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30일 중 가장 행복한 날은 월급날!!
직장인과 알바생들에게 있어서 월급날처럼 기다려지는 날은 없을 것이다. 한 달에 한 번, 이 하루를 위해 몇 번이고 때려 치우고 싶기도 하고, 주인이나 상사로부터의 구박도 꾸울 참을 수 있는 힘은 바로 이 날이 있기 때문이리라.
공감 매장직원들의 월급날이었다. 저녁시간 즈음 단체방에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자기들끼리 월급을 받고 기뻐하는 모습을 찍어 올린 사진이었다. '얼마 되지도 않은 금액에 저렇게도 좋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가 25년전 롯데리아 입사 초기 매장에서 일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그 당시만 해도 많은 수의 알바생들이 고등학교 2~3학년 학생이었고,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중 나이가 많고 몇 년동안 알바를 한 남자와 여자가 큰 오빠, 큰 언니 행세를 하면서 아이들을 챙겨주고 돌봐주고, 또 무섭게 지도하기도 하였다. 월급날이 되면 매장의 문을 닫고 받은 시급을 쪼개 사온 고기를 매장의 그리들에 구워 놓고 소주나 맥주를 마시고 한 달의 회포를 풀곤했다. 그후 나이가 많은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노래방에 가거나 그 중 한 친구의 집에 가서 2차를 하기도 하였다.
알바를 하는 아이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월급은 받으면 어디에 쓰냐?"라고.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기 용돈 일부를 빼놓고 대부분은 부모님께 드린다고 했다. 한국에서도 그 당시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게 말했던 것이 기억난다. 자기가 번 돈을 부모님께 드려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아이들. 애처롭기도 했지만, 아직 가정 재정이 녹록치 않으니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공감에 근무중인 18살의 Tien에게 사진을 한 장 찍자고 하고 '자긴 얼굴이 못 생겼다'고 얼굴을 가리며 웃는 모습이 누구보다도 순수하고 귀여워 보인다. Tien은 올 해 고등학교를 졸업하였고, 처음 공감 매장에서 근무를 시작하였다. 아침 7시에 매장에 나오면 오후 5시에서 7시까지 근무를 한다. 근무시간표 관리가 엉망이라고 매니져를 혼냈다가 '자기는 근무를 많이 해야 한다'며 매니져에게 달라붙어 근무시간을 늘려달라고 아양을 떠는 모습을 본 적이 있어 그 후로는 근무시간에 대한 언급은 되도록 자제하고 있다. 힘이 드는 모습이 보일때면 집에 일찍 들어가 쉬라고 하는게 이 녀석을 챙겨주는 것일 뿐이다. 이 친구도 자기 월급의 대부분을 부모님께 드린다고 한다.
앳띤 얼굴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한국과 다른 점 중에 하나는 이곳에 여자 알바생들은 대부분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점이다. 10시가 넘어 매장 문을 닫고 회식을 하는데도 꼬박꼬박 참석을 하면서도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순수하고 예쁘다'는 생각을 매 번 하곤 한다. 술을 한다고 해서 나쁘고 안 한다고 해서 착하다는 것이 아니라, 생활에 흩트러짐이 없이 산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30~40년전 양공주라 불렸던 우리 누님 세대들이 번 돈으로 오빠 동생들의 학비를 마련해 주었고, 20년전 알바생들이 부모님께 전달해 드린 시급이 한국의 발전에 일조했다는 점을 난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그런 착한 사람들에 감사해야 한다는 생각한다.
이제 모두 또 30일을 버티며 근무를 해야 한다. 그래도 또 저렇게 웃을 수 있는 희망이 있으니 우리는 행복한 사람들이지 않은가! 오늘도 행복하고 흐믓한 마음으로 아침을 시작해 본다. 나는 사업주로서 이런 착한 직원들이 열심히 일한 대가를 제대로 제공하고, 그들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꿈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기분 좋은 의무이고 힘이 생기는 의무인 것 같아 행복하다.
베트남에서 생활을 하다 가끔 이런 생각이 들곤 한다. 20~30년 전에, 내가 젊을 때 한국의 모습과 너무 많이 닮았다는. 우리 어르신 세대들의 가족을 생각하고 억척같이 살아 주셨기에 지금의 한국이 있는 것처럼, 지금 베트남 젊은이들의 모습이 베트남의 미래를 만들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