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웹을 바라보며

어깨너머의 시선

by 김호섭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 2022년 7월 25일 자 기사]

미국의 최첨단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공식 관측을 시작하자마자 괄목할 만한 성과를 연신 써 내려가고 있다. 천문학자들은 ‘태초의 별빛’을 관찰하고 외계 생명체의 존재, 별과 은하계의 탄생과 성장, 소멸을 훨씬 정밀하게 보여주는 JWST의 이미지에 경악하고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천문학자’들이 그렇다. 일반인들은 잘 모른다. 어떤 의미가 있을까? 왜 미국은 우주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막대한 돈을 들이고 있을까.

천문학자, 과학자, 미래학자들이 난리다.

인류사에 길이 남을 역사적인 사건으로 제임스 웹의 의미를 정의한다.

일반인으로서 보는 시각은 우선, 아름답고 황홀하다.


물리학과 출신인 나는 기사의 다음 글에 주목한다.

NASA는 JWST의 발사 목적으로 우주대폭발(빅뱅) 초기 우주의 모습을 관찰하고, 별ㆍ은하계들의 생성ㆍ성장ㆍ소멸 등 생애주기를 관찰하는 한편 외계 생명체의 존재 증거를 찾겠다고 발표했다. 첫번째로 발표된 SMACS 0723 은하단 사진은 은하단 자체의 무거운 중력으로 인해 빛이 왜곡되는 ‘중력 렌즈’ 현상으로 은하단 너머 아주 먼 우주, 즉 빅뱅 3~4억년 후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 은하계들의 빛을 포착했다. 물의 존재를 확인한 외계행성 WASP-96b의 대기 분석 결과는 생명체의 존재 증거 찾기 임무와 직결된다. 용골자리 성운은 별의 탄생, 남쪽 고리 성운은 별의 종말, 스테판의 오중주는 은하계의 상호작용과 합병을 보여주는 가장 적절한 이미지들이다.
JWST 과학자들은 어떻게 먼 외계행성에서 수증기를 찾아냈을까? WASP-96b 행성이 별(항성) 앞을 지나갈 때 별빛을 분광 관측했다. 즉 별빛이 행성 대기를 통과하면서 대기 속 성분에 따라 다른 스펙트럼을 갖게 된다는 점을 이용해 WASP-96b의 대기를 통과해온 별빛에서 수증기의 스펙트럼을 확인했다.

물의 존재를 확인한 방법은 별빛이다.

별빛의 스펙트럼에서 수증기 스펙트럼을 확인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고유한 스펙트럼을 갖는 빛의 특성을 이용하여 물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다.

물의 존재는 생명체 존재의 유무와 직결된다. 500도가 넘는 별에서 어떻게 물이 존재할까. 신비롭다.


일반인에서 물리학도로 넘어간 시각은 초보 작가의 시선으로 이어진다.


허블 아저씨는 한 시대의 거인이었다.

제임스라는 아이는 그 거인의 어깨를 넘어 더 멀고 깊은 시선으로 다른 세상을 바라본다.

그 다음을 바라본다.

한계를 알 수 없는 우주에서 한 톨 먼지도 되지 않을 인간은

이렇게 인류가 되어 먼지 너머의 우주를 바라본다.

인류의 힘이다.


나의 거인은 누구인가?

별빛처럼 빛나는 수많은 작가들이겠다.

나는 그들의 어깨를 넘어서서 볼 수 있을까?

그들의 어깨 넘어서 보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나의 시선은 어디로 향해야 하는가?

나의 다음은 무엇인가?

나의 힘은 무엇이고,

나는 무엇인가?

......

나는 누구인가?


초보 작가의 쏟아지는 질문들은

다시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와 맞닿는다.


젊은 시절엔

'그런 평범한 말은 누구라도 하겠다'라고 치부했는데

그 짧은 말에

심오하고 깊은 철학이 담겨있음을 이제사 조금씩 알듯하다.


초보 작가는 일순 위축되었지만

초보 작가의 힘인 패기를 무기삼아

다시 어깨를 쫙 편다.


내 안의 우주를 보면 될 일이다.


"나는 우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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