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가 식사 초대합니다.
[민물매운탕 같이 먹어요. +커피까지. +청년 or 목회자는 6월 한 달 동안 그냥 오면 됩니다.]
1. 외식 물가가 비싸도 너무 비싸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삼삼오오 모여 달뜨고 가벼운 마음으로 한 끼를 즐길 수 있었지만 지금은 만 원 한 장으로 식사를 즐기는 것이 다소 벅참을 피부로 느낀다. 더욱이 선택이든 상황이든 별 수 없이 맞게 된 혼밥 시대, 굳이 시간 내고 돈 들여 함께 식사를 나누는 자리가 더욱 줄어들고, 줄어든 만큼 마음의 여유도 사라져 감을 체감한다. 그러다 현생에 고민 많은 청년들이나 목회자들에게 따뜻한 한 끼의 격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
2. 주머니가 가난했던 시절에도, 목회자의 길을 걸을 때에도 황금률의 다소 러프한 적용 속에 늘 마음에 부채의식과 함께 꿈꾸는 것이 하나 있다. 밥에서만큼은 대접받은 대로 잘 섬기자고, 아니 그 이상으로 섬기자고. 누군가를 만날 때 목회자라는 직분에 매몰되어 대접받기를 바라지 말고, 고단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이나 하루하루 생존하며 치열하게 분투하는 이들에게 밥 잘 사는 목회자가 되자고 말이다.
3. 세계일주 할 때 대부분의 나라에서 경험한 특이점이 하나 있다. 우리나라는 검증된 관계 즉 친구나 지인을 초대해 함께 시간 보내는 것이 다반사다. 반면 남북아메리카, 아프리카, 중동, 유럽, 동남아시아 등에서 마주한 초대는 사뭇 결이 달랐다. "친구여서(에게만) 초대하는 것이 아니라 초대를 해야 그때부터 친구가 된다"는 유연한 사고방식, 즉 교회가 추구해야 할 환대의 정신 말이다.
4. 많은 목회자들이 그러하듯 나 역시 어떠한 생각을 할 때 항상 교회와 연결시킨다. 교회가 상황과 환경에 함몰되지 않고, 하나님나라를 세워가는 일에 어떻게 소임을 다할 것인가 하고 말이다. 그래서 영의 양식이든 육의 양식이든 잘 먹고, 잘 먹이는 것이 우리 교회의 역할이란 생각이 든다. 별 거 아닌 걸로 유난 떤다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어쩌면 지금 적절하게 필요한 식탁의 초대일 수 있지 않을까.
5. 청년이든, 목회자든, 가나안 성도든, 넌크리스천이든 고단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누구든 그냥 오시면 된다. 눈치 보지 않아도 된다. 내가 광야생활 하며, 밥 먹 듯 노숙할 때 하나님께서 매일 만나를 먹이시며 버티게 해 주셨다. 그 은혜로 사막에서, 설산에서, 정글에서, 도시에서 버티고 또 버텼다. 그러니 거저 받았으니 그냥 거저 주는 것이다. 민물 매운탕 좋아한다면 와서 두 그릇 드시면 된다. 커피 내릴 실력은 안 되니, 프랜차이즈 커피도 한 잔 드시고 가면 된다.
6. 주님이 문득, ENFP에게 그 기질대로, 낭만으로 점철된 은혜로 살아가도록 마음을 주셔서... 참, 위치는 천호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