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친구, 아름다운 추억, 행복한 삶
(세 친구의 북해도 여행 #4에 이어서)
이렇게 세 친구 내외의 북해도 여행을 마쳤다.
이십 대의 첫 만남, 삼십 대 초반의 두 번째 만남, 그리고 오십 대의 세 번째 만남으로 우리의 "Again 95" 모임이 탄생했고 함께 북해도 여행을 다녀온 것이다.
그 이후 일 년에 서너 번씩 만나서 식사를 하거나 근교 나들이를 하고 있다. 한동안 여행을 안 해서 부어놓은 곗돈이 제법 될 텐데 다음 여행이 기대된다.
언젠가 브런치 글에서도 썼지만, 여행은 어디로 가는가 보다는 누구와 함께 가는지가 훨씬 중요한 것 같다.
서로에 대한 신뢰와 존중과 배려가 있는 소중한 친구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라면 국내든 해외든 서울 근교든 어디에서든지 아름다운 추억이 만들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추억을 가끔 불러내는 것은 행복한 삶의 활력소가 될 것이다.
눈을 감고 함석헌 옹의 그 사람을 가졌는가를 생각하며, 세 친구와의 여행 추억에 대한 소환을 마무리한다.
그 사람을 가졌는가.
함석헌
만리 길 나서는 날
처자를 내 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만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탓 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 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어도 너의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 두거라" 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 저하나 있으니" 하며
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찬성하여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나중에 재일교포 분이 쓴 글을 보니까, 지금도 일본은 실내외 아무 곳이나 담배를 펴도 된다고 하더군요. 공공장소인 식당에서 조차도. 개인 취향을 존중해야 한다고. 사실일까요?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