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동 디지털 미디어 노출의 부작용은?

어릴수록 치명적인 미디어 노출, 아이를 지키는 현명한 방법

by 신운선

우리나라는 2015년 이후 스마트폰 보급율 세계 최고 수준으로 국민의 95%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영유아의 30% 이상이 24개월 이전에 스마트기기에 노출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데요. 한국 내 연구에서 2024년 조사에서 3~4세 유아의 하루 평균 스크린 타임은 184.8분(약 3시간)으로, WHO 추천(1시간 이내)의 3배에 달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2020~2021년) 동안 증가했으며, 2021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많은 부모님이 영유아의 스마트기기의 이용에 대해 걱정을 하면서도 아이를 조용히 시키거나 아이가 집중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할 때 스마트기기를 쥐어주곤 하는 것이죠. 이때 양육자의 편리함과 바꾼 것은 무엇일까요?


편리함과 바꾼 부정적인 영향들

디지털 미디어 노출은 어릴수록 더 위험합니다. 언어와 정서, 신체 발달 및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데요.


첫째, 언어 발달 : 1~10세 영유아의 TV 시청 시간이 하루 1시간씩 늘 때마다 취학연령이 되었을 때 주의집중력에 문제가 생기고 언어 발달 지연이 최고 2배가 더 높아집니다.


둘째, 정서 행동 : 스마트기기를 접하는 시기가 빠르고 과다 노출된 유아는 충동과 욕구 조절을 잘못하고 공격성이 높아집니다. 커나가면서 우울과 불안을 느끼거나 스마트기기 중독으로 이어지게 합니다.


셋째, 사회성 및 애착 : 영상물에 과다 노출된 유아는 뇌 발달에 불균형을 가져올 수 있고, 사람에 관심이 없는 등 사회적 상호작용에 문제가 생깁니다.


넷째, 비만 및 신체 건강 : 스마트기기 노출이 증가할수록 신체 활동과 실외 놀이가 줄어들어 비만이 될 수 있으며 안구건조증, 거북목증후군 등의 현상이 생깁니다.


이러한 부작용 때문에 많은 나라에서는 영유아의 스마트기기 사용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캐나다소아과학회(CPS)가 2022년에 발표한 지침에는 0~2세 스크린 타임 금지(비디오 채팅 예외), 2~5세 하루 1시간 이내, 그리고 “시간제한” 대신 “콘텐츠 품질과 상호작용”을 우선시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 WHO 지침(1세 이하 금지, 2세 1시간 이내)을 참조합니다. 팬데믹 이후 스크린 타임 증가가 확인되었고 2024년 미디어 패널 조사에서 초등학생 하루 2.8시간으로 증가했습니다. 정부나 학회에서는 WHO와 유사한 제한을 강조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국가(중국, 대만)에서 미성년자 게임 시간을 제한하는 법 없이 자율 지침 중심으로 교육 중인데요. 스마트기기로부터 영유아를 어떻게 보호하면 좋을까요?


디지털 미디어로부터 아이를 보호하는 방법 5


첫째, 영아기 자녀의 미디어 노출은 절대 금지

24개월 이하는 무조건 디지털 미디어의 노출을 금지합니다(가족 화상 통화 예외). 18~24개월은 고품질 콘텐츠만 부모와 함께 허용합니다. WHO도 0~2세 스크린 타임 0을 권고합니다. 영아기에 미디어 노출이 많으면 전두엽 및 시각 피질 불균형,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틱장애, 발달 장애 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둘째, 아이가 자극적인 영상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

유아기는 현실과 환상을 분간하지 못하여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미디어 노출 시 더 큰 위험이 있음을 알고 주의합니다. 영상 자극은 전두엽 발달을 방해하여 인지 발달 지연, 표현력 등의 발달을 방해하므로 영상 자극을 최소화하며 고속 영상(빠른 컷 전환)은 피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가 콘텐츠를 사전 검토하는 게 필수입니다.


셋째, 꼭 보여줘야 할 경우 자녀가 보는 미디어가 연령에 맞는지 함께 보고 결정

자녀의 연령에 맞는 미디어라 하더라도 오랜 시간 보여주는 것과 취침 1시간 전은 금지해야 합니다. 권고는 2~5세 1시간 이내 고품질 프로그램 정도입니다. 스마트기기의 교육용 앱은 유아의 짧은 주의집중에는 도움이 되지만, 과도 사용 시 언어 및 인지 발달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이미지 중심의 소통방식은 수동적으로 입력되기 때문이지요.


넷째, 가정의 미디어 환경을 점검하기

일상적으로 TV를 켜 놓거나 부모가 컴퓨터나 스마트폰 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기, 식사 및 취침 중 미디어를 시청하는 건 아닌지 점검해 주세요. 아이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모와 자녀의 상호작용 감소 등의 양육환경입니다. 가족이 함께 미디어 활용 규칙을 세워 실천하면 좋겠죠.


다섯째, 아이에게 책을 보는 즐거움을 알려주기

미디어에서 즐거움을 찾기보다는 그림책 경험을 많이 시켜주세요. 책에 대한 노출이 아이의 언어와 인지 발달 등을 돕습니다. 그림책보다 미디어의 자극에 먼저 노출이 되면 아이는 책의 즐거움을 제대로 모르고 미디어에 빠져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이가 책과 친해지기 위한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오늘은 그중 세 가지를 소개합니다.


