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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리는 게 왜 중요할까?

[엄마의 유산2] 너희에게 보내는 네 번째 편지

by 환오 Feb 19. 2025

우리가 인생에서 처음 집단의 문화를 배우는 곳이 어디지?

엄마 아빠 다음으로 관계를 맺는 곳.

바로 어린이집이 아닐까?


튼튼이가 벌써 7살이 되었으니 어린이집에서도 가장 큰 형님반이 되겠구나.     

사실 그때가 인생에서 제일 행복하기도 하고 아무 걱정이 없는 시절이기도 해.

그저 어린아이 일 때는 실수해도 용납이 되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면 되거든.    

옆에서 바로 일으켜 세워주는 선생님들도 계시고.

그때 뭘 배웠는지 너희들이 나중에 기억이 날까?   

아마 어렴풋 기억이 조각조각 날 거야.  


어린이집에서는 아주 사소하지만 인생을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들을 배워.

밥 먹고 양치하는 습관이라던가, 친구랑 놀다가 마음에 안 맞는다고 때리지 않는다라던가, 길바닥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다라던가.

사람이 살면서 기초 중에 쌩기초라고 할 수 있는 이런 것들 말이야.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라는 속담이 있잖아.

요즘 기특이가 속담에 푹 빠져 있으니 한 번은 들어봤을 거야.

어릴 때 배운 습관이나 버릇들은 나이가 먹고서도 같이 가져가게 된다는 뜻이란다.

그래서 어릴 때일수록 기본예절교육이나 공공질서 지키기 같은 사회적인 덕목을 가르치는 게 꼭 필요한 거야.


아직도 엄마가 살면서 칼같이 지키는 게 있는데 뭔지 아니?

밖에서 생긴 쓰레기는 길거리에 쓰레기통이 안 보이면 집에까지 들고 오는 거야.


우리 동네에도 가끔 아파트 단지 내에 먹다 버린 음료수 잔들이 보이지?

특히 여름이 되면 사람들이 밖에서 시원하게 아이스커피를 마시고는 버릴 때가 없으면 자연스럽게 아파트 단지에 아무 데나 올려두고 가버린단다. 그럼 거기에 날파리들이 꼬이기도 하고 위생에도 안 좋아.     


엄마의 편견일 수도 있지만 젊은 친구들이 버리는 횟수가 많은 거 같아. (꼰대 같다면 미안해~)

물론 나이 많은 어른이 그랬다면 더 부끄러운 일이고.


지금의 20대들은 풍요로운 시대에 태어나서 많은 혜택들을 받고 자랐어.

부모 세대가 밥을 못 먹는 세대가 아니었으니 배를 곯아본 적도 없고, 외동이거나 형제자매가 많아봤자 1명이니 모두 귀하게 키운 세대이지.

그러다 보니 학교에서는 이미 체벌이 사라져서, ( 물론 손으로 누군가의 몸에 손을 댄다는 것은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잘못된 거란다.) 선생님들도 강압적으로 학생들을 대하는 시대는 끝났지.


엄마가 고등학생 때만 해도 반에서 선생님들이 말을 안 듣는 학생들에게 심심찮게 손찌검을 했었어.      

체벌이 사라진 건 참 다행이면서도 그에 대한 부작용이 생겨났어.


아이들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선생님의 인권도 많이 무너지게 되었단다.

아이들은 반대로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선생님에게 폭력을 행사하기도 하고 조금만 내 아이가 손해를 본 일이 있다면 학교로 쫓아가서 학부모가 선생님을 폭행하기도 하지.

예전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는 말이 있었는데 지금 시대에는 씨알도 안 먹히는 소리 일지 모르겠구나.

점점 선생님의 설 자리가 없어진다는 건 교육 현실에서 너무 안타까운 일이야.


우리는 사제지간을 떠나 한 인간으로서 내가 소중하면 남도 소중하고 더 나아가 우리 모두가 다 소중한 생명이라는 걸 알아야 해.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도 역시 소중한 삶의 터전이라는 걸.

인간은 생명체 중에 피라미드 가장 위쪽에 위치해 있지만 사실 이 지구는 사람의 것만은 아니잖아?


지구의 터전을 잡고 사는 건 우리 인간뿐 아니고 여러 동물들, 생물들도 있거든.

그 모든 것들이 서로 공생하고 어우러져 살려면 인간이 자연을 아껴야 하는 건 너무 당연한 거야.


그래서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린다 라는 기본적인 도덕도 안 지키는 현실을 볼 때마다 엄마는 마음이 너무 안타까워. 

어릴 때부터 배우는 기본 공중도덕인데 왜 안 지켜지는지 어른들인 우리가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해.

너희가 살 미래가 우리의 터전인 지구가 아파하면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너희에게 돌아간단다. 

그리고 너희의 후손에게 돌아가겠지.      


독일의 철학자 괴테(주 1)는 “자연과 가까울수록 병은 멀어지고, 자연과 멀수록 병은 가까워진다”라는 말을 남겼어. 일찍이 자연을 사랑한 괴테는 자연이야말로 그 어떠한 명약보다 귀중한 산물이라는 걸 알았던 거지. 


이렇게 소중한 자연이 점점 파괴되어 가고 있는데도 우리는 살면서 그 체감을 그다지 못 느끼고 있단다.

그러다가 이상기후 현상으로 우리나라도 점점 4계절에서 봄가을이 짧아지고 2 계절로 되어가는 걸 보면 그제야 옛날보다 여름이 많이 더워졌네 느끼는 거야.     


자연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가장 쉬운 일부터 실천하는 게 중요해.

쓰레기 함부로 버리지 않기, 전기 아껴 쓰기, 등등 귀찮아서 신경 쓰지 않았던 일상 속에 실천 가능한 일들을 찾다 보면 생각보다 꽤 많은 방법들이 있단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미래의 후손들로부터 빌려왔다는 말이 있어.

그러니 미래로부터 빌려온 지구를 우리는 깨끗하게 써서 후손들에게 다시 물려줘야겠지?     


엄마가 쓰레기 교육을 철저히 시킨 탓인지 기특이가 학교에서 받아온 전단지나 안에 사탕 같은 것도 먹고 그대로 가져오는 걸 보면 엄마는 뿌듯해.

길거리에 버리지 않고 이렇게 집에 가져와줘서 엄마는 정말 고마워.  

앞으로도 계속 어른이 되어서도 그 모습 변치 않았으면 좋겠구나.


어제도 사랑했고 오늘도 사랑하고 내일은 더 사랑할 거란다. 


(주1) 독일 문학의 최고봉을 상징하는 괴테의 생애를 돌아보면 ‘거인’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80년이 넘는 긴 생애 동안 활동하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같은 베스트셀러에서 [파우스트] 같은 대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도 폭넓은 작품을 내놓았다. [네이버 지식백과] 


*독자님들의 따뜻한 댓글은 저에게 글을 쓰는 원동력이 됩니다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환오 연재]

월요일 오전 7시 : [시금치도 안 먹는다는 시짜 이야기]

화요일 오전 7시 : [나랑 친구 해줄래?]

수요일 오전 7시 : [엄마의 유산그 이후 이야기]

목요일 오전 7시 : [시금치도 안 먹는다고 시짜 이야기]

금요일 오전 7시 : [거북이 탈출기 두번째 이야기]

토요일 오전 7시 : [구순구개열 아이를 낳았습니다]

일요일 오전 7시 [엄마의 유산그 이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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