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enny Apr 01. 2020

정년퇴직 후 1년 차, 초보 작가 1주 차

오늘은 내게 어떤 의미를 주는가?

오늘은 나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 날인가? 정년퇴직 후 1년 차, 초보 작가 1주 차가 되는 날이다.

어제 이 글을 썼었다. 몇 차례 글을 수정 후 클릭을 잘못해서 "삭제"되었다. 기억을 더듬어 글을 다시 쓰고 있다.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직업군인에서 기간제 공무직으로 인생의 방향을 전환하여 새로운 삶의 길을 걸어왔다.

연구위원으로서 위탁받은 연구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과 집필 활동,

[RIMS Journal]과 [전략 논단]에 기고하기 위한 몇 편의 아티클 작성,

지난달 초부터 시작한 번역관으로서 맡은 영문 책자의 한글 번역과 편집,

그리고 1주일 전부터 브런치 초보 작가로서 일일 글쓰기를 하고 있다.




그 이전 직업군인이었던 30여 년의 세월을 되돌아보면 희로애락의 순간이 많지만 그중 내게 유익이 된 기억을 떠올려본다.

80년대 말 결혼 이후 해외 거주를 포함하여 16차례 이사를 해서 여러 곳에서 도시와 시골의 삶을 경험했다.

야전 전투부대보다는 상급 정책 부대와 기관에 근무를 많이 해서 그럴듯한 페이퍼 워크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유엔군 옵서버로서 해외 파견, 국방부 정책실 근무,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UNCMAC)를 지원하는 한국군 연락단(ROKAG)에 근무함으로써

수십여 개국 출신의 다양한 캐릭터들과 함께 협업하는 경험을 하였다.

군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국제정치학 박사 학위까지 취득할 수 있었다.

군인교회에서 안수집사로, 3년 전 장로로 임직 되어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모든 직업 군인들의 로망인 아주 높은 계급까지 진출하진 못했지만, 군 생활로 인해 얻은 유익이 매우 크다.

무척 감사한 일이다.




<좌: H-128 Flight Traning in PMJ  >우: UNMOGIP Medal Parade
<좌: UNCMAC/NNSC Jeju Tour  >우: UNCMAC Farewell & Award Ceremony  





점심식사 후 연구실 한편 벽에 붙은 세계지도를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군 생활 동안 방문했던 국가들은 노란색 형광펜으로, 가보진 못했지만 그 나라 사람을 만났거나 함께 근무했던 국가들은  녹색 형광펜으로 칠해 보았다.

주로 미국이나 아시아 국가들은 내가 가서, 그 이외의 유럽과 오세아니아 등지의 나라에서는 그들이 와서 만남이 이루어졌다.


형광색이 칠해진 나라의 숫자를 세어보니 중남미를 포함한 미주 대륙 5개, 유럽 10개,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 각 1개, 오세아니아주 2개,

그리고 우리나라와 북한을 포함하면 아시아 20개, 거의 40여 개에 달했다.

실로 많은 나라의 여러 사람들과 함께 작전활동, 회의 또는 협업, 그리고 워크숍 등을 경험하였다.







난 어려서부터 낯가림이 심한 성격이었다.

형과 함께 내가 잘 모르는 형 친구 집에 놀러 가면 빨리 집으로 돌아가자고 재촉하곤 했던 기억이 난다.

친한 친구들이나 지인들은 내가 활발한 성격인 줄 알기도 하지만, 잘 모르는 사람들에겐 좀처럼 곁을 주지 않고 늘 일정한 거리를 두었다.

그런 내가 군대에서, 그것도 해병대에서 30년이 넘는 세월을 "진짜 사내들"과 함께 몸과 마음을 부딪히며 살았다.


많은 외국인들과의 교류 경험, 해병대 구성원으로서의 긴 세월은 나의 내향적 성향에 외향성이란 옷을 덧입혀 주었다.

이 또한 주의 크신 은혜다.




지난주, 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라는 이-메일을 받았다.

그날 이후 하루에 한 번 정도는 글쓰기를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오늘까지 왔다.

직업 군인 생활이 내 인생에 보태 준 유익한 것들은 모두 나의 글쓰기를 위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

그것들은 여러 지역 사람들과의 만남과 헤어짐, 40여 개국 출신의 다양한 캐릭터들과의 협력적 관계를 구축한 경험, 학구적 노력을 통해 얻은 지식,

그리고 그리스도인으로서 보다 성숙한 삶을 위한 몸부림이다.


지금은 1주 차 초보 작가지만, 매일매일 글을 쓰고 고치고 또 쓰다 보면 언젠간 이름 그대로의 작가가 되리라!

이전 11화 나무도 예쁜 옷을 입을 수 있구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