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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운선 Oct 28. 2024

우리 아이의 정서 지능을 높이는 방법

어린 시절의 정서는 평생의 삶의 질과 관련이 깊습니다

한 아이는 변덕이 심하여 형제나 친구와 사이좋게 놀다가도 금방 화를 내거나 떼를 부립니다. 양육자가 외출하여 집에 없거나 떨어져 있는 경우 양육자에게 전화를 수 십 번씩 합니다. 왜 그럴까요? 많은 경우 양육자가 기분이 좋을 때는 아이에게 잘해주다가도 기분이 나쁘면 냉정하게 대하는 등 양육자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일관적이지 않은 양육을 할 때 그 문제는 그대로 아이에게 전달됩니다. 아이는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없고 감정을 다스릴 수 없게 되죠. 


부부가 서로 다른 양육태도를 보일 때에도 아이는 정서불안에 시달립니다. 양육에 대한 의견의 간극이 크다는 것은 부부사이의 문제를 단적으로 드러낸 결과입니다. 따라서 부부의 스트레스를 점검하고 갈등을 해소하며 부부가 서로에게 지지적인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죠. 그럴 때 부부 사이뿐만 아니라 아이의 정서발달에 좋습니다. 


연령별  정서 표현

* 생후 6개월 : 엄마(아빠)의 감정에 따른 얼굴표정을 구분한다.

* 생후 8~10개월 : 다른 사람의 정서를 자신의 행동의 길잡이로 삼는다.

* 생후 1년 : 타인의 정서를 인식하고 그것을 자신의 행동에 반영한다.

* 18~36개월 : 자신의 정서 상태를 언어로 나타내기 시작한다.

* 3~4세 : 분노는 떼쓰기로 표현한다. 3세 유아들은 시각적인 것에 대해 두려워하여 어둠, 동물 등을 무서워한다. 

* 4~5세 : 겉으로 드러난 또래의 정서에 대해 설명하며 4세가 되면 청각적인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아져 사이렌 소리 등을 두려워한다.

* 학령기 : 개인이 하나 이상의 정서를 동시에 경험함을 이해한다.

* 청소년기 : 감정 기복이 심하다. 예민하며 수줍음이 많고 열성적이며 호기심과 모방성이 강하며 우상을 만들어 추종하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정서는 기쁨, 즐거움, 분노, 두려움, 불안, 슬픔 등의 감정 상태입니다. 이러한 감정은 우리의 행동을 조직하고 통제하며 인지 발달에도 영향을 줍니다. 정서가 개입된 기억이 더 오래 지속하며 타인과의 상호작용의 유발 및 유지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어린 시절의 정서는 사회성이나 성격 발달뿐만 아니라 성인이 됐을 때의 심리적 환경이 됩니다. 이처럼 어린 시절의 정서를 돌보는 것은 평생의 삶의 질과 관련이 있습니다. 


정서 지능을 위한 노력

정서 지능을 평가할 때 ‘정서’에는 양심과 공감, 이타심 등이 포함됩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을 지켜 낼 수 있도록 하는 힘, 충동을 다스리는 힘, 합리적 사고를 방해하는 스트레스를 이기는 힘, 타인에 대해 공감하는 힘, 희망을 버리지 않는 능력, 자신의 삶을 계획하고 성취하기 위해 정서를 활용하는 능력 등이 해당하는데요. 이러한 능력을 기르기 위해 양육자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유아기>

* 감정은 받아주고 행동은 제한하기: “화가 났구나. 하지만 장난감은 던지면 안 돼. 다른 사람이 다칠 수도 있고 장난감이 망가질 수 있어.”

* 좌절은 위로하고 성공은 격려하기: “속상하구나.” “멋지게 만들었네.”

* 다양한 놀이경험을 하기: 모든 활동은 놀이로 하기     


<학령기>

* 아이의 이야기 잘 들어주기: 경청하기 

* 아이의 행동 격려하기: 칭찬하기, 지지하기

* 아이에게 선택권 주기: 주도권 주기, 인정하기     


<사춘기>

* 아이의 뇌 발달 이해하기: 사춘기 특징 알기 

*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도록 격려하기: 자신의 감정에 대해 이해시키기

*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인식하게 하기: 공감 능력 기르기     


이러한 방법 외에 정서를 다룬 그림책을 보며 아이와 양육자가 감정과 생각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정서지능을 기를 수 있습니다.


