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 즐거운 여행
1990년대 중반 수색에서 2년간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함께 공부하던 세 친구가 다시 뭉쳤다. 아내들과 함께.
그땐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었는데 이젠 모두 지천명을 넘겨서 머리가 희끗희끗하다.
당시를 회상하며 [Again 95]라는 모임을 만들고 두어 차례 만나서 의기투합하여 해외여행을 계획했다.
어디로 갈 것인가를 상의하던 중, 한 친구가 말했다. 동료 직원이 최근에 북해도를 다녀와서 좋더라고 하던데, 그 동료가 갔던 일정 그대로 여행을 가면 더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에 가본 적이 없던 나도 내심 반가웠다. 난 친일 쪽은 아니다. 극일을 위한 지일을 주장한다. 모두 패키지여행보단 개별 여행을 선호했기 때문에 일정을 짜고 숙소와 이동수단을 예약하는 시간 절약 차원에서 이구동성으로 오케이를 외쳤다.
그때 그 시절 같았으면 누군가 직접 계획을 수립해 보겠다고 나섰을 텐데, 쉽고 편한 방법을 좋아하는 걸 보면 이젠 모두가 늙어가고, 아니 익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그 친구 직장 동료가 다녀온 일정을 참고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서 모든 예약을 마치고 홋카이도로 향했다. 그날은 2018년 10월의 첫날이었다. 친구 아내의 제안으로 일일 패션 콘셉트도 정했다. 출발하는 날의 콘셉트는 청바지였다. 아쉽지만 노출을 꺼리는 회원을 존중하기 위해서 개인이 노출되지 않는 여행사진을 올린다. 출발 시 청바지 하반신만 나온 사진이 브런치에 올리는 여행기록상 유일하게 우리 일행 모두 나온 사진이다.
브런치 플랫폼의 용량 제한으로 더 이상 사진을 올릴 수없어서 북해도 여행기 #1은 여기에서 마무리한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