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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Jun 03. 2020

내 아들이 죽는 것도 다른 이를 죽이는 것도 원치 않아

비살상무기(Non-lethal Weapon)의 등장과 발전

들어가는 말


양차 세계대전을 통해 적대적 인류 집단은 상호 간 폭력의 무제한성을 통한 대규모 살상을 경험하였다. 그 이후, 군사력은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최후의 수단(Last resort)으로 고려되어 왔다. 2003년 3월 부시 대통령의 대 이라크전 결정을 반대하는 미국인 반전(反戰) 시위대의 일원은 CNN TV의 인터뷰에서 “전쟁터에서 내 아들이 죽는 것도, 내 아들이 다른 사람을 죽이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이와 같은 반전 평화주의 사상의 확대는 최후의 수단으로 군사력을 사용하더라도 인명 살상은 최소로 해야만 하는 현실을 보여 준다.


이런 관점에서, 인명과 장비의 대량 살상과 파괴를 피하고, 전쟁 강도의 선택적 유연성을 부여해 주는, 비살상 무기체계의 운용은 시대적 요구를 충족하는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 이 비살상 무기의 개념과 등장 배경에 대해서 살펴본 후, 미래전의 양상에 따른 비살상 무기체계의 발전방향에 대해서 논의해 보자.


     

비살상 무기의 개념과 그 등장


비살상 무기의 개념

비살상 무기(Non-Lethal Weapon)는 재산과 환경에 의외의 손해를 입히는 반면 인원과 물자에는 최소한 방해를 하거나 무능력하게 하도록 의도적으로 설계되고, 우선적으로 사용되는 무기라고 정의할 수 있다. 즉, 비살상 무기는 목표를 무능력화하기 위해 비극적이고 물리적인 파괴가 아닌 다른 수단을 사용하여 이익을 얻기 위한 것으로써, 비살상이라는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비살상 무기의 정의가 완전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비살상이란 단어는 ‘무기에 의해서 사망하거나 상처를 입지 않은 상태’를 의미하며, 사망이란 ‘그 즉각’이라는 시간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고, 상처의 정도는 비교적 ‘크고 깊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살상(Non-Lethal)의 의미를 보다 명확히 인식하기 위해서는 다음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첫째, 최소한의 살상, 즉 매우 낮은 살상 확률(Less-than-lethal), 둘째, 일정기간 동안의 무능화 상태(Disabling), 셋째, 시간적으로 매우 천천히, 미약한 충격력 및 폭발력(Soft-kill), 넷째, 심각한 살상은 아닌 초주검(Pre-lethal), 다섯째, 순간적인 살상이 아니므로 매우 고통스러운 상태(Worse-than-lethal) 등과 같은 묘사들이다.


결과적으로 비살상 무기체계는 인명과 재산에 치명적인 피해는 주지 않으면서, 필요에 따라서 인원 또는 장비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비살상 기술 또는 무력화 기술(NDTs: Non-Lethal Disabling Technologies)을 개별적 또는 복합적으로 이용한 무기체계다. “보다 부드럽게, 보다 정교하게, 보다 은밀하게”로 표현할 수 있는 “소프트 킬 병기(Soft-Kill Arms)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비살상무기체계의 분류

비살상 무기체계는 사용을 위한 대상이 되는 표적과 응용 기술의 두 가지 측면으로 분류할 수 있다. 표적에 의해 분류해 보면 대인(Anti-personnel) 비살상 무기체계와 대물(Anti-material) 비살상 무기체계로 구분할 수 있다. 대인 비살상무기체계는 사람을 대상으로 무능화 또는 비살상을 유발함으로써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그 대상은 전투원(Combatants), 범죄인(Criminals), 인질(Hostages), 비전투원(Non-combatants), 폭도(Rioters), 피난민(Refugees), 이재민(Disaster Victims) 등이 있다.


