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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Jun 26. 2024

나라사랑하는 마음 모인 곳, 현충원

 어제저녁 딸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오늘 현충원 다녀왔다고. 그리고 하이재킹 영화를 보았는데 할아버지 생각이 났다고. 

 "무슨 일로 현충원에 갔다 왔냐?"고 물으니 6.25 사변일 이어서 남자 친구와 같이 갑자기 가보게 되었다고 한다. 신기하고 기특하다. 한국에 들어갔을 때, 혼자 두어 번 다녀오고, 한 번은 부모님을 모시고 한 번 다녀온 적이 있었지만 애들에게는 같이 가보자고 권하지 못했다. 특별히 그곳에 모시고 있는 분도 없고 묘지라는 생각 때문에. 


나라사랑의 마음이 모여 있는 곳... 국립 현충원 :: 베트남 바로 알기 (tistory.com)

현충원 입구 태극시계 

 기특한 생각이 들었다. 해외생활을 오래 해서 할아버지, 할머니 사랑 많이 못 받고 자랐고, 지금도 아빠가 이렇게 나와 있으니 자기들끼리 자주 가기도 어려운데 그래도 할아버지 생각하는 걸 보면 고맙고 착하다는 생각이 절로 난다. 


 조금 있으니 "나중에 할아버지도 현충원에 들어가실 수 있어요?"라는 물음이 왔다. 

 2년 전 부모님을 모시고 국립 현충원을 찾은 이유가 있었다. 그곳에 아버님의 친구분이 납골묘에 모셔져 있기 때문이다. 아버님은 친구분을 만나러 가는 이유도 있겠지만 다른 하나는 돌아가신 다음에 이곳 용산 국립현충원으로 오실지, 아니면 대전 현충원으로 가실지를 고민하시기 때문이었으리라.

 용산 현충원으로 오신다면 납골묘에 안치되고, 대전 현충원으로 가시면 분묘 형태로 안치되실 수 있는데 그 결정을 하시고 싶으셨던 것이다. 친구가 안치된 곳에서 "친구야 나도 여기 내 옆으로 올까?" 물어보신 것도 그렇고 차 안에서 어머님께 "여기로 와야 가족들이라도 편하게 오지 않겠나?"라고 하시는 말씀을 들었다.


 딸이 처음에는 "서울로 멋지게 가는 게 어떨까요?"라고 하더니 분묘와 납골묘의 차이를 설명해 주고 납골묘 사진을 보내주니 "아쉽네요. 분묘가 멋있는데"라고 한다. 

 그러니 아버님이 왜 고민이 없으실까?  아버님이 결정하시는 데로 하면 되지. 대전도 그리 멀지 않고. 


 자랑스러운 우리 아버님. 착한 딸 때문에 다시 한번 생각하다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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