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글 제목 읽은 후 독자님들은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최초 생각했던 제목은 ‘노예형 직장인 vs 마름형 직장인’이었다. ※ 마름(지주를 대리하여 소작권을 관리하는 사람) 그런데 이 두 단어 모두 우리 직장인을 너무 비하하는 단어라서 빼고, 좀 더 나은 단어인(?^^) ‘생계형 직장인 vs 자아실현형 직장인’으로 바꾸었다.
노예형 vs 마름형, 생계형 vs 자아실현형 직장인이라는 단어는 몇 년 전 모 카페에 올라온 글을 읽고 블로그에 글 올리면서 사용했었다. 그분은 대기업 다니는 50대 초반 부장님이신데, 연말 조직 개편 때 보직장에서 내려와서 후배 팀장 소속 직원이 되었고 망연자실한 상태에서 글을 올렸었다. 특히 이분은 임원을 목표로 뼈를 갈아 넣을 정도로 회사에 몸 바쳐 일을 하고 그동안 회사에서 인정도 받았는데, 그런 상황이 되니 더 큰 충격을 받았다.
카페에 올렸던 그분의 이전 글을 살펴보니 한 개 더 있었는데, 바로 전 해에 임원 승진에 누락되고 적은 글이었다. 그 당시 임원이 못된 주원인은 나이가 많다는 것이었다. 요즘 웬만한 기업에서는 50살이 넘으면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임원 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임원(출처 : 기업나라)
그분 글을 읽으면서 임원 승진 못 된 것이 나이 때문인 것을 전 해에 알았으면, 과감히 임원의 꿈은 포기하고 다른 길을 준비했어야 했는데,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웠었다. 그분은 설령 임원이 되지 않아도 팀장은 계속할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었다. 더 안타까운 것은 노후 대책이 되어 있지 않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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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그분 글을 읽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늘작가와 그분 둘 다 대기업을 오래 다녔고 지금 비슷한 신세인(?^^)인데, 서로 여러 부분에서 많은 차이가 있었다. 회사에 대한 생각과 기대, 본인에 대한 평가, 제2인생에 대한 준비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우리 직장인들이 스스로를 비하하는 말로 노예라고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너무 우리를 자학하는 말이다.다. 우리가 노예가 아닌 증거 하나, 노예는 거주이전의 자유가 없지만 우리 직딩은 언제든지 사표 던지고 탈출 가능하다. 그래서 지금부터 노예라는 단어 빼고 다른 단어 사용하겠다.
하지만 노예월급쟁이에도 레벨이 있다. 먹고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회사에 다니는 생계형 월급쟁이도 있지만, 회사를 자아실현의 장으로 하는 그런 멋진 월급쟁이=직딩=직장인도 있다.
생계형 직딩의 대표적인 케이스는 지금 직장에서 잘리면 대안이 없는 그런 분들일 것이다. 자아실현형 직딩의 대표 주자는 고위직 임원 분들이나 각 분야에서 전문가 포지션을 가진 분들 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분들 외에도 소박한 자아실현형 직장인들도 있다. 바로 늘작가 같은 사람들.^^
늘작가 케이스
내가 처음부터 자아실현형 직장인이 된 것은 아니다. 나 역시 상당 기간 생계형 직장인으로 살아갔었다. 이 회사를 타의에 의해 그만두면 가족 생계가 막막 해지는 그런 보통의 직장인이었다.
늘작가가 자아실현형 직장인으로 살아가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17년 지금 사는 이 집을 등기 쳤을 때부터였다. 우리 가족 소원이었던 강남구 양재천변 아파트. 썩다리였지만 당시 영끌하여 내 집을 업그레이드하고 어느 정도 경제적인 자유를 가지게 되니 직장 생활이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또 하나는 이렇게 브런치스토리, 블로그, 카페, 인스타 등 SNS 활동을 한 것이다. 그 이전에는 "지금 다니는 직장을 퇴직하고 제2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는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SNS 활동 특히 이렇게 글쓰기를 하면서 앞으로 나의 제2인생을 작가, 1인 콘텐츠 크리에이터, 1인 기업가로 살기로 결정을 하니, 세상과 직장이 예전과는 완전히 다르게 보였다.
이렇게 퇴직을 준비하던 중 회사에서 나에게 명퇴의 기회를 주었지만(요즘 강제로 명퇴 권하는 기업 많지 않다. 노동법 상으로 하지도 못 한다. 기회라고 나는 생각한다. 퇴직 위로금 두둑하게 받고 나가든지 아니면 보직장 떼일 각오하고 계속 다니든지) 나는 단호하게 NO라고 이야기하고, 일도 망설임 없이 팀원으로 내려갔다. 이 이야기를 당시 블로그에 적었었는데, 다음에 기회가 되면 브런치스토리에 이 주제로도 브런치북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이미 글 목차까지는 생각해 놓았다)
이렇게 되어, 지금 회사에서는 아무 힘도 없고 빽도 없는 보잘것없는 부장 팀원이다. 회사 내에서는 나를 보는 시선은 돈도 없고, 갈 곳 없는 처량한 신세, 생계형 직장인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후배들~
요즘 친구들이나 지인들과 연락을 하면 "늘작가 요즘 회사에서 잘 지내니? 팀원인데 힘들지 않아?" 늘 "당근 잘 지내지. 힘들긴 내가 왜 힘들어, 나를 델꼬 있는 후배 팀장과 임원들이 힘들지. 그리고 나는 정말 조용히 지내고 있어. 내가 회사 아직도 다니고 있다는 것을 적에게(?) 알리면 안 되니깐. ㅋㅋㅋ" 이 이야기들은 지인들은 요절복통을 하면서 웃는다.
포효하는 늘작가(23.9.9. 삼성해맞이공원 일출 직전)
많이 다르죠? 앞에서 말한 그분과 저의 모습요. 대기업 부장 팀원이라는 상황을 똑같은데 말입니다.
생계형 직장인에서 벗어나 자아실현형 직장인으로 변신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본인의 능력을 쌓아서 회사에서 실력을 인정 받든 지, 높은 연봉으로 이직하든지, 다른 분야의 내공을 쌓든지, 그 분야 전문가가 되든지 등등.
그리고 자아실현형 직장인에 만족하지 않고 주인으로 변신하는 경우도 많다. 자기 사업을 하는 케이스. 개인적으로는 이런 코스를 밟은 직장인 분들이 베스트라고 생각을 한다. 회사 대표가 되어도 결국은 마름일 뿐이니까.
하지만 모든 직장인들이 이런 재주를 가지고 있지는 못하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늘작가는 직장 다니면서 “나만의 필살기 경쟁력/콘텐츠를 기르자”. 그리고 “경제적인 자유를 이루자”라고 생각했고 그 길을 지금 걸어가고 있다.
이렇게 나에게 회사는 부캐이고 본캐는 이곳 브런치스토리 등 온라인 세상이다. 지금 나는 자산 + 제2인생 두 마리 토끼를 잡고 키우고 있으니, 회사 생활이 즐겁고 자아실현의 장으로 잘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