대물 비살상 무기체계는 전쟁에 사용되는 무기, 장비, 시설, 환경 등의 물질적 표적을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물리적 파괴는 하지 않으면서, 사용 불가능 또는 작동 불능 상태로 만드는 무기체계이다. 대물 비살상 무기체계의 대상은 무기체계 분야에서는 광학계통(Optics), 감지장치(Sensors), 시야 방해(Vision Obscurants), 전자장치(Electronics), 동력장치(Engines), 연료공급계(Fuels Supplies), 차륜 장치(Tires), 차량 장치(Trafficability), 탄약(Ammunition), 구조강도 약화(Structural Fatigue), 컴퓨터 프로그램(Computer Programs) 등이 있다. 기반(Infrastructure)을 대상으로 하는 대물 무기체계는, 통신(Telecommunication) 분야에서 Radio와 TV, 전화, 컴퓨터, 위성통신(Satellite Links), 수송(Transportation) 분야에서 연료(Fuel), 차륜(Tires), 도로, 교량, 활주로(Runways), 항공통제(Air Traffic Control), 해운 선적(Shipping), 에너지 시스템 분야에서 배전망(Power Grids), 발전소(Generators), 저유시설(Fuel Reserves) 등이 있다. 또 금융시스템(Finance System), 제조시설(Manufacturing), 공공시설(Popular Support)을 그 대상으로 하기도 한다.


비살상을 위해서 응용하는 기술에 의한 분류다. 응용기술로는 물리학, 화학, 생물학, 지향성 에너지, 정보전, 심리전 등이 이용된다. 물리학 분야는 운동력(kinetic impact), 저항력(physical restraint), 관통력(perforation)을 이용한다. 화학 분야는 표적 상에 위치하고 있는 인명 또는 물자와 작용제(agent) 간의 화학작용(chemical interaction)을 응용한다. 생물학 분야는 표적 상의 인명 또는 물자와 작용제 간의 생물학 작용(biological interaction)을 응용한다. 지향성 에너지(Directed Energy)는 표적에 전자기 또는 음향 에너지를 투사시키는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다. 정보전(Information Warfare) 분야는 정보의 파괴, 왜곡, 역정보, 전달체계 파괴 등을 실시한다. 심리전 분야(Psychological Operations)는 비살상 무기를 이용하여 적의 심리상태와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치도록 한다.


비살상무기체계를 사용 목적에 따라 대 센서형(anti-sensor), 기동성 감속형(anti-mobility), 대 C4I 시스템용(anti-C4I system), 대기 간 시설용(anti-infrastructure), 대인용 등의 5가지로 분류하는 경향도 있다.

대 센서형 비살상무기는 정보획득, 목표탐지 및 식별장치에 부착된 센서에 대해서 사용한다. 즉 전자파의 원리를 이용하여 광학장비를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손상시키며, 이 장비를 운용하는 조작 요원의 시력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비살상 기술이다. 예를 들면 저 에너지 레이저(LEL: Low Energy Laser) 무기, 등방성 특수 섬광탄(Isotropic Radiators), 고출력 마이크로파(High Power Microwaves) 등을 이용하는 무기체계이다.


기동성 감속형 비살상무기는 공항, 활주로, 도로에 윤활제나 초강력 접착제를 뿌려 항공기의 이착륙과 지상 차량의 기동을 저지하는 것이다. 연료를 고화시키거나, 비 연소성 또는 기화성 기체 및 자연 발화성 재료를 연소계통에 투입하여 엔진 성능을 현저하게 저하시킴으로써 그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연료 및 연소 변환 기술(Combustion Alteration Technology), 견인 불능화 기술(Anti-Traction Technology), 액체금속 연화제(Liquid Metal Embrittlement), 초강력 부식제(Super C+) 등을 사용하는 것이다.


대 C4I 시스템용 비살상무기는 지휘, 통제, 통신, 컴퓨터 및 정보 시스템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며, 전자파에 대하여 보호 또는 방호되지 않은 전자장비의 기능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비핵 전자기 펄스(NNEMP: Non-Nuclear Electro-Magnetic Pulse) 및 컴퓨터 바이러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대기간시설용 비살상무기는 수력발전소, 도로, 비행장, 수로, 교량, 유전, 연료저장고 등 기간시설의 기능을 정지시키기 위한 것이다. 발전용수의 점성을 변화시키거나, 터빌 블레이드의 기능을 약화시키며, 고분자 및 금속 구조물, 콘크리트, 고무, 탱크 및 파이프라인 등에 피해를 줄 수 있는 화학약품 또는 세균을 이용할 수 있고, 초저주파 불가청음의 공명현상을 이용하여 시설을 파괴할 수 도 있다. 예를 들면 발전 방해탄(EPDM: Electrical Power Disturbance Munitions), 흑연폭탄(BLU-14: Graphite Bomb), 세균(Bacilli), 초저주파음(Ultra Low Frequency Wave Band) 등을 이용한다.


