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머슨 아저씨가 답해줬습니다.
학자의 영혼에 자연 다음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과거의 정신’입니다.(중략)
책이 탄생하는 원리는 숭고합니다. 초기 학자들은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가슴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새가 알을 품듯이 그 세상을 마음에 품고, 자신만의 생각으로 그 세상을 새롭게 늘어놓아 다시 자신만의 목소리로 드러냈습니다. 세상은 그의 안에 생명으로 깃들었으면 영원한 진리가 되어 다시 밖으로 나갔습니다. (주 1)
이렇게 숭고한 원리로 탄생되는 책에 나도 숟가락을 얻어보려고 한다니..
간담이 서늘해지면서 어깨가 무거워진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과거 선조들이 남긴 정신적인 유물을 이어받기 위해서가 아닐까.
뭐, 이렇게 거창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마음이 힘들 때, 현실에서 누군가에게 기대어도 해결이 되지 않을 때 우리는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책을 찾게 된다.
책 안에 길이 있고 뜻이 있기 때문이다.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어떠한 문제에 봉착해 있을 때 그와 관련된 책을 읽다 보면 묵힌 체증이 어느 정도 해소가 된다.
하지만 그보다 더 깊이 있는 본질적인 탐구를 위해서는 어렵지만 철학책의 문을 똑똑 두드려봐야 한다.
또한 모든 면에서 같은 시대인들과 다음 세대뿐 아니라 먼 미래 세대에까지 전할 만큼 순수한 사고를 담은 글을 쓸 수는 없습니다. 시대마다 그 시대의 책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모든 세대마다 그다음 세대를 위해 책을 써야 합니다. (주 2)
하지만 이런 책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면 좋을까?
잘 사용하면 이 세상에 책만큼 좋은 것도 없지만 잘못 쓰면 그만큼 나쁜 것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책의 올바른 사용이란 무엇일까요?
책은 오로지 영감을 얻기 위한 수단입니다. 책이 이끄는 대로 휘둘려서 자신의 궤도에서 벗어나 떠돌아다닐 바에야 차라리 책을 읽지 않는 게 더 낫습니다. 세상에서 가치 있는 단 한 가지는 ‘스스로 활발하게 움직이는 영혼’입니다. 누구나 능동성을 띠는 영혼을 가질 자격이 있습니다. 비록 대부분의 사람들이 겉으로는 드러내지 못하지만 사실 모두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영혼을 가슴에 품고 있습니다. (주 3)
책을 통해서 나를 사유한다.
사색의 힘을 얻는다.
그게 책이 주는 힘이다.
책에서 나와있는 대로 무조건적으로 따라가지 말고 그 안에서 나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나는 아직 그 정도 경지에 못 올라서 이렇게 말하면 이대로 해야 되는가 보다 그저 쫄래쫄래 뒤좇아가기 바쁘다.
이제는 중심을 잡아야 할 때이다.
나는 지금 어디쯤 서있을까.
사람들이 이 길이 맞는 길이라고 나를 따라오시오라고 해도 No라고 외쳐보자.
진짜 내 길은 남들이 정해주지 않으니까.
내가 찾아야만 한다.
그러니 오늘도 힘들다고 투정 부리는 대신 나만의 길을 내어 걸어가자.
할 수 있다!!
<주 1,2,3> 자기신뢰 철학/영웅이란 무엇인가/ 랄프 왈도 에머슨/ 동서문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