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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폴리오를 버리고, 퍼널을 설계했다

이직은 '발견되는 사람'이 되는 것에서 시작한다

by 집구석마케터

앞선 얘기는 포트폴리오를 없애고 이직 제안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던 계기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혹시 못 보고 오셨다면 먼저 읽고 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들어가며


취준을 하는 입장에서 '포트폴리오를 포기한다'는 건 꽤나 위험한 선택처럼 보입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래서 고민했죠.


포트폴리오가 정말 나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수단일까?


포트폴리오는 분명 기업 입장에서 '매력적인 지원자'를 효율적으로 판단하는 도구입니다. 동시에 구직자 입장에서 나를 어필할 수 있는 능동적인 수단이기도 하죠.


하지만 중요한 건, 포트폴리오가 유일한 방법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은 제가 조직에서 채용하는 입장이 되어본 후 더 확고해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채용을 '구직자' 중심에서 바라보곤 하지만, 사실 기업 입장에서도 좋은 인재를 찾기 위한 노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채용공고는 기업이 취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일 뿐, 진짜 좋은 인재는 내부 추천, 인맥 탐색, 링크드인 검색, 헤드헌터 등 훨씬 다양한 '비공식 채널'을 통해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이 구조를 이해하고 나서, 생각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누군가의 선택을 기다리는 사람이 아닌, 스스로 '발견될 수 있는 사람'이 되자.


그리고 그 결심은, 포트폴리오를 버리고 '퍼스널 브랜딩 퍼널'을 설계하는 일로 이어졌습니다. 오늘은 그 과정과 고민을 자세히 풀어보려 합니다.



난 어디서 발견될 것인가


사람들이 '일반 채용'에 몰리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기업이 명확하게 말해주기 때문이죠.

'우린 지금 이런 인재가 필요해요.

이처럼 기업이 공식적으로 사람을 찾는 '타이밍'이 명확하기 때문에, 구직자는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이직을 압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습니다. 비록 남들과 같은 포맷 안에서, 같은 방식으로 한 끗 차이의 경쟁을 해야 하더라도 말이죠.


하지만 '발견되는 사람'이 된다는 건, 전혀 다른 방식의 게임에 뛰어드는 일입니다. 남들이 몰려드는 채용 무대에 올라 경쟁하는 대신, 저만의 노점상을 차리는 것에 가깝죠.


여기서 중요한 차이가 생깁니다. 일반 채용은 어느 정도의 '노출'을 보장받지만, 발견을 설계하는 것은 '노출을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구조'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 노출은 결고 우연히 생기지 않습니다.


'나 같은 사람을 찾고 있는 사람'이 있는 곳에, 꾸준히 활동을 쌓고, 기록하고, 배포해야만 만들어집니다. 이건 단순히 콘텐츠를 쓴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발견될 것인가'를 설계하는 것부터가 시작입니다.


그래서 저는 스스로에게 질문했습니다.

"나는 어디에서 발견될 수 있을까?
"내가 원하는 회사는 어디에서 사람을 찾을까?"
"내가 쓰는 언어는 어디에 닿을 수 있을까?"
"나는 어디에서 꾸준히 기록하고 활동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여러 채널을 관찰했고 실제 기업의 채용담당자들이 많이 사용하면서도 내가 가진 리소스로 꾸준히 유지 가능한 채널이 무엇일지 고민했습니다.



내가 선택한 채널들


오프라인

: 신뢰를 쌓는 행동의 시작점


좋은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 자주 나를 노출시키는 일이 중요했습니다. 인상 깊은 대화, 연결되는 소개, 이후의 연락으로 이어지는 접점들. 그 모든 연결은 결국 '사람'으로부터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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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부터 강연, 스터디까지 다양한 오프라인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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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부터 강연, 스터디까지 다양한 오프라인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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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부터 강연, 스터디까지 다양한 오프라인 활동



오프라인은 여전히 가장 강력한 신뢰 매체라고 생각했고, 적극적으로 나를 드러낼 수 있는 기회와 활동을 찾아다니며 '신뢰 자산'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한 번의 대면은, 온라인 콘텐츠 열 개보다 깊은 인상을 남기니까요.



브런치

: 인사이트와 가치관이 녹아든 콘텐츠


오프라인에서 만난 사람들이 저의 생각과 관점, 문제 해결 방식을 콘텐츠를 통해 다시 만날 수 있도록 브런치에 글을 정기적으로 발행했습니다.

화면 캡처 2025-07-25 012311.png 이재선의 브런치

단순한 기록이 아닌, 저의 가치관과 인사이트를 담인 키워드들이 저를 수식할 수 있도록 의도한 전략적 채널입니다.


'이 사람이 어떤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가'를 가장 부드럽고 신뢰감 있게 전달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죠.


>> 브런치 링크



링크드인

: 커리어 정리, 검색에 최적화된 구조


화면 캡처 2025-07-25 012221.png 이재선의 링크드인

저의 경험과 커리어를 구조화하고,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 추천과 신뢰의 증언을 남길 수 있도록 설계된 신뢰 채널입니다.


동시에, 헤드헌터나 인사담당자, 채용담당자들이 자신이 찾고 있는 인재 키워드로 저를 '발견'할 수 있도록 저의 강점으로 구성된 검색어 중심으로 정보를 설계했습니다.


'어필'이 아닌, 필요한 사람에게 먼저 발견되도록 설계한 구조였죠.


>> 링크드인 링크




개인 웹사이트

: 정보의 허브이자, 탐색 연장의 지점


화면 캡처 2025-07-25 012041.png 이재선의 개인 웹사이트

엄청난 추가 정보가 있는 공간은 아니지만, 브런치나 링크드인에서 저를 접한 사람들이 더 궁금해졌을 때 추가로 탐색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콘텐츠, 커리어, 작업물, 연락처 등 다양한 정보를 하나로 묶고 브랜딩 관점에서 일관된 톤을 유지하는 '허브' 역할을 합니다.


>> 개인 웹사이트 링크




구직/헤드헌팅 플랫폼(원티드, 리멤버) : 유입의 입구, 전환의 출구


가장 탐색 의지가 높은 채용담당자들이 활동하는 플랫폼입니다. 이곳엔 핵심 키워드를 기반으로 한 최소한의 정보만 채워두고, 브런치, 링크드인, 웹사이트 등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유도했습니다.


이 플랫폼은 '입구 역할'로써 노출을 만들어주고, '출구 역할'로써 실제 이직 제안을 받는 실질적인 전환 지점이기도 합니다.

화면 캡처 2025-07-25 004449.png 이재선의 퍼스널 브랜딩 퍼널


이처럼 각 채널은 독립적인 콘텐츠 공간이 아닌 하나의 흐름(Funnel)으로 연결되는 퍼스널 브랜딩 구조로 작동합니다.


3년 이라는 시간 동안 만들어온 이 설계는, 일반적인 이직 과정보다 훨씬 오래 걸리지만, 훨씬 더 건강하고 튼튼한 이직 프로세스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오늘 언급한 채널들을 어떻게 구축했고, 어떤 방식으로 운영해 왔는지 조금 더 디테일한 실전 사례와 함께 풀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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