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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Jul 02. 2024

한국 vs 베트남, 한국 ♥ 베트남

적으로 살 것인가? Vs 친구로 살 것인가?

 베트남에 대한 반감 섞인 기사나 유튜브 내용물들이 많이 눈에 띈다. 코로나 사태 이후 한국에 보인 베트남 정부의 비행기 착륙불허 사건, 반미(베트남 대표 전통 음식) 비하 사건 이후 태극기 비하 사건, 박항서 베트남 축구 감독 연봉삭감 요구, 삼성전자 노동권 침해 관련 NGO 소송 사건, 삼성전자 기밀 유출 사건 등 많은 사건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온 상태에서 양국 간 그리고 양국 국민 간의 갈등은 골이 점점 깊어지는 듯하다.

 한국 정부에서는 불법 노동자에 대한 강제 추방 조치, 관세 인상, 외국인 우대 정책의 축소, 국제결혼의 비리를 색출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법령 강화 조치 등으로 베트남에 대한 강경 대응을 시행하고 있다. 


 한국 사람들은 ‘지금껏 베트남 경제를 일으켜 세워 준 고마운 한국과 한국인의 등에 칼을 꼽았다’라는 식의 일종의 배신감과 적대감이 외부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선진국 반열에 올라 세계의 중심이 되어가고 있는 우리에게 ‘감히 베트남 따위가, 그것도 말도 안 되는 정책과 민족성으로 우리를 무시하려 든다’는 생각이다. 

 반면 베트남 사람들은 ‘우리보다도 훨씬 못 살던 나라가 경제 발전을 했다고 지금은 거드름을 피우지만, 그래도 우리보다 떨어지는 민족이고, 우리는 한국보다 더 빨리 그리고 더 잘 살 수 있다’라는 소중화(小中華) 사상을 가지고 있다. 중국과 프랑스 강국들도 물리치고 심지어 세계 제일이라는 미국마저도 몰아친 민족이라는 자긍심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이다.

 

 둘 다 문제가 있는 인식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한국은 베트남에 자원봉사를 한 것이 아니다. 기업들은 자기들의 이익 창출을 위해 베트남에 투자 및 개발을 한 것이고,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베트남에 들어와 먹고살고, 돈을 벌어 보겠다고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일본처럼 조선을 식민지화시켜 모든 것을 착취하고 민족성을 말살하려 해 놓고는 이제 와서 ‘도로, 철도 등 경제발전의 기반을 만들어 주었느니’라고 하는 파렴치한 인간들과 비교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적어도 저임금, 저물가, 저비용 등의 이점을 살리기 위해 우리가 자발적으로 진행한 것을 두고 마치 선교사업을 한 양, 구제 활동을 한 양 생색을 내고 그로 인해 배신감을 느끼고 분노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말이다. 

 베트남도 마찬가지이다. 유구한 역사 속에 침략을 막고 강대국과의 대결에서 승리하였다 하더라도 그것이 지금 시민들의 입에 풀칠을 해 주진 않는다. 미국을 이겼다고 소리쳐 봐야 코로나에 의료시설이나 치료약이 없음을 먼저 깨닫고 자진해서 집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고 찍소리 없이 숨죽여 살았던 것이 현실이다. 불과 10여 년 만에 베트남 최대기업이 된 빈 그룹처럼 몇 년 사이에 유통, 전자 부문을 포기하고 무너진 것처럼, 마지막 자동차 산업마저 무너지면 이름도 사라질지 모르는 게 현실이다. 


 ‘역사를 모르는 사람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다. 한국과 베트남 두 나라 국민들 모두, 역사를 통해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지는 것은 충분히 그럴만한 자격이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역사를 통해 현재를 긍정적으로 그리고 발전적으로 만들어 나가고 미래 세대인 우리 자식들에게 ‘앞선 세대가 잘 만들어 주셨구나. 우리도 그렇게 후세에게 넘겨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양국과 양국 국민들이 서로 갭을 찾으려고 달려들고, 할퀴고 물어뜯고 싸우려고만 하지 말고, 서로 그리고 각자 발전할 수 있는 공통점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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