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지수를 높여주는 그림책 읽기

그림책으로 정서와 공감 능력을 되살려 보세요

by 신운선

스트레스를 받으면 쉽게 짜증이 나고 다른 사람의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게 됩니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아이들의 경우는 어른보다 더해서 정서 지능도 떨어지고 공감 능력을 잃기 쉽습니다. 이럴 때 그림책은 아이들의 정서 능력과 공감 능력을 되살리는 좋은 치유제가 됩니다.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친구와 다투었을 때, 내 마음을 몰라줄 때, 억울하게 혼이 났을 때 등 아이들은 무엇인가 마음대로 안 될 때 고통을 느낍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게 아이들 마음을 치유해 줄 수 있는 정서적・물리적 환경과 아이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힘입니다. 이때 그림책이 그 역할을 해 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림책 읽기가 아이의 정서와 공감능력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첫째, 그림책 읽기를 통해 아이들은 감정의 순화 작용을 경험합니다.

아이는 그림책 속 주인공이 친구와 싸워 화를 내거나 울음을 터트리는 걸 보면서 비슷한 감정을 느낍니다. 주인공의 실수나 성취를 보면서 자신도 실수할 수도 있고 잘하게 되면 아주 기분 좋은 일이라는 걸 알게 되기도 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아이는 쌓여있던 감정이나 정신의 억눌림이 해소되며 감정의 순화 작용을 경험합니다.


둘째, 그림책 읽기를 통해 아이들은 좋은 삶의 모델을 경험합니다.

삶의 모델은 부모가 제시해 줄 수 있으면 가장 좋고, 그 다음이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책 속 인물의 경험을 따라가며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힌트를 얻을 수 있지요. 혼자 있어 외롭기도 하지만 혼자 놀아도 괜찮다는 것을 책은 알려줍니다.

셋째, 부모가 책을 읽어주고 책 놀이를 하면 부모는 아이를 이해하고 아이는 안정감을 얻게 됩니다.

그림책을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고 놀이를 하는 과정은 서로 공감하는 과정입니다. 이때 아이는 정서적 안정감뿐만 아니라 지적 활동에 흥미를 갖게 됩니다. 부모는 아이의 표현을 통해 아이의 감정이나 관심사, 생각 등을 더 잘 이해하게 됩니다.

넷째, 그림책 읽기는 아이의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됩니다.

유아는 특히 7, 8세를 기점으로 좌뇌 사고가 활성화되고 그 이전까지는 주로 우뇌 사고를 합니다. 우뇌의 능력을 살펴보면 우리가 삶에 대해 느끼는 행복감이나 만족감, 치유 능력과 관련이 깊은데요. 그렇기 때문에 아이의 우뇌 능력을 길러줄 때 아이는 좀 더 행복하게 커나갈 수 있습니다.


뇌는 그림책을 좋아해!

최근의 뇌 과학은 두뇌가 인지능력뿐만 아니라 마음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속속 밝혀내고 있습니다. 그 ‘마음’을 관장하는 뇌의 많은 부분이 우뇌에 있습니다. 7, 8세 이전에 어떻게 우뇌발달이 되었는가에 따라 이후 아이의 정서나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지요.


뇌과학자들은 뇌의 능력을 ‘생각하는 좌뇌’와 ‘느끼는 우뇌’로 구별하기도 하고 ‘좌뇌는 연구자의 마음’이고 ‘우뇌는 외교관의 마음’으로 비유하기도 합니다. 스위스의 심리학자 칼 융은 감각하는 마음(좌뇌)과 직관하는 마음(우뇌), 판단하는 마음(좌뇌)과 지각하는 마음(우뇌)으로 나누어 성격을 구분 짓기도 했습니다.


그중 우뇌의 능력은 상상력, 생명애, 인간애, 정서적 공감, 사랑스러운 마음, 너그러움, 자신의 영혼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마음 등에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심리적인 문제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정서와 공감능력이 중요한데, 이는 우뇌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유아기 때 우뇌발달에 좋은 경험을 많이 한 아이가 좀 더 행복감을 느끼고 스스로 치유 능력을 키워나갈 수 있는 것이지요.


