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코딱지만큼 읽었습니다만,
뜬금포 고백하자면 이 책은 ‘있어 보여’ 구매했다.
요런 책 하나쯤은 읽어줘야 철학가 사상을 만나는 건가 싶었다.
랄프 왈도 에머슨.
그동안 그를 몰라도 그냥저냥 사는데 딱히 지장이 없었는데
이 나이에 왜 이 아저씨의 책을 고르게 된 걸까.
그는 나에게 어떤 울림을 주게 될까.
책 뒤표지에 이렇게 적혀있다.
20세기 가장 존경 받는 오바마 대통령, 그의 필독서가 에머슨의 <자기신뢰 철학>이다. 초월주의운동의 아버지로 불리는 미국 사상가 에머슨은 <자기신뢰 철학>에서 ‘관습에 현혹되지 말고, 독립적으로 소신껏 자기 인생을 살아가라’는 뜨거운 메시지를 전한다. <자기신뢰 철학>에서 ‘자기 자신다운 것은 어떤 것일까’ 라는 사상을 깊이 추구한다. 세상은 개인의 자유를 희생하여 사람들과 보조를 맞추길 요구하는 곳이다. 곧 ‘주위에 순응하라, 그렇지 않으면 조직에서 따돌림을 당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에머슨은 개개인의 정신성숙을 칭찬하고 ‘독립자존의 정신이야말로 참된 의미로 성스러운 것’이란 자신의 주장을 내세운다.
내 안의 나를 바로 세우기 위해 필요한 책이라고 받아들여도 무방할까?
그렇다면 요즘 방황하는 나에게 필요한 책인지도 모른다.
어디서 어떤 문장 하나가 튀어나와 내 마음을 후빌지 모른다.
첫 번째 장의 제목은 자신감을 살려라.
제목부터가 확 끌린다. 자신감을 살리라고?
안 그래도 처진 내 자신감을 읽으면 되찾을 수 있을까 눈 크게 뜨고 읽어봐야지.
우리는 시인과 철학자들이 제시하는 참된 지침을 따르기 전에 우리 자신의 마음에 번개처럼 스치는 섬광을 발견하고 관찰하는 법을 먼저 배워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얼마나 자주 섬광처럼 찾아오는 그 직관을 미처 주목해 보지도 않고 습관처럼 지워 버렸던가. -본문 중에서-
헉. 에머슨의 사상을 배우고 싶어서 펼친 책인데 내 마음을 먼저 관찰하란다.
그런데 내 마음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나도 나를 모른다.
이럴 때는 그냥 에머슨의 생각을 받아들여도 되는 건가?
세상을 안다고 자부하는 사람의 또 다른 골칫거리는 바로 일관성이다.
(중략) 자기 자신의 기억에만 기대지 말라. 그리고 드문 일이기는 하지만 아주 순수한 기억이라 할지라도 오직 거기에만 기대지는 말라. 그 대신 당신의 과거를 바로 오늘, 몇 천의 눈앞에 가져와 판단받도록 하라.
-본문 중에서-
일관성에 대해 딱히 나쁘게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내 고정관념을 깨 준다.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사람의 태도는 일관적이어야 한다고 무의식 중에 있었나 보다.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보다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쭉 한 가지 길로 가는 것.
그게 맞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그런데 그 신념이 잘못된 거라면?
심지어 잘못된지도 모르고 일관성만 유지한다면?
자기 자신의 기억에만 기대지 말라. 그리고 드문 일이기는 하지만 아주 순수한 기억이라 할지라도 오직 거기에만 기대지는 말라. 그 대신 당신의 과거를 바로 오늘, 몇 천의 눈앞에 가져와 판단받도록 하라.(중략)
어리석은 일관성은 옹졸한 마음의 장난이다.
보잘 것 없는 의원 나리와 철한자, 성직자들만이 이를 떠받든다.
일관성은 위대한 영혼과 어떤 연관도 없다.
-본문 중에서-
일관성보다 올바른 행동을 이끌도록 판단하는 것.
그것이 설령 다른 사람의 눈총을 받더라도 기죽지 않고 과감히 행동하는 것.
나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과거에도 이랬으니 오늘도 이래야 한다 라는 일관성에 나 자신을 밀어 넣지는 않았는지 돌이켜본다.
내뱉은 말이라 지키는 것보다 그것이 진정 옳은 것인지 판단해 내는 것.
과거에 틀린 결정들을 과감히 인정하고 오늘부터 다른 선택을 해내는 것.
쉽지 않은 길이지만 그렇게 내 안의 자신감을 채워 넣는 것.
오늘 하루는 그리 살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