되는 것이다. 우주의 기운도 마찬가지다. 하늘의 반대의 성질의 기운이 만나면 그 작용이 멈추고 완전함이 된다. 그래서 예로부터 이날은 소원을 빌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전설에서 나에게 가장 흥미를 끄는건 베틀을 짜는 직녀이다. 직녀는 베틀을 짜며 연인(메시야)를 기다리는 존재로 표현한다. 


  아마도 불교가 말하는 현실세계는 베틀을 짜는 것과 같다.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실을 엮어가는 자수를 보면 이게 부처님의 말씀이구나 생각하게 된다. 




  사람은 태어나서 텅빈공간에 실을 엮으며 살아간다. 아마도 전생과 다음생의 까르마에 따라 현생의 큰그림은 태어나는 순간 정해져있을지 모른다. 어떤 모양을 만들까에 따라 첫 실을 꿰게 되고, 그 이후부터의 길은 정해져있다. 선택권이 있다하더라도 크게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의 현재는 한땀 한땀의 매듭과 같다.  그 무수한 한땀들을 연결하는 것을 우리는 '시간'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이미 동시에 존재한다. 이것을 두고 인도철학에서는 한 순간인  '현재' 밖에 없다고 말한다. 더 임밀히 말해서 '시간'이란 없다. 우리 의식작용이 만드는 착각이다.


  그리고 나중에서야 내가 만든 나비며, 꽃이며 저것이 실체인가? 원래 가느다란 실에 불과한데 내가 저걸 그렇게 집착했었나?  이런 생각이 드는 때가 있다.


  "이 돌다리를 건너든, 저 돌다리를 건너든 후회는 똑같애."


  앞으로 뭘할까 고민이 많은 나에게 엄마는 이런말을 하셨다. 요즘 떠들썩한 학교 이슈도 그렇고 너무 지나친 희망과 낙관이 오히려 독이 된게 아닌가 생각했다. 인생을 행복보다는 오히려 현실에 충실해가며 사는게 좋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것이 부처님이 말씀하신 중도이다. 


  오늘 칠월칠석날 옛 조상들이 했던 대로 열심히 기도해보기로했다. 희망이 있든 없든 그래도 태어났으니 열심히는 살아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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