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열혈 지지자와의 대화
오늘 '조국 청문회'를 하는 날이었고
사무실에서도 '조국 청문회'는 큰 화두였다.
나와 함께 일하는 담당님은 정의당 당원으로
정치에 늘 관심이 많았고, 역시나 연일 이슈가 되고 있는 '조국'에 대해 매일 열변을 토하곤 했다.
"지금 경제가 이 모양인데 야당에서는
조국 흠집 내서 떨어뜨리려고만 하네."
"도대체 뭐가 우선순위인지 모르고 개혁하겠다는 사람을 저렇게 공격하나"
"조국이 얼마나 무서우면 야당에서 조국 임명을
막으려고 혈안일까"
"조국 딸만 그래? 나경원 아들도 다른 국회의원
자식들도 다 따져봐."
"조국은 결국 다 딸이나 부인 가족 문제지.
조국 자체는 문제없어."
"조국이 아니면 개혁 못해. 그러니깐 야당이 저렇게 못 잡아먹어 안달이지"
하지만 '조국 사태'에 대해 나의 입장은 달랐다.
내가 보기에 조국 딸은 공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상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방법으로
28년간 특혜를 받았고, 그로서 희생된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공정한 경쟁'이라는 가치가 훼손되었다.
그것을 조국이 "몰랐다."라고 말한다고 해서, 혹은 그들만의 리그에서는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해서
그것은 면죄부가 되지 않는다.
적어도, 법무부 장관이라고 하여 법이라는 평등한 기준을 개혁하려고 한다는 본인부터 '평등' '공정'이라는 가치를 실천하고 있어야 하지 않나?
나는 이렇게 공정함을 어겨도 괜찮지만 너희는 안돼. 내가 그 공정한 기준을 바로잡아 줄 테니 이걸 따르도록.
이렇게 '위선'으로 보일 뿐이다.
자신의 정치관을 사무실에서 대놓고 토로하며 그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은 세상 돌아가는 물정을 모르는 사람 취급하는 동료에게 향했다.
정치나 종교 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주제는 친한 사이에서도 조심해야 한다. 뿌리 깊은 가치관의 차이이기 때문에 누군가 설득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갈등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무실에서 공공연하게 매일같이 자신의 생각을 말하며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조국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을 비난하는 걸 더 이상 참지 못했다.
듣기 싫었다.
며칠은 가만히 속으로 '저렇게 생각하시는구나' '나와는 다른 생각을 하시는구나' 생각하다가 오늘은 내 의견을 말하며 다소 정치적인 논쟁을 만들었다.
"저는 조국 지지하지 않아요. 법무장관으로 임명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지금까지 들었던 말에 하나하나 내 생각으로 맞섰다.
"정유라랑 조국 딸이 다른 게 뭐죠?
둘 다 권력을 가진 부모의 힘으로 공정하지 않은 방식으로 대학에 갔는데요?"
"에이~ 정유라랑 조국 딸은 다르지
조국 딸은 그래도 공부를 아예 못하진 않았잖아.
나는 정유라가 승마 가르친다고 하면 안 갈 거 같은데"
"저도 조국 딸이 의사가 되어 진료하는 병원은 안 갈 거 같아요. 조국 딸이 정유라보다는 공부를 아예 못하는 수준은 아녔다고 해서 고입, 대입, 의전원 입학에서 받은 특권이 과연 정유라가 대입 때 받은 특권과 다르다고 할 수 있나요? 뭐가 다르죠?
조국 딸은 그래도 교수라는 지식인 부모, 진보성향을 가진 부모이기 때문에 용납되는 거 아니에요?"
"그렇지만 조국은 다 가족 문제지. 본인의 비리나 문제는 없어."
"권력자들이 비리를 저지는 욕심에 대부분은 가족을 위한 거 아니에요? 아들 군대 비리부터 부인이 명품백 뇌물 받거나 하는 거 다 가족 문제지만
그 정치인이나 공직자의 부도덕함으로 연결되는 거 아니에요?"
"조국이 아니면 개혁을 못해. 개혁에 대한 의지가 얼마나 대단한데. 조국이 얼마나 무서우면 야당에서 저렇게 난리겠어."
"조국이 얼마나 능력 있게 개혁을 할지는 솔직히 모르겠어요. 지금까지 보이는 의지는 어쨌든 말로 하는 의지잖아요. 누구나 말로는 개혁자고 영웅이죠.
조국이 실제로 그렇게 능력 있다고 해서 그게 불공정한 행동에 대한 면죄부는 될 수 없다고 봐요.
더군다나 국회의원이나 다른 자리도 아니고 법무장관이잖아요. 세상 공정하고 바른 사람처럼 행동하던 사람이 지금과 같은 수많은 의혹들은 표리부동 아닌가요? 물론 진짜 개혁을 할 수도 있지만 그 사람이 임명됨으로써 능력 있으면 '공정'이라는 기준을 살짝 어긋나도 괜찮다는 세상을 인정하는 거 아니겠어요."
그리고 조국을 지지하지 않고 비판하는 건 야당에서 개혁을 두려워해서 선동한다는 말은 반대의 표현으로도 있지 않아요? 보수에서 뭐만 하면 빨갱이다 선동한다 하면서 공격하잖아요. 그렇게 보수에서 몰아세우는 거랑 뭐가 달라요?"
나는 조국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그러니 사무실에서 그만 조국 타령을 하라고 말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