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에서 나는 이 회사에서 더 이상 에너지를 쏟아서 다니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매슬로우 5단계 욕구분석에 의하면 이렇게 사는 삶은 겨우 두 번째 단계인 ‘안정의 욕구’ 혹은 잘해야 3단계인 ‘소속과 애정의 욕구”정도 수준일 것이다.
매슬로우 욕구 5단계 (출처 : 모름)
만약 명퇴 거부 한 이후 정년까지의 회사 생활이 이렇다면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고 자아실현을 하고자 하는 매슬로우 4단계나 5단계의 삶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주위에서 명퇴를 거부하고 회사에 다니는 분들이 힘들어하는 것 중의 하나가 이런 고차원 욕구를 회사에서 채우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 과거 이 회사에서 날리던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쓸모없는 부품 신세로 전락해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아서 급여까지 매년 삭감이 되니 근로 의욕도 떨어지게 된다. 이런 점이 견디기 어려워서 많은 분들이 명퇴를 수용하거나 팀원 생활 몇 개월 길어야 1년 정도 더하고 회사를 나가게 된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잘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것이 무엇이냐고? 회사를 더 이상 나의 본캐로 생각하지 말고 부캐로 생각하면 된다. 좀 더 심하게 이야기하면 부캐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나의 본캐는 회사 밖에서 찾고 만들면 된다. 부캐는 통상 긍정적인 의미에서 나의 또 다른 캐릭터나 삶을 뜻하지만, 오늘 글에서는 나의 메인 캐릭터 혹은 미래를 준비하는 캐릭터(=부캐)가 아니라는 뜻이다.
“직장은 내 인생에서 영원한 본캐가 될 수 없다.”(물론 전문직이나 내 사업을 하는 경우는 직장, 회사가 영원한 본캐이다) 더구나 회사에서 나를 잉여로 생각하는데, 직장을 본캐라고 계속 생각한다면 그것이 더 이상하고 바보인 것이다.
늘작가는 2020년 연말 명퇴 제안받기 이전 오래전부터 회사 밖에서 나의 새로운 부캐와 본캐를 만들고 있었다. 그 1호는 가족이었다. 가족은 원래 모든 사람들의 본캐 아니냐고? 맞는 말이다. 그런데 수많은 직장인들이 제일 중요한 가족을 본캐는커녕 부캐도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가족 본캐는 회사에서 임원의 꿈을 버린 후인 20여 년 전부터 착실하게 만들어 왔다. 브런치스토리에서 관련 글도 종종 올렸지만, 나는 회사와 가족 중 꼭 하나를 택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80% 이상은 가족을 선택했다. 그래서 지금 내가 이 회사에서 임원이 되지 못한 이유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렇게 살아온 삶을 일도 후회하지 않는다.
주의. 그렇다고 회사나 본업에 집중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부자가 되고 사회에서 큰 성공을 하려면 직업에 집중하여야 한다.만약 임원을 꿈꾸거나 본업으로 큰 성공을 하려면 거꾸로 회사/일에 대한 비중이 80% 이상 되어야 했을 것이다. 단지 나는 그런 깜냥이 되지 않았을 뿐이다.
그리고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회사 밖에 또 다른 부캐를 만들기 시작했고, 그것들이 점점 나의 본캐로 변하고 있다. 이제 나의 본캐는 회사가 아니라 블로그, 브런치스토리, 카페, 인스타, 페북 최근 시작한 스레드(아직 유튜브는 시작하지 않았다) 등의 SNS 플랫폼이다.
분야는 부동산과 재테크로 시작해서 커리어, 자기 계발, 여행 등으로 계속 넓혀가고 있다. 앞으로 늘작가의 제2인생 본캐가 될 직업 후보군도 많이 준비하고 있다. 작가, 1인 콘텐츠크리에이터, 메신저, 강사, 여행가, 일러스트, 사업가 등등. 요즘 유행하는 N잡러가 목표이다.
직장은 영원하지 않고 언젠가는 그만두게 된다. 회사는 결코 영원한 나의 본캐가 될 수 없다. 어느 순간이 되면 부캐로 살아야 하며, 최종적으로는 그 부캐마저 될 수가 없다. 그래서 하루라도 빨리 회사 밖 지옥에서 살아갈 나의 부캐를 찾고 그것을 성장시켜 나의 진정한 본캐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부장 팀원뿐만이 아니라 이 땅의 모든 직장인들이 꼭 알아야 띵언이다. 회사는 부캐, 회사 밖은 본캐!
부캐 본캐 (그림 by 늘푸르게)
P.S
오늘 글이 회사/일을 등한시하라는 것 아니다. 지금 본인이 일하는 분야를 좋아하고 잘하고 전문가가 되면, 그 일로 평생 즐겁고 행복하게 돈 벌면서 살 수 있다. 단 회사/직장인이 아니라, 직업인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