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포트폴리오 대신, 발로 뛰었다

사람과 연결되는 모든 순간이 나를 브랜딩 하는 현장이었다

by 집구석마케터

앞선 글에선 포트폴리오를 버린 후 활용할 수 있는 채널을 바탕으로 나만의 이직 퍼널을 설계한 내용을 이야기했습니다. 오늘 내용도 이전 글을 봐야 이해하기 쉬우니, 앞선 글을 읽고 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들어가며


솔직히 말하면, 제가 포트폴리오를 버릴 수 있었던 건 그만큼 '쌓아온 것'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결과물을 모아두는 대신, 저는 성장을 위한 배움을 택해왔죠.


남들보다 밀도 있는 삶을 살고 싶었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배우고 성장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인강으로 단순히 실무 툴만 배우는 것이 아닌, 현장에 직접 찾아가고, 직접 목소리를 듣는 배움을 선호했습니다.


그렇게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스터디, 모임, 프로젝트, 강연을 쉼 없이 이어오며 경험의 레이어를 촘촘하게 쌓기 시작했습니다.


이 경험들이 차곡차곡 쌓인 덕분에 '굳이 포트폴리오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확신이 생겼죠.


돌아보면, 제 커리어를 가능하게 해 준 가장 든든한 기반, 그리고 이직 퍼널에서의 가장 강력한 초석은 바로 '오프라인에서의 연결'이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오프라인은 여전히 가장 강력한 신뢰 매체라고 믿습니다.


한 번의 눈 맞춤, 한 번의 인상 깊은 대화는 그 어떤 디지털 콘텐츠보다 강한 인상을 남기고, 그렇게 쌓인 신뢰는 언제나 제게 '다음 기회'를 불러오는 자산이 되어주었습니다.



좋은 사람 속에서, 나를 좋은 사람으로 만들기


청년마케터 월간모임. 저는 이 커뮤니티에 거의 3년 가까이 참여했습니다. 가능한 대부분의 행사에 참석했고, 그저 청강자로 남기보다는 질문을 남기고, 먼저 인사를 건네고, 이후에도 관계를 이어가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었습니다.


그 시작을 기반으로

마케팅 독서모임

행동경제학 북클럽

브랜드 디깅 스터디

PPT로 생각의 자유 얻기

에디팅 클럽

트레바리 독서모임

등 실무에서 더 깊이 배우고 싶은 주제들을 기꺼이 제 시간과 체력으로 채워나갔습니다.


그 시공간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마주하고 대화를 나누며, 저를 이해할 수 있는 '맥락'을 가진 사람들을 하나둘 늘려나갔습니다. '아는 사람'이 된다는 것. 그 자체로 이미 한 겹의 신뢰가 생깁니다. 서로를 이해하는 문해력이 생기고, 다음 대화는 훨씬 더 풍요로워지게 되죠.


저는 그때 알게 됐습니다.

정기적인 참여, 꾸준한 방향성을 보여주는 태도는 어떤 결과보다 강력한 신뢰의 기반이 된다는 사실을요.


그리고 그 신뢰는, 언젠가 제가 필요해질 그 순간에, 저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만드는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취향이 모이면, 태도가 드러난다


다양한 스터디를 병행하면서도, 시간이 조금 생기면 늘 저만의 '작은 프로젝트'를 만들곤 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공유하곤 했죠.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았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주제에 진심으로 몰입하고 전달하는 일. 그것만으로도 나라는 사람의 열정과 태도를 보여주기엔 충분했으니까요.


예를 들면,

'플레이시보'(링크)라는 친구들과의 프로젝트에서는 공간을 경험하고 해석하는 방식에 대해 탐구하고 기록하는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조용하게 눈에 띄고 싶어'라는 책을 공동 출판하며, 제가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과 말의 온도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기도 했습니다.

조용하게 눈에 띄고 싶어 - 이재선(공동저자)


그렇게 하나씩 활동이 쌓이고, 시간이 흐르자 주변에서 저에게 프로젝트 제안을 해오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청년마케터와 함께 세계 책의 날을 기념하는 '마케터의 서재'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고,

청년마케터 : 세계 책의 날 - 독서 성장 로드맵


이후엔 '알바트로스 컨퍼런스 2024'라는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한 경제 석학들이 함께하는 2000명 규모의 대형 컨퍼런스 운영을 총괄하는 기회를 얻기도 했습니다.

알바트로스 컨퍼런스 2024 seoul

이 모든 프로젝트는 저를 더 드러내기 위한 '홍보 수단'이 아니라, 저라는 사람의 관심사와 태도, 시선을 조용히 공유하는 수단이었죠.


그리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이런 태도가 사람들과의 연결을 더 오래, 더 깊게 만들어주는 힘이 된다고요.



신뢰가 전달되었을 때, 진짜 내 것이 된다


어느 날부터, 제가 걸어온 고민과 선택의 경험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저에게 강연 요청이 들어오게 되었죠.


그때 알았습니다. 제가 쌓아 온 신뢰가, 미지의 영역까지 퍼지고 있다는 사실을요.


청년마케터에서는

'퍼포먼스 마케터가 브랜딩을 공부 하는 이유'라는 주제와,

'브런치로 시작하는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성균관대 MBA 창업동아리에서는

'퍼스널 브랜딩과 글쓰기'라는 주제로 제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알바트로스에서는

'퍼스널 브랜딩 실전편'이라는 강연으로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퍼널을 설계하는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이 글의 시리즈도, 이 강연을 풀어쓴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런 공식적인 자리 이외에도, 속해있는 조직에서 기회가 될 때마다 자리를 만들어 구성원들에게 꾸준히 인사이트와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강연은 '나를 드러내는 자리'라기 보단, 내가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고,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나 스스로 정리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질문을 받고, 고민을 나누고, 내가 했던 선택들을 되돌아보며 더 단단해질 수 있었죠.


그리고 어느 순간, 이렇게 쌓인 시간들이 저를 '말하는 사람', '생각을 나누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고 있었습니다.



마치며


퍼스널 브랜딩은 꼭 콘텐츠로만 만들어지는 게 아닙니다.


'이 사람이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가'를 온전히 전달할 수 있는 장면이 있다면, 그곳이 바로 브랜딩의 현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그 장면은 발로 뛰었던 스터디였고,

기회를 잡았던 프로젝트였으며,

신뢰를 나눈 강연이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인사이트를 기록했고, 지금도 이 글이 작성되고 있는 '브런치'라는 채널을 어떤 전략을 바탕으로 활용했는지에 대한 사례를 풀어보겠습니다.




keyword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