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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May 25. 2024

베트남 푸미의 아침

아침 영업시간 확장이 부른 삶의 변화

 처음 공감의 오픈 당시 매장의 오픈 시간은 오전 9시였다. 돈치킨의 오픈 시간이 11시였고 식당들도 빨라야 9시였고, 내 판단에도 아침 일찍 매장을 찾는 분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오픈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일찍 매장으로 나갔었는데 아침에도 한 두 분의 고객이 매장을 찾아 오셔서 간단하게 빵과 음료들을 사가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특히 월요일이나 월초가 되면 회사 직원이 아침 일찍 찾아와 박카스나 비타 500, 믹스형 커피 등을 사무실에 놓고 쓰기 위해 찾으러 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침 1시간 아르바이트 시급은 22,000VND(한화 약 1,100원 정도)이다. 어차피 아이스크림 쇼케이스나 대형 냉동고는 24시간 가동중이고 아침시간에 영업시간을 한 시간 연장한다고 해서 비용이 추가로 들어갈 이유도 없다. 오픈 시간을 8시로 변경하였고, 월 매출에서 약 2천만동(약 100만원)의 순수한 증가를 가져왔다. 이후 옆에 새로 입점한 하일랜드 매장이 7시에 오픈하는 것을 보고 우리도 7시로 오픈 시간을 앞당겼다. Extra 매장의 주타겟은 베트남 현지인들이고, 새벽부터(당시 7시는 내게 새벽이었다) 베트남 사람들이 하일랜드 매장에 와서 커피를 마시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그 분들께 홍보하고 알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했다.

 아침에 오픈 하면 하일랜드를 찾는 고객들에게 매장을 알리는 홍보물을 전달해 드리고, 매장에 빵류와 음료가 있슴을 알게 된 고객들이 꾸준히 매장을 찾아 빵과 더불어 매장 상품을 사 가시게 되었다.


  나는 공감 Extra 매장을 오픈하고 Early Bird Evnet를 진행하면서 진정으로 내가 이 이벤트에 감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돈치킨과 공감 매장을 운영할 때 내가 보통 일어나는 시간은 8시 정도였다. 그것도 아침 근무자들이 배정되어 있으니 조금 필요하다 싶으면 침대에 누워 있고 싶을 때까지 누워 있다가 매장에 나오곤 했다. 그런데 Extra 매장을 운영하게 되자, 반드시 아침 6시에는 일어나야 했다. 내가 힘들어 늦게 나오는 경우가 생기는 것처럼 직원들도 5분, 10분 늦게 나오는 경우가 있었고 꼭 그런 날에는 저녁이나 다음 날 그 분이 매장에 들러 “아침에 7시에 왔는데 매장이 안 열려 있더라구요” 라고 하시는 것이었다. ‘고객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고, 지키지 못할 약속이라면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아침 오픈 시간을 반드시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Phu My 아파트, 안방에서 바라본 일출 전경

 아침에 눈을 뜨면 아파트 안방에서 정면으로 해가 떠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느 한 날 5시 30분정도에 잠자리에서 일어났는데 시간적 여유도 있어, 주변의 쌀국수 식당에 들러 쌀국수를 먹고 매장까지 보았다. 6시도 안된 시간이었는데도 벌써 식당에는 몇 분이 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이렇게 아침을 하고 출근을 하는 것이다. 일부러 군데 텃밭도 있는 주택가 주변 길로 걸으면서 이런 감정을 느꼈다. ‘아! 이래서 어르신들이 그렇게 아침 일찍 일어나셔서 산에 오르시기도 하고 운동 삼아 마을을 도보로 걸으시는구나!’ 아침 눈을 뜬 작은 새들은 쉬지 않고 재잘 거리고 있었고, 따스한 햇살을 받은 길거리 풀들도 초록을 자랑하고 있었다. 또한 내 얼굴을 스치는 서늘한 아침 바람은 여느 먼지들도 머금지 않은 착한 바람이었다. 그렇게 매장에 온 나는 물 호수를 틀어 매장 주변을 깨끗이 씻어낼 수 있었다. 그렇게 행복감을 즐겼는데도 오픈 시간에 이르지 않았다.


 아침 시간을 잊고, 버리고 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매장의 오픈 시간을 앞당긴 것은 매출을 증가시켜 주는데 큰 도움이 되었지만 무엇보다 내가 잃어버리고 살았던 아침시간을 찾게 해주고, 내가 더 건강하고 활기있게 생활할 수 있게 해 준 소중한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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