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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작가 Oct 07. 2024

아무도 말하지 않는 불편한 진실

10화

오늘 이야기는 늘작가처럼 명예퇴직을 거부하고 부장 팀원으로 정년까지 다니려는 분들이 사전에 꼭 알아두어야 하는 불편한 진실이다.


나도 그랬지만 임원을 달지 못한 많은 선임 부장들은 내 능력이 뛰어나고,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이 회사에 쓸모가 있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명퇴를 거부하고 계속 다니기로 결정한 후에는 다음과 같이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수십 년 동안 이 회사와 직업 분야에서 쌓은 노하우와 전문 경험을 살려 회사에 기여하고, 나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하고 도움을 주면서 명예롭게 퇴직하겠다. 더 욕심을 부리면 일시적으로 팀장에서 내려갔지만 일을 잘하면 다시 팀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는 사람도 있다.


꿈 (출처 : 모름)


그런데 정말 그럴 수 있을까? 회사가 명예퇴직을 거부한 부장들이 이렇게 회사 생활 하길 바랄까? 명예롭게 퇴직하는 것을 원할까?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명예퇴직을 거부하고 계속 다니는 나이 많은 직원들을 잘 활용하려고 생각하는 회사는 거의 없다. (물론 경험이 많은 분들을 잘 활용하는 회사와 업종은 있다.)


과거에는 명퇴를 받아들이지 않은 사람들의 책상을 도서실이나 복도에 놓거나, 더 이상 버티기 힘든 보직을 주어 퇴사를 유도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근로기준법에서 정년 보장이 되고, 괴롭힘 방지법으로 인해 더 이상 이런 비인간적인 조치가 불가능하지만, 여전히 회사는 보이지 않은 간접적인 방법으로 자발적인 퇴사를 유도한다.


그 대표적인 방법 중의 하나가 더 이상 회사에서 중요한 역할과 일을 맡기지 않는 것이다.


내가 팀장 시절에 회사에 계속 남아 있는 부장급 인력들을 잘 활용하자는 취지의 기획안을 스스로 만든 적이 있다. 이 기획서를 회사 경영층에게 프레젠테이션까지 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사내 나와 친한 고위 임원이 이런 나의 행동을 만류하면서 그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 그때 회사에서 말하지 않는 불편한 진실을 알게 되었고, 그 이후로 나는 이런 원대한 꿈(?)은 버리고, 지금까지 조용히 지내고 있다.


왜 회사는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지닌 이런 우수한 인력들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하지 않을까?

why(출처 : 123RF)

근로자의 입장이 아니라 회사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면 그 답이 나온다. 회사는 그 사람들이 계속 일을 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하루라도 빨리 회사를 떠나는 것이 좋을까? 만약 명퇴를 거부하고 다니는 직원들의 퍼포먼스와 사내 평판이 좋아지면 어떻게 될까?


회사는 성과 위주 보상 시스템이므로 만약에 선임 부장들의 성과가 좋으면 고과를 잘 주어야 하고 그러면 연봉이 오르던지 최소한 삭감은 되지 않아야 한다. (임금피크제 적용 회사의 경우) 그리고 후배들 중에서 그런 선배를 롤모델로 삼고 그 길을 가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다.


이런 모습은 회사/조직이 바라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회사는 조직이 젊어지길 원하고 나이 많은 사람들 비중이 높은 것을 원하지 않는다. 또한 아직 우리나라는 연공서열 위주 급여 체계가 강하므로 근무 년 수가 높은 직원들이 많으면 회사 비용 측면에서 좋지 않다. 그래서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임원이 아닌 부장 팀원은 회사에서 더 이상 쓸모 있는 존재가 아니다. 씁쓸하지만 이게 아무도 말하지 않고 있는 불편한 진실이다.



우리나라 회사 경영진에게 조언드린다. 인생 100세 시대이고, 이제 정년을 64세까지 연장하자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런 시대 변화에 맞추어 회사의 패러다임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 물론 가능하면 명퇴자가 많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도 많다.


나이가 많은, 보직장에서 물러난 분들을 배척하고 퇴사 유도할 것이 아니라, 이분들의 역량을 잘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와 함께 젊은 후배분들의 취업을 늘릴 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어려울 것 같지만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생각해 보면 많다. 이 이야기는 이 브런치북 주제는 아니라서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다시 오늘 이야기로 돌아가서, 늘작가의 길을 따라오려고 하는 분들이 있다면 아프지만 이런 냉정한 현실을 직시하고 회사에서 조용히 살면서 천수 누리는 것 만이라도 감사하면서 살아야 한다. 행여 내가 이 회사에 몸 바쳐 성과 창출에 기여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마라. 그러면 본인만 손해다.


만약 이런 마음가짐과 버틸 근육이 없으면 이 길을 걷지 마시길 조언드린다. 그런 분은 명퇴금을 받고 회사를 떠나서 제2인생을 다시 설계하고 살아가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늘작가는 어떻게 했냐고? 이런 삶을 미리 알고 각오를 하고 다녔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 이런 상황에서도 스트레스받지 않고 즐겁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이다.


겉으로 보이는 것이 거짓일 경우가 자주 있다. 그 이면에 있는 진실을 알아야 한다.


진실, Truth(그림 by 늘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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