그림책으로 정서지능을 기르기


슬픔을 이해하기 <슬픔이를 위해 지은 집>  

<슬픔이를 위해 지은 집(앤 부스 글|데이비드 리치필드 그림|나린글)>의 한 장면

‘슬픔’은 우리를 힘들 게 하는 대표적인 감정입니다. ‘슬픔’은 서서히 스며들기도 하고 느닷없이 찾아오기도 하는데요. 이 책의 소년에게도 슬픔이 찾아옵니다. 소년은 어떻게 했을까요?


소년은 슬픔이가 작아지거나 커지고, 떠들거나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지낼 수 있도록 집을 만들어 줍니다. 그러고는 슬픔이의 집을 찾아가 슬픔이를 만나고 슬픔이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오죠.


우리는 흔히 슬픔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곤 합니다. 하지만 살면서 한 번도 슬픔을 느끼지 않는 이는 없겠지요. 그런 슬픔이 우리를 찾아왔을 때 그 슬픔을 어떻게 대하면 좋은지에 대해 이 책은 슬픔이 충분히 숨 쉬고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라고 말합니다. 그것이 슬픔을 정직하고 용감하게 받아들이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슬픔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합니다.     


아이가 하고 싶은 말 <내 마음들어 보세요>  

<내 마음, 들어 보세요(카트린 게겐 저|레자 달반드 그림|창비교육)>의 한 장면

아이는 자신의 욕구를 정확하게 표현하기가 서툴러서 고집을 피우거나 울며 떼를 씁니다. 잘 놀다가 짜증을 내기도 합니다. 양육자는 그런 아이를 이해할 수 없어 걱정과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하는데요. 아이들은 양육자의 말을 그대로 흡수하기 때문에 아이가 감정적으로 힘들어할 때일수록 양육자의 말과 태도는 중요해집니다.


<내 마음, 들어 보세요>의 아이는 안아 주는 게 좋지만 아무 때나 안거나 너무 꽉 안는 건 싫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양육자가 대신해 주기보다 자신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게 좋습니다. 자신만의 리듬에 맞춰 자라나고 싶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는 건 싫죠. 미숙하고 연약하며 사랑을 갈구하는 존재이지만 스스로 성장하는 독립된 존재이기도 하므로 ‘있는 그대로 자신을 사랑해’ 주기를 바랍니다.  


이 책은 아이의 진심을 알기 위해서는 아이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며 소통하는 게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에게 지금 어떤 마음인지, 그땐 또 어떤 마음이었는지, 원하는 것은 무엇이고, 힘겨운 일은 없는지, 질문을 던지고 이야기를 나누라고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아이에게는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표현하라고 격려합니다. 


다섯 가지 감정 사용법 <내 마음이 왜 이럴까?>

<내 마음이 왜 이럴까?(베로니크 코시 저|소피 북솜 그림|라이카미)>의 한 장면

정서 지능은 내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할 줄 알며, 더 나아가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하고 알맞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그 능력을 키우기 위한 단계는 ① 내 감정 이해하기 → ②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기 → ③ 감정에 적절하게 대처하기의 과정을 거칩니다. 내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 때 다른 사람의 감정도 이해할 수 있으며, 그 공감은 타인을 배려하거나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감정을 이해했다면 적절하게 조절하고 대처하는 것도 중요한데요.


이 책은 공포, 분노, 기쁨, 자신감, 질투의 감정을 느끼는 사례와 그 감정을 다루는 법을 단순하고 강렬한 이미지의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깜깜한 게 무서운 에릭, 화가 난 마리와 조엘, 생일을 맞아 신난 스텔라, 자신감이 떨어진 케빈, 동생에게 질투가 나는 오스카의 이야기는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만한 일이어서 공감을 자아냅니다.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보며 자신의 감정을 잘 다룰 수 있도록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안정적인 정서는 행복한 삶의 중요한 요소이며 삶의 위기를 헤쳐 나갈 힘의 바탕이 됩니다. 아이의 정서지능을 발달시키기 위해 모두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양육자 자신의 정서도 잘 돌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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