대인용 비살상무기는 개인 및 집단 등을 대상으로 인질 구조 또는 폭동진압을 위해서 사용하며, 체루(涕淚)가스, 진정제 등의 화학약품을 사용하거나, 악취, 메스꺼움, 구토 등을 유발하여 사람의 활동을 정지시키기도 한다. 또한 시각 작용, 환상, 색변환, 위장 기술에 의한 폭도 진압, 고무탄환(Rubber Ball) 또는 후추 탄환(Pepper Ball), 스턴(Stun) 및 레이저 총, 접착 그물망, 특수 점성 거품(Sticky Foam), 초저주파음을 사용하여 전투원의 활동을 일시 정지시키거나 무력화시킬 수도 있다.


다음의 <그림-1>은 비살상 무기체계의 사진과 그림이다.

        <그림-1> 비살상 무기체계     


비살상 무기체계의 등장 배경

비살상 무기체계의 등장은, 미 국방부의 소말리아와 유고 내전의 실패 경험, 미 법무부의 사이비 광신도 집단 사건 및 OJ 심슨 사건의 실패 경험 등, 기존 무기체계의 한계로 인한 군사 작전 및 경찰 작전의 실패 교훈에서 비롯되었다. 1993년 미 육군 병기창의 비살상무기 관련 컴퓨터 시뮬레이션의 개발 등 미래전에 대한 준비 노력과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의 미래전의 양상에 대한 언급 등이 이러한 무기체계의 개발에 더욱 관심을 갖게 하였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사회적으로는 반전사상의 고취 등 평화주의가 범국제적으로 확산되고, 기술적으로는 첨단과학기술이 발달함에 따라서 비살상 무기체계에 대한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비살상 무기의 개발은 소말리아 사태와 유고 내전을 계기로 미국 국방부에서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되면서 시작되었다. 소말리아와 유고 내전을 진압하기 위해서 파견되었던 평화유지군으로써의 미군은 상대적으로 막강한 화력을 보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무고한 시민들을 다치게 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국제여론의 비난을 우려하여, 구식 소총으로 무장한 반란군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한 번도 해보지 못하고 조기 철수하였다.


미 법무부의 경우, FBI는 1993년 텍사스주에서 데이비드 코레시 사이비 종교 교주와 광신도 86명을 2개월여 포위하였으나 이들을 모두 불에 타 죽게 만들어서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부인과 부인의 연인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던 미식축구 선수 OJ 심슨이 로스앤젤레스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도망칠 때, 이를 추격하기에 급급했던 경찰의 모습이 CNN TV에 방영되는 수모를 겪기도 하였다.


1993년 9월 미 육군 피카티니 병기창에서 비살상무기를 이용하여 해외 주둔 미 공군기지에 대한 공격을 방어하는 미래전쟁 시나리오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제작 발표함으로써 관심을 끌었다. 당시 이 시뮬레이션은 살상용 재래식 무기를 사용하는 기존의 작전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전쟁과 반전쟁(War and Antiwar)』에서 비살상 무기의 효용도가 점점 더 높아지며, 이런 신무기가 국제질서에 변혁을 초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래전의 양상과 비살상무기체계의 발전


미래전의 양상

- 문명 패러다임의 전환

지금은 매 18-24개월 주기로 기술혁명이 발생하고 지식 반감기간이 3-4년으로 단축되면서 과학기술이 지수 함수적으로 발전한다. 정보통신기술, 항공우주기술, 생명․유전공학기술, 신물질․신소재기술, 로봇기술, 환경기술 등의 비약적 발전으로 인류의 생활공간이 우주, 사이버, 해양과 해저로 확대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은 지난 25년간 성능은 1만 배 향상된 반면, 비용은 1만 배 감소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 추세를 고려해 볼 때, 25년 후 정보통신 분야의 기술은 현재의 100만 배 향상될 것으로 예측된다. 디지털 혁명 또는 인터넷 혁명으로 통칭되는 대변혁의 회오리는 전 세계를 초 단위의 정보권으로 형성시켜 시간, 공간, 거래, 관계 등에 대한 기존 개념을 파괴한다. 한편, 인류가 일을 하고 부를 창출하는 방식이 변화되고, 일상생활뿐 아니라 사고 방법과 의식구조도 근원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학자들은 이러한 변화에 의해 21세기는 ‘정보와 지식’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문명 패러다임이 탄생될 것임을 제시했다.

