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itting tree
아침 일찍 카톡이 왔다.
둘째 형님 내외의 석촌 호수 배경 사진이다.
막내에게 상경 소식을 전한 것이다.
전화를 걸었다.
형님! 점심식사라도 하셔야죠?
큰 형님께도 연락했다.
그렇게 세 동서 부부가 만났다.
큰 형님네 단골이란 한정식집에 갔다.
봄 햇살이 좋았다.
야외 테이블에서 세 동서네가 오찬을 했다.
거기서 보았다.
예쁜 옷을 잘 차려입은 나무를.
아! 나무도 예쁜 옷을 입을 수 있구나!
지푸라기나 무채색만 입는 줄 알았는데!
컵 캐리어 돌려주려 카페에 들렀다.
출구에서 예쁜 옷 입은 나무가 또 보였다.
찰칵! 나도 모르게 셔터를 눌렀다.
예쁜 옷 입은 나무 기억해 줘야지!
아! 나무도 예쁜 옷을 입을 수 있구나!
따사로운 봄 햇살이 미워졌다.
예쁜 나무 옷을 벗길 것만 같았다.
맘속으로 생각했다.
사계절용이라면 좋으련만!
물어보진 않았다.
겨울 옷이라고 할까 봐서.
입혀주고 싶어 졌다.
사계절용 예쁜 옷을.
나무가 내게 물었다.
넌 맨날 똑같은 옷 입고 싶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