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인가 불신인가?
며칠 전 저녁이다. 숙소에 있다가 산 쪽으로부터 밀려오는 바람을 느끼곤 입구를 열어두면 통풍이 잘 되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문을 열기 위해 복도로 나갔다가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떠올랐다.
도둑들이 침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아파트를 만들 당시 가구의 입구에 기본사양으로 설치해 준 것이리라.
이런 도둑방지용 창살이나 문은 일반 주택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심지어는 철조망과 쇠창살 그리고 또 유리창에는 창살로 보완을 하여 마치 군 경비소 같은 철통보안을 하는 가정 주택도 보인다.
물론 새로 신축된 아파트에는 그런 장치들이 보이지 않았다. 그 아파트는 주민들도 자기 층만을 이동할 수 있는 키를 지급받아 사용한다고 한다.
창살을 잠그고 거실로 들어와 앉아 있다 갑자기 머리가 삐쭉 서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번 코로나 사태 때 감염된 중국 아파트의 모습이 상상되었다. 마치 봉쇄된 교도소와도 같이 철장에 갇힌 모습이 상상이 되어 무서운 생각마저 들었다.
베트남의 도둑은 좀도둑 수준이라고 한 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 사실 가져갈만한 것도 별로 없는 시골 마을에 왜 이렇게까지 그리고 무얼 지키려 하는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다.
그만큼 '자기 것에 대한 애착이 강하고 한편 남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인가?'라는 생각이 들어 무섭다는 생각마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