 

- 미래전의 양상

 문명 패러다임이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 전환됨에 따라 정보 지식 중심의 새로운 전쟁 양상이 출현할 것으로 전망된다. 즉 산업시대의 전쟁 양상과는 다른 정보전(Information Warfare), 네트워크 중심전(Network-Centric Warfare), 장거리 정밀 전(Long-Range Precision Engagement), 로봇전(Robot Warfare) 등의 전쟁 개념이 탄생할 것이다. 이러한 정보문명시대의 전쟁에서는 전장 공간이 확대되고, 비접적, 비선형 전투가 가능해지며, 전략적 중심을 동시 병렬적으로 타격하여 마비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 최소의 희생으로 짧은 기간 내에 승리가 가능할 것이며, 그에 따라 기존 전쟁원칙의 수정과 함께 새로운 전쟁원칙이 탄생하고, 소프트 킬(soft-kill)의 위력을 전략적 차원에서 활용하게 될 것이다.


비살상무기체계의 발전

- 비살상 무기체계 개념연구

위에서 언급한 정보와 지식 중심으로의 문명 패러다임의 전환과 소프트 킬을 강조하는 미래전의 양상은 비살상 무기체계의 개발을 유인하는 근본 원인이다. 이러한 비살상 무기체계의 개발을 위해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분야의 체계 개념연구가 필요하다. 즉 비살상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전자 및 광학 전자파 기술, 화학, 고분자, 재료 기술, C4I 무력화 기술, 살포방법 및 장치 연구기술 등의 하드웨어 기술과 비살상 효과 성능시험 평가기술, 비살상무기 최적 운영 기술, 비살상 효과 제어 및 방호기술 등의 소프트웨어 기술에 대한 체계 개념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하드웨어 기술 측면에서, 첫째, 전자, 광학 전자파 기술 분야에서는 저 에너지 레이저 기술, 고광도 섬광탄, 마이크로파 발생 기술이다. 둘째, 화학, 고분자, 재료 기술 분야에서는 액체금속 연화제, 초강력 부식 및 점착 발포제, 연소 변환 기술, 반(反) 마찰 기술이다. 셋째, C4I 무력화 기술 분야에서는 C4I 마비 기술, 컴퓨터 침입 및 교란 기술이다. 넷째, 살포 방법 및 장치 연구 기술 분야에서는 에어로졸, 스프레이형 살포기, 기체와 액체와 고체 및 혼합물의 살포 수단이다. 이러한 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


비살상 기술 개념 연구, 즉 소프트웨어 기술 측면을 살펴보면, 첫째, 비살상 효과 성능시험 평가 기술 분야에서는 인체와 장비와 시설 및 환경영향 평가다. 둘째, 비살상무기 최적 운영 기술 분야에서는 비살상무기 또는 기술의 최적 운영조건 연구, 지상과 공중 및 입체 공지전에 대한 운영전략이다. 셋째, 비살상 효과 제어 및 방호기술 분야에서는 전자파 차단 및 방호, 초윤활제의 반마찰 제거 기술, 금속 연화제와 초강력 부식제의 중화 및 무능화 작용 제거 또는 회복 기술, 레이저 등 섬광 및 소음으로부터의 시청각 보호 기술이다. 이런 기술의 개발이 요구된다.


