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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이 내 인생을 책임지나?

#8

by 늘작가

우리가 직장을 다니는 첫 번째 목적은 두말 필요 없이 먹고살기 위한 경제적인 목적이 가장 중요하다. 그다음으로 자아실현/자기 계발/사회기여 등이 있겠다. 직장, 직장인에 대해서는 장단점이 있겠지만 사회에 나와서 취직을 하지 않고 바로 원화채굴하긴 쉽지 않다. 특히 요즘같이 경제가 어렵고, 자영업도 힘든 상황에서는 돈을 벌기 위한 직장이 간절하게 필요할 것이다. 늘작가의 경우 집안이 어려워서 대학원은 꿈도 꾸지 않았고, 바로 취업을 한 케이스라 그런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직장에서 최종 합격 연락을 받은 날 얼마나 기뻤든지. 이렇게 직장에 합격을 하면 날아갈 듯 기쁘고,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돈 벌고, 결혼하고, 집도 장만하고 또 내 인생과 노후도 다 준비될 것으로 생각을 한다. 직장이 내 인생을 책임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정말 직장이 내 인생을 책임질 수 있을까?


인생길 (출처 : 이보화)


Yes!


그럴 수 있다. 직장을 다니면서 나의 역량을 키우고 그 분야 전문가가 된다면 많은 돈과 함께 명성까지 얻을 수가 있다. 더 좋은 연봉을 받고 이직하거나 임원(상무정도로는 안되고 전무급 이상)이 되거나 내 회사를 차리는 등 직장이 내 인생을 책임질 수 있게 된다. 개인적으로 젊은 후배 직장인들에게는 이 길도 한번 도전해 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No!


그런데 늘작가처럼 평범한 직장인들에게(아마 최소 80% 이상?) 이런 꿈은 요원하기만 하다. 입사 후 정신없이 일하다 보면 40~50대 를 맞이하게 된다. 그러다 문특 내 노후 준비와 나의 제2인생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음을 알게 된다. 직장에서 임원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또 이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전문가도 되어 있지 못한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이렇게 직장이 내 인생을 책임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인생길을 너무 걸어온 경우가 많다.



늘작가 케이스


직장 30년, 제주도 다랑쉬오름에서 일출을 반기는 늘작가(23.5.16)


늘작가는 직장 초기 전 재산 말아먹고 반 지하까지 갔다가 천신만고 끝에 전세 끼고 강남 작은 집 1 채 등기를 쳤었다. 해외주재원 가서 돈도 꽤 모았고, 퇴직하면 국민연금 나오고, 별도 노후 연금도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퇴직금도 받을 테니까… “뭐 이 정도면 되지 않을까?” 하고 막연하게 생각하면서 살았다. 그러다 17년 봄 아내와 양재천 산책을 하다 돌을 깼다. 이 정도로는 퇴직 후 노후를 사람답게(?^^) 살아가는 데 택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나는 이전과 180% 완전히 달라진 삶을 살기 시작했다. …(중략)…



회사와 거리 두기


거리두기 (출처 : 보건복지부)


코로나가 한창이었던 시기에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말이 유행했었다. 지금 직장을 다니는 모든 분들과 나 스스로에게 이 말을 드리고 싶다. 우리 이제는 회사와 거리 두기를 하자고.


나는 최근 몇 년간 급속히 회사와 거리 두기를 하고 있다. 늘작가는 지금 회사의 미래를 생각하고 성장에 기여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은 내가 팀장에서 팀원으로 내려가고 회사에서 나를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데, 내가 미쳤다고 그 이상 일을 하고 애정을 가지겠는가? (단, 지금 다니는 회사를 미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진심 감사하는 마음이다. 하지만 그런 마음과 이것은 다른 문제이다)


회사를 위해 몸을 바치고 뛸 사람은 '이 회사에서 성장할 꿈(임원)을 꾸고 뛰는 사람, 임원이 된 사람, 아니면 이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사람 등' 일 것이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현재 회사 고위 임원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 그분들이 보면 불편하실 수도 있겠지만 만약 그분들이 내 입장이라면 비슷하게 생각하고 행동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회사에 공짜로 다니는 것은 아니다. 직장은 철저한 계약 관계이다. 팀장은 아니지만 팀원으로서 월급 받는 만큼 일과 역할은 해야 한다. 그리고 부장 팀원으로서 조직 내에서의 받을 수 있는 어려움도 감내해야 한다. 만약 부장 팀원으로서 지내기 힘들면 그만두는 것이고, 이 자리도 감사하다면 다니면 될 것이다.


수차례 이야기했지만 난 땡큐 베리 머치(Thank you very much)이다. 요즘 같이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원화 채굴 할 수 있는 직장이 있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요즘 매일 아침 회사로 나서는 길이 진심 기쁘다. 이 나이에 아직도 잘리지 않고 대기업에 다닐 수 있음에 진심 감사하다. 이럼 감사한 마음에 비해 직장에서 받는 보이지 않는 압박과 서러움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리고 나의 인생 버킷 리스트 중 하나가 60세까지 회사 다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젖은 낙엽 전법으로 끝까지, 정년까지 다닐 것이다. 이제 몇 년 남지 않았다 ^^




이 글을 읽으시는 브런치스토리 독자님 들께 이 말 꼭 드리고 싶다. 냉정하게 자신에 대해서 판단을 하여야 한다. 직장에서 임원을 목표로 달릴 것인지. 이 분야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해서 뼈를 갈 것인지. 아니면 플랜 B로 워크 대신 라이프 삶을 살 것인지. 이것도 아니면 다른 길을 찾아 떠날 것인지.


단, 그 어떤 길을 걸어가더라도, 직장이 내 인생을, 내 노후를 책임져 주지 않는다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직장이라는 울타리에 있을 때, 경제적인 자유를 만들고, 부지런히 제2인생 준비하자.


나중에 직장으로부터 버림받았을 때,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고 당당하게 "그래 그동안 고마웠다. 나는 이제 더 멋진 제2인생을 시작한다"면서, 직장에 큰소리치면서 회심의 반격을 할 수 있게!


이 땅의 모든 직딩님들, 그리고 나 자신에게 리마인드 한다. 직장이 내 인생을 책임져 주지 않는다. 직장은 짧고 자본은 영원하다. 9편 끄읏^^


성공, 인생,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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