뇌는 호기심에 대한 열망이 있어 새로운 것, 신기한 것,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함께 놀이를 하는 것이 이러한 것을 충족시켜 줄 수 있습니다. 신기한 경험을 하고 무엇인가 배우고 성장하는 기쁨을 느끼고 상상의 세계를 마음껏 날아다닐 수 있기 때문에 뇌는 그림책을 좋아하는 것이죠.


자, 그럼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가 새로운 세계를 탐험할 수 있고 호기심을 충족시키며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는 선택을 해야겠지요? 함께 책을 읽고 놀이를 해야겠지요? 어린 시절 부모와 이런 좋은 시간을 많이 가진 아이의 우뇌는 발달하고 정서는 더욱 건강하게 발달할 겁니다. 결국 인성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짐은 말할 것이 없겠지요.

정서를 발달시키고 행복지수를 높여주는 그림책 3권

첫째, 숲 속 모험이 준 최고의 선물 <내 모자 보았니?>

<내 모자 보았니?(신운선 글∣정지윤 그림∣문학과지성사)> 중 한 장면

숲에 간 레미는 밤을 줍다가 아끼던 모자를 잃어버립니다. 모자를 찾아 나선 레미는 동물 친구들을 만나 함께 하는 즐거움과 베푸는 기쁨을 느끼는데요. 하지만 모자는 찾지 못합니다. 과연 레미의 모자는 어떻게 됐을까요? 다채로운 색채와 귀여운 캐릭터의 그림은 장면마다 숨은 그림을 두어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하는데요. 잃어버린 것을 찾기 위해 오른쪽과 왼쪽, 또 먼 곳으로 향하는 동안 만나는 모든 순간이 선물이었음을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둘째, 수상한 늑대의 줄넘기 놀이 <들어와>

<들어와(민병권 저∣길벗어린이)> 중 한 장면

늑대가 당나귀, 뱀, 펭귄, 토끼 그리고 고릴라와 함께 줄넘기 게임을 합니다. 뛰고, 뒤돌고, 눈 감고, 땅 짚고, 박수 짝짝 그리고 만세! 늑대는 놀이의 규칙을 알려주며 규칙대로 줄넘기를 하면 살 수 있다고 하네요. 점점 줄넘기는 아슬아슬해지고 동물 친구들이 사라질수록 늑대의 배는 커지는데요. 단순한 놀이 속에 숨겨진 의미는 무엇일까요? 발칙한 이야기는 유쾌한 반전으로 즐거운 놀이를 꿈꿉니다.


셋째, 덕후를 넘어 구도자로의 삶 <꽃에 미친 김 군>

<꽃에 미친 김 군(김동성 저∣보림)> 중 한 장면

어린 시절 담장에 핀 나팔꽃에 매료된 김 군은 어른이 되어서도 꽃을 사랑합니다. 사람들은 그를 미쳤다 손가락질해도 김 군은 오히려 꽃의 아름다움을 모르는 이들을 안타까워할 뿐인데요. 김 군의 꽃 사랑은 어떻게 됐을까요? 18세기 조선의 화가 김덕형을 모티브로 한 그림책으로 꽃들이 어우러진 풍경과 대문 접지의 장면은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듭니다. 2025 서울국제도서전 ‘한국에서 가장 즐거운 책’ 대상 수상작입니다.

그림책은 짧은 글과 그림으로 감정을 단순하고 깊이 있게 전합니다. 보편적인 주제와 여백은 독자가 스스로 의미를 발견하도록 이끌며 그 과정에서 자신의 마음을 비추어 보게 합니다. 이렇게 조용히 펼쳐진 이야기와 그림은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고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며 지친 마음을 쉬게 합니다. 오늘은 그림책 한 권과 함께, 내 마음을 천천히 어루만져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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