- 비살상 무기체계 개발 설계요소

비살상 기술의 무기에 대한 적용범위는, 페퍼(pepper) 가스로부터 최면제, 세균, 컴퓨터 바이러스 및 전자파 기술, 음향과 진동과 소음 등 심리전 유발 기술, 미세기술을 이용한 로봇, 환경 및 기후 변환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하다. 전자와 광학 및 전자파 분야에서는 소리와 빛과 전자파를 이용하여 초저주파 불가청음, 스턴 수류탄, 저 에너지 레이저, 고광도 섬광, 시청각 자극 및 환상 효과, 전자폭탄, 고출력 마이크로파, 비핵 전자기 펄스 등의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화학과 고분자 생물 분야에서는 화학약품, 차폐기술, 장애물, 바이오 기술 등을 이용하여 초강력 부식제 및 금속 연화제, 연소 변환 기술 및 중합 촉매, 윤활제, 초강력 접착제, 무능화 작용제, 연막차장 기술, 위장 기술, 점착 발포제, 점착 그물망, 생체 변환 및 세균 기술, 초전염병 등의 기술이 적용 가능하다. 컴퓨터 및 환경 분야에서는 소모성 재료, 컴퓨터 소프트웨어, 환경 및 기후 변환 등의 발생원을 이용하여 세라믹 파편, 채프(Chaff), 컴퓨터 바이러스, 안개 발생 및 제거, 인공 강우 및 태풍 진로변경 등의 기술 적용이 가능하다. 비살상 무기체계의 적용기술은 단일 기술을 이용하는 것보다는 2가지 이상의 기술을 조합하여 이용함으로써 상승효과(synergy effect)를 얻을 수 있다.


비살상무기는 단일 무기체계가 아니라 각종 첨단 기술이 결집된 복합 무기체계이므로 기술과 이해집단 간의 간격을 좁혀야 한다. 한편, 사용자인 군대, 개발자인 연구소, 생산자인 기업이 상호 협력하여 최적의 운영조건을 도출한 후, 체계개발을 착수해야 한다. 따라서 앞에서 언급한 체계 개념 연구가 선행되면서 단위기술을 종합할 수 있는 체계종합 연구가 필요하다.


비살상 무기 개발의 주요 설계 요소 측면을 살펴보면, 운영 및 개발자는 먼저 적에 대한 위협 분석과 개발이 요구되는 비살상 무기(기술)를 선정하는데 주안을 두어야 한다. 또한 현재 무기체계와의 연계성, 기존 투발수단의 사용 가능성, 안전 및 환경영향, 군수지원을 포함하여 법리 및 의학 문제에 이르기까지 5개 항을 무기체계 개발 운영을 위한 주요 설계요소로 분류하고 이를 심층 분석하여, 작전 운영시 유효하고 기술적으로 개발 가능하며 정책적으로 수용 가능한 비살상 무기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비살상 무기 설계 요소는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첫째, 적의 침입을 즉각 비살상으로 저지하거나 기동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가? 대상 시스템은 사용 후 즉각적인 또는 지연적인 효과가 있는가? 우군의 인원과 시설과 장비 등 자산의 보호에 기여할 수 있는가? 지휘에 따라 비살상 기술을 활성화 또는 비활성화할 수 있는가?


둘째, 기존의 무기체계를 이용할 수 있는가? 기존의 무기체계와 병행 사용 시 상승효과가 있는가? 교육과 훈련과 교리발전 및 사용이 용이한가?


셋째, 사용 후 개인 및 집단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으며, 비살상 효과를 용이하게 제거할 수 있는가? 환경 및 생태계 파괴 등의 영향은 주지 않는가? 인원과 장비와 시설 등 기존의 안전규정을 만족할 수 있는가?


넷째, 보호지역에서 사용이 가능한가? 정비 유지 및 보수는 용이한가? 비용 대 효과 면에서 살상 무기보다 사용이 유리한가?


다섯째, 법의학과 심리학과 환경성에 미치는 요소는 없거나 또는 경미한가?


