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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Apr 19. 2020

나무도 예쁜 옷을 입을 수 있구나!

Knitting tree

아침 일찍 카톡이 왔다.

둘째 형님 내외의 석촌 호수 배경 사진이다.

막내에게 상경 소식을 전한 것이다.

전화를 걸었다.

형님! 점심식사라도 하셔야죠?

큰 형님께도 연락했다.

그렇게 세 동서 부부가 만났다.

큰 형님네 단골이란 한정식집에 갔다.

봄 햇살이 좋았다.

야외 테이블에서 세 동서네가 오찬을 했다.


거기서 보았다.

예쁜 옷을 잘 차려입은 나무를.

아! 나무도 예쁜 옷을 입을 수 있구나!

지푸라기나 무채색만 입는 줄 알았는데!

컵 캐리어 돌려주려 카페에 들렀다.

출구에서 예쁜 옷 입은 나무가 또 보였다.

찰칵! 나도 모르게 셔터를 눌렀다.

예쁜 옷 입은 나무 기억해 줘야지!

아! 나무도 예쁜 옷을 입을 수 있구나!


따사로운 봄 햇살이 미워졌다.

예쁜 나무 옷을 벗길 것만 같았다.

맘속으로 생각했다.

사계절용이라면 좋으련만!

물어보진 않았다.

겨울 옷이라고 할까 봐서.

입혀주고 싶어 졌다.

사계절용 예쁜 옷을.

나무가 내게 물었다.

넌 맨날 똑같은 옷 입고 싶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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