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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에게 이 책은 꼭 한번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육아서적 이제는 더 이상 읽지 않아요.

by 환오 Feb 1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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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마음을 지키는 아이>

이 책의 저자인 육아 블로거 ‘힐링유’는 남편과 시아버지가 모두 직업이 정신과 전문의라는 범상치 않은 환경에서 받은 다양한 도움들을 책에 고스란히 옮겨 담았다.  

우연히 그녀의 블로그를 보고 위로를 많이 받았었는데 책으로도 출판이 돼서 너무나 반가웠다.

그녀의 이야기를 베프에게 했더니 고맙게도 센스 만점인 친구가 집으로 이 책을 선물로 보내줬었다.

   

이 책의 첫 소개말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육아는 자신을 키우는 일 이라고도 합니다.


아이를 낳은 엄마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말.

아이를 키우다 보면 내 안에 밑바닥을 마주하게 된다.

내 안의 트라우마도 만나게 된다.

나와 부모님 관계에서 불편했던 점이 다시 상기되면서 내 아이한테만큼은 안 그럴 거야 두 눈을 질끈 감고 참기도 한다.     


결국 육아는 아이가 아니라 내가 성장하는 일이기도 하다.

어린아이를 통해 그 나이의 ‘내’가 다시 살아서 돌아오기도 한다.     

그래서 상처받은 '나'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다쳤던 마음을 어른이 된 '내'가 보듬어 주기도 한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스토리가 바로 첫 시작에 나온다.

작가의 자녀인 달님이가 18개월 무렵, 시아버지가 아이를 데리고 놀이터에 갔을 때 일화이다.   

  

“덩치가 큰 남자애가 달님이와 놀면서 머리에 모래를 붓기도 하고 밀치기도 하더구나. 달님이는 화내거나 울지 않고 가만히 있었고, 그래서 나도 뭐라 하지 않고 지켜만 봤다.”


“네?” (본문 P11~12)     


아니, 내 아이 머리에 모래를 붓고 노는 아이를 제지도 안 했다고요?

당연히 하지 말라고 얘기하셨어야죠!

대부분의 보통 엄마라면 이런 반응이 먼저 나올 것이다.(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나 역시 책 속에 시아버지가 왜 그러셨는지 처음에는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얘야, 부모가 나서는 것이 아이에게 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단다.”

“보호해 주는 것이 오히려 아이에게 해가 될 수도 있단 말씀이세요?”

“그렇지. 평생 아이 곁에서 보호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옛날 어른들은 아이가 맞고 들어오면 '때리면 때렸지 절대 맞지 마라!' '그놈 지금 어디 있어? 내 가만 안 둔다!' 했었지. '으이구 등신같이 맞고 다니냐!'라는 말도 쉽게 했단다. 물론 부모가 속상한 마음에 한 말이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아이는 ‘복수’를 배운단다. 당한 것을 갚기 위해 가슴에 화를 품고 미움과 증오를 키우지. 그리고 그렇게 자신이 키운 감정들로 인해 스스로 고통받게 된단다. 어쩌면 정작 아이 입장에서는 그리 화나는 일이 아니었는데 부모가 자기 화 때문에 아이한테도 화를 내라고 가르친 꼴이 될 수도 있지.     


어릴 때는 그저 치고받고 하는 물리적인 ‘힘’에 대한 문제이지만 성인이 되어 사회에 나가면 그것은 지위나 역할에 대한 문제가 된단다. 그렇게 되면 엄마의 바람처럼 ‘맞으면 너도 때리고 와’,‘등신같이 당하고만 살지 마라.’‘부장님이 너를 무시했다고? 당하지만 말고 너도 똑같이 갚아줘!’라는 목표설정이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되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해지지.     


(중략) 아이를 보호해 준다는 것이 어떤 경우에는, 아이가 스스로 자신이 맞닥뜨린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해가야 할지 터득해 가는 기회를 뺏을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크게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면, 아이 스스로 그런 일을 당했을 때의 느낌을 제대로 느낄 기회와, 그럴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할 기회를 주려무나. 계속 보호해 주다가 나중에 부모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갑작스러운 일을 겪는 것보다, 아직 어릴 때 양육자의 품 안에서 겪고 고민하면서 천천히 깨쳐가는 게 훨씬 낫지 않겠니?”   (본문 P13~14)


아이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그래야 부모가 없을 때 혼자서도 자립하고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가 있다.     


가끔 뉴스를 통해 캥거루맘 이야기들이 나올 때가 있었다.

“이번에 우리 아이 학점이 B 나왔던데요? 교수님 왜 그런 거죠?”

“오늘 우리 애가 아파서 회사 출근을 못합니다.”     

처음에는 웃자고 나온 뉴스인가? 했지만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이었다.


아이가 스무 살이 넘고 서른 살이 넘어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도 내 품 안에 자식을 못 놓는다.     

내 아이는 나를 통해 먼 우주에서 건너온 한 생명체이다.

나와 엄마로서 인연이 되어서 만난 거지 이 아이는 내 소유물이 아니다.

그냥 ‘세상의 아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세상의 구성원’이 될 한 독립적인 인간으로서 말이다.

그러니 세상으로 나아가기 전까지 엄마인 나는 아이를 스스로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게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줘야 한다.

물고기를 잡다가 놓칠 수도 있다.

그럴 때도 격려해 주고 다시 도전할 수 있게 옆에서 응원을 해줘야지 내가 나서서 잡아주면 안 된다.     


아이는 그렇게 길러야 한다.

하지만 세상이 어디 그렇게 만만한 곳이던가?

사랑하는 엄마 품을 벗어나면 혼자서 깨지고 다치고 서러운 일 투성이다.     

그럴 때 엄마로서의 역할은 아이에게 항상 든든한 내편이 있다는 느낌만 주면 된다.


내가 실패하고 깨져도 나를 안아줄 가족이 있다. 그걸로 충분하다.

그런 믿음이 생기게끔 아이를 키워야지 '내가 너의 온갖 문제를 다 해결해 줄 테니 걱정하지 마렴' 이런 마인드로 키운다면 결국 그 아이는 혼자서 두 발로 세상을 살아가기 힘들 것이다.  


이 글을 쓰면서 돌아가신 시아버지가 생각이 많이 났다.


당신도 분명 애쓰셨을 거예요. 하지만 제 아이들은 아버님처럼 품 안의 자식으로 안 키우려고요.

제가 이 세상에 없어도 세상에 우뚝 설 수 있도록 독립적으로 키우려고요.


저는 그게 맞는 거 같습니다...   

     







*독자님들의 따뜻한 댓글은 저에게 글을 쓰는 원동력이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환오 연재]

월요일 오전 7: [시금치도 안 먹는다는 시짜 이야기]

화요일 오전 7: [! 나랑 친구 해줄래?]

수요일 오전 7: [엄마의 유산, 그 이후 이야기]

목요일 오전 7: [시금치도 안 먹는다고 시짜 이야기]

금요일 오전 7: [거북이 탈출기 두번째 이야기]

토요일 오전 7: [구순구개열 아이를 낳았습니다]

일요일 오전 7: [엄마의 유산, 그 이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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