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출산율 0.84명. 사상 처음으로 사망자수(30만 5100명)가 출생수(27만 2400명)를 넘겼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 상황이 매년 가파르게 진행된다는 것이다. 2016년까지 40만 명대였던 출생아 수가 단 4년 만에 20만 명대에 진입했다.
덕분에 이 현상과 밀접한 사업은 불등이 찍히게 되었다. 가령 교육업계를 예를 들면, 과거 연예인 못지않게 크게 인기를 끌었던 수능 스타강사들은 이제 수능으로만 안주하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공무원 강사로 진출을 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시사 관련 강의 등 다양한 분야를 넘보고 있다. 연령층을 좀 더 넓힐 수 있는 영역으로 파고드는 것이다.
사실 가장 크게 영향받을 수밖에 없는 사업은 아동 관련 시장일 것이다. 절대적인 고객층 자체가 급감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최대 불황기이지 않을까.
하지만, 아동 시장은 그 예상외로 꾸준히 선전하고 있다. 매년 역대 최저 출산율을 갱신하고 있는 상황. 아동 시장은 어떻게 역성장을 할 수 있었을까?
백화점 최고 효자 상품
작년 코로나 19로 암흑기를 경험했던 백화점에게 최고의 효자 상품은 단연 '명품'이었다. 적어도 한국에서
명품만큼은 꾸준히 성장하면서 백화점의 든든한 소년가장이 되어주었다. 21년도 역시나 명품의 전년대비 매출 증가율은 매서운 상황이다.
이 매서운 증가율을 넘어서는 유일한 상품이 있는데, 바로 '아동복'이다. 3월을 기준으로 가장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본래 3월 자체가 새 학기 시작으로 인해 불티나게 팔리는 시즌이기는 하나,
의류시장 자체가 3월이 최고 성수기 중 하나인 것을 감안하면 이 성장률은 주목할만하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유아동복 시장 규모는 2014년 2조 1100억 원에서 2018년 3조 8200억 원으로 급성장했는데, 그 이유는 크게 2가지 정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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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은 목적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효율성만 따진다면 1만 원 한 장으로도 티셔츠를 2~3장씩 살 수 있으니까. 하지만, 저출산 흐름에서 부모들은 우리 아이에게만큼은 최고의 옷을 사주고픈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 2~3명을 낳을 때는 아이들 성장기가 빠르기 때문에 옷을 물려주고, 저렴한 옷들을 구매했던 것이, 오직 한 명을 위한다는 생각이 이 차이를 만들어준 것이다.
백화점 아동복 매출이 상승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아동복 프리미엄을 마다하지 않는 부모들의 Needs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걸맞게 상품들을 계속해서 구비하고 있으니 말이다.
작년 출산율은 0.84명. 이제는 아기를 2명 이상 낳는 곳을 찾기 힘들다. 게다가 아동복을 구매하는 여성들의 나이 때는 30대 중후반의 비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아기를 낳아도 경제력을 어느 정도 갖춘 상태임을 의미한다. 점점 더 아동의 수는 줄어들겠지만, 구매력을 갖춘 부모들의 오직 한 명을 위한 소비행태는 아동복 프리미엄 시장이 아직까지는 성장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도 트렌디하게
그렇다면 저렴한 아동복 업체들은 무너졌을까?라는 의문이 생길 것이다. 정답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저렴해도 트렌디한, 소위 '인싸' 컨셉 옷을 파는 곳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본래도 부모님들은 자녀의 학교생활에 관심이 많았지만, 이제는 오직 1명뿐인 우리 아이라서 그 정도는 더욱 커졌다. 그래서 학교 성적도 성적이지만, 상대적으로 옷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증가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하나뿐인 우리 아이가 모든 면에서 다른 아이들보다 뛰어나길 바라는 마음. 매일매일 가장 쉽게 확인되는 옷이 그 최고의 수혜자가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앞서 말한 프리미엄 아동복의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지만, 저렴해도 아동복 트렌드를 잘 반영한, 혹은 그 트렌드를 새롭게 만들어주는 쇼핑몰들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남아 아동복 온라인 쇼핑몰 TOP3는 꾸준히 순항하고 있다.
매년 역대 최저 출산율을 갱신하는 흐름과는 다르게 부모들의 Needs를 잘 반영한 아동복 업체들은 꾸준히 순항하고 있다. 절대적인 고객층이 꾸준히 감소한다고 해도, 프리미엄 업체는 그 가격대를 조금 더 높이고, 트렌디한 업체는 트렌드에 민감한 아이들을 위해 더 많은 트렌드를 제시해 더 많은 옷을 사게 할 수 있다면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다. 물론 말이 쉽지 두 가지 사항 모두 업체에게는 고민의 고민의 연속이겠지만 말이다.
계속해서 아동수는 줄어들고 있는 시점에서 프리미엄, 트렌디 옷들은 이 상황을 언제까지 커버를 쳐줄 수 있을까? 그리고 이것이 부족하다면 아동복 시장은 또 다른 해결책을 해놓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