첫째, 아이가 흥미를 느낄만한 책 선택하기

유아는 한두 달 사이에도 발달에 큰 차이를 보입니다. 그렇기에 유아의 발달 수준에 따라 선택해 주면 좋은 그림책의 조건도 달라지는데요. 형태적인 면을 고려해 본다면 첫돌 이전의 아이에게는 물고 빨아도 무해한 소재의 블록책 형태가 좋겠지요. 첫돌부터 만 2세까지의 아이라면 순수한 그림책의 역할이 떨어지더라도 누르면 소리가 나는 등의 다양한 장치를 첨가한 책이 아이의 호기심을 끌 수 있습니다. 만 2세 이후부터는 아이가 손으로 조작하며 그림책을 읽도록 나온 형태의 그림책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 선물 찾기(애그 자트코우스카 저∣사파리)> 중 한 장면

<즐거운 크리스마스 선물 찾기>는 플랩•팝업 그림책입니다. 책의 부분을 펼치면 숨겨놓은 선물을 찾을 수 있는데요. 동물들이 선물을 나누는 행복한 이야기와 더불어 책을 조작하며 읽기의 즐거움도 함께 느껴보세요.


둘째, 그림책 속 인물이 되어 역할극 하기

역할극은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 보는 놀이로 자기 중심성에서 벗어나게 하고, 공감 능력을 발달시키며 상황에 적합한 역할 행동을 탐구하도록 합니다. 자신을 표현하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마음이나 상황 등을 이해하게 하여 갈등 해결에도 도움이 됩니다. 그림책 속 인물이 되어 역할극을 하는 경우는 작품에 대한 이해도 깊어지게 합니다.


역할극을 할 경우 주의할 점은 ① 아이가 역할을 선택하게 하여 놀이의 주도권을 아이에게 주고 ② 역할극 내용은 책 내용과 같지 않아도 되며 ③ 서로가 맡은 역할을 바꾸어서도 하는 것입니다.


극 중 인물이 되어 역할극을 해보는 것도 좋고 가정에서 가장무도회를 해보는 것도 책 읽기를 확장하며 즐기는 방법입니다. 역할극 외에 그림책을 감상하는 방법 중 한 가지는 그림책 속의 그림을 따라 그리거나 이야기를 상상하여 그림이나 글, 말로 꾸며보는 것입니다. 이런 활동은 아이의 상상력과 표현력을 발달시키고, 부모는 아이의 표현을 통해 아이가 느꼈을 감정이나 생각 등을 읽을 수 있습니다.

<케빈은 공주님(미카엘 에스코피에 글∣롤랑 가리귀 그림∣두레아이들)> 중 한 장면

케빈은 공주가 되기 위해 엄마와 누나한테 예쁜 드레스와 굽 높은 신발, 액세서리, 그리고 화장품을 빌립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옷과 구두, 화장 등이 불편하기만 하네요. 케빈의 공주님 분장 이야기는 ‘나를 존중하는 것’과 ‘남을 배려하는 것’은 다른 게 아니라 결국은 같은 것이라고 일러주는데요. 케빈처럼 편견과 성역할 고정관념을 버리고 책 속 인물이 되는 활동을 함께 해보세요.


셋째, 매일 읽어주기 루틴 만들기

아이가 취침 전 15-20분 그림책을 읽어줍니다. 목소리 톤 변화로 재미 더할 수도 있고 반복하여 읽어 줄 경우 익숙함을 통해 즐거움을 줄 수도 있습니다. 잠자리에서 책을 읽어줄 때는 매일 같은 시간(취침 15~20분 전)에 같은 자리에서 시작하고 불 끄고 작은 스탠드 조명만 사용합니다. 전자책이나 태블릿은 블루라이트로 멜라토닌을 억제하므로 종이책을 선택합니다. 책 읽어주는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잠을 못 이룰 수도 있으므로 20분 전후로 읽어주며 “내일 또 읽자”로 마무리합니다. 아이가 졸려하면 바로 중단하여 즐거움과 안정감 속에 잠이 들 수 있게 합니다.

<이너 시티 이야기(숀 탠 저∣풀빛)>의 표지

2020년 케이트 그린어웨이 수상작인 <이너 시티 이야기>는 동물과 인간의 공존의 의미를 글과 환상적인 그림으로 표현했습니다. 232쪽의 책으로 부모에게 더 알맞은 그림책이지만 한 장면, 한 장면의 그림은 무한한 상상을 펼치게 합니다. 아이가 글을 모르더라도 그림을 보고 다양한 표현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특별한 의미를 줄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유아기는 부모의 행동을 모방하며 생활의 기본을 습득하는 결정적인 시기입니다. 그렇기에 유아의 스마트기기에 대한 경험은 부모의 인식과 가정의 물리적 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받습니다. 가정환경이 스마트기기보다 그림책을 먼저 찾고 즐기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면 좋겠습니다.

keyword
월요일 연재
이전 24화아이와 함께 요리하면 좋은 점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