- 비살상 무기체계 발전방향

각종 각양의 비살상 무기 외에도 미국에서는 전기시설의 단락 현상을 유발하는 탄소섬유 탄두(Carbon Fiber),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핵무기 투하 시의 낙뢰 효과를 발현할 수 있는 전자기 파동(EMP: Electro-Magnetic Pulse) 폭탄, 컴퓨터 바이러스 무기, 광학 센서 파괴 및 사용자의 시력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저 에너지 레이저 무기, 전투원의 구토 및 일시적인 무능화 현상을 초래하는 초저주파음(Infrasound), 금속 및 합금의 입자 구조에 대한 화학적 변화를 유발해 구조적 파괴를 초래케 하는 액체 금속 무름제(LME: Liquid Metal Embrittlement), 적을 지면에 고착시키거나 도주를 방해하기 위해 총 또는 포에 의해 발사 가능한 은막제(Silver Shroud), 발사기(Goop Gun)를 이용하여 적에게 발포함으로써 적의 행동에 제약을 가져오게 하는 고무 접착제, 차량 또는 비행기에서 분무하거나 발사기에 의해 투발함으로써 도로 표면을 미끄럽게 하여 적의 접근 및 퇴각의 거부와 행동에 제약을 주는 강력 윤활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반면 아국의 전략 전술적 특정 요청에 부합하는 비살상 무기(기술)로써는, 첫째, 미사일전과 우주전의 중심적 무기체계인 유도무기 시스템의 핵심부품인 광학 전자 센서들을 파괴시킬 수 있는 전자․광학․전자파 무기와 기술을 이용한 RF 및 EM 무기, 둘째, 동력 엔진기관의 무력화, 연료 고화, 윤활체 또는 강력 점착 발포체를 사용하여 기동 및 비행 특성을 제어함으로써 항공기 및 전투차량의 기동성을 감속시키는 기동성 저하형 무기체계 및 기술을 이용한 대기동성(anti-mobility) 무기, 셋째, 전․평시를 막론하고 국가체제의 가장 필수적인 기반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뒷받침하는 전력시설을 파괴하고 마비시키는 대기간시설용 비살상 무기인 흑연폭탄, 넷째, 21세기의 전쟁을 특징 지우는 전자전과 정보전의 핵심인 C4I체계를 무력화시키는 대 C4I 시스템용 비살상무기인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공격용 무기, 다섯째,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전투원 개개인의 생존성을 높여주는 병사체계 또는 로봇병사 시스템(Robotic Future Warrior)을 들 수 있다.


한국 국방연구원에서 제시한, 향후 개발해야 할 비살상무기의 우선순위, 특성 및 표적, 요소기술 및 기확보 기술은 다음의 <도표-1>과 같다.                         

<도표-1> 개발이 필요한 비살상무기 현황     


이러한 비살상무기를 효율적으로 연구 개발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서 국방기술과 민간기술을 정책적으로 상호 연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민군겸용기술의 창출로서, 공통의 기술에 입각한 민군기술의 동시 개발, 국방 프로그램과 민간 산업의 인프라 공유, 기반기술에 대한 연구지원으로 민군 산업기술기반 확충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군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무기체계를 개발하고, 군의 요구에 부합되는 엔지니어링 기법과 도구들의 민간 확산을 통한 민군 겸용 기술의 활용을 도모해야 한다. 또한 군 구매에 의한 기술 개발 유도 및 기술 학습, 민간기술의 국방부문으로의 이전, 시현 프로그램(Demonstration Program)을 통한 기술 확산의 유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맺는말


비살상 무기체계는 ‘전쟁과 인도주의’의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하고도 현실적인 무기체계라고 한다. 미래의 전장에서 수행될 전자전, 정보전, 미사일전, 우주전 등을 수행 불가능하게 만들거나 또는 상당한 수준으로 제한시킬 수 있는, 비살상 무기체계의 역할은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는 것이다. 일례로 북한과의 일전(一戰)이 예상되는 경우, 비살상무기를 이용하여 북한의 전력시스템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고, 북한 전쟁 지도부의 C4I 체계를 무력화시킨다면 전쟁의 발발을 예방할 수 있으며, 전쟁이 불가피할 경우의 승리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비살상무기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지만, 우리의 과학기술 수준을 고려해 볼 때, <도표-1>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최소한의 비살상 무기체계를 멀지 않은 미래에 주변국에 대한 비대칭 전력으로 구비하게 된다면, 우리 대한민국이 동북아 지역의 균형자적 역할을 감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은 비살상무기의 긍정적인 효과와는 달리 이러한 무기체계의 부정적 효과인 생태계 파괴, 환경오염, 국제법규 및 규범의 미준수, 그리고 비살상 무기가 등장함에 따른 재래식 전쟁 방식과는 매우 다른, 차별화된 전략과 전술 교리 개발 및 교육훈련의 필요성의 대두 등, 새로운 문제의식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진 각국이 극비리에 이러한 무기체계의 개발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는 것은 미래전에서 비살상 무기체계의 효용성이 입증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것이다. 더 이상 현실에 안주할 수는 없다. 이제는 우리가 준비해야 할 때이다.


이 글은 작가가 2003년도에 작성하였고 2020년도에 부분 수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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