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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 스님, 평생 공부하는 사람들

미사와 예불 사이, 책과 함께 사는 사람들

by 한정호

어제 저녁 불빛이 사라진 성당을 지나가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일요일 저녁 미사 한 번 하시고... 나머지는 땡땡이? 스님들과 신부님들은 미사나 예불 시간 외에 어떻게 하루를 지낼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알고 보니, 이분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 듯 하다. 특히 공통점 하나는 바로 "공부"다. 신부님도, 스님도 평생 책을 놓지 않는다는 사실! 그 분들의 공부 생활을 찾아보고 비교해 보았다.


■ 신부님의 공부

신부님들은 사제가 되기 전부터 신학교에서 오랜 시간 철학, 신학, 성경을 공부한다. 사제가 된 이후에도 공부는 끝나지 않는다.

신부님들이 공부를 쉬지 않고 이어가는 이유는, 미사 강론을 준비하고, 교리 교육 및 신자 상담을 위한 지식을 습득하며, 최신 교회의 가르침을 연구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적 이슈(윤리, 인권, 환경 등)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이다.

주로 공부하는 분야는 성경 해석, 교회사, 교부학 등의 교리와 관련된 과목이며, 심리학, 상담학도 중요한 학습 과목의 하나이다. 또한 시대적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또한 원문 성경 언어(라틴어, 히브리어 등)에 대한 학습도 진행한다.

이렇듯, 신부님들에게 하루 중 묵상과 독서 시간은 필수 시간인데, 이는 강론 준비를 위해 끊임없이 읽고, 연구하고, 글을 쓰는 것이다.


■ 스님의 공부

스님들도 출가 후 강원이나 승가대학에서 불교 철학과 경전을 배우며 시작한다. 이후에도 끊임없는 공부와 수행이 이어진다.

스님들이 공부하는 이유는 법문(불교 설법) 준비하거나, 경전 해석과 독송 그리고 참선, 명상 수행 심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대중애 대한 지도와 사찰 운영을 하기 위한 학습들을 진행하는 것이다. 주로 공부하는 분야는 금강경, 화엄경 등의 주요 경전과 불교 사상, 선(禪), 명상 이론 등에 대한 학습이며, 역사, 종교 간 대화 그리고 문화재, 미술,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학습을 진행한다고 한다.


두 분 모두 아침과 저녁 예불 사이, 수행과 함께 공부를 병행하며, 평생 경전을 곁에 두고 살아가는 것이다.

신부님과 스님, 종교는 다르지만 공통점을 발견하였다. 바로 "평생 학습자"라는 것. 누군가를 가르치고 이끌기 위해 자신을 먼저 다듬고 채우는 삶. 그래서 그 분들의 하루는 미사와 예불 사이에 쉼 없이 이어지는 배움의 시간이라고 볼 수 있겠다.


땡땡이를 생각하며 흐믓해 했던 내 우둔한 생각과는 달리 그분들은 지금도 학습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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