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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판화하는디자이너 Jan 06. 2021

실무 편집 디자인을 독학하는 방법

<국립현대미술관 출판 지침>을 읽으며

실무를 독학하고 내 돈 내산 후기입니다. 양장 후가공에 두꺼운 책등에 치인 한 명의 출판 디자이너입니다. 이 사양에 만원이라는 엉청난 책입니다.


결국 책을 가치 있게 만드는 건 인쇄된 종이가 아니라 수십 명의 사람이 쏟아부은 수천 시간의 노동이다.
존 그린


편집 디자인을 배웠던 시점

시각 디자인과 학생이라면 1~2학년 때 한 번쯤 해보는 편집 디자인 시간이 있다. 그때는 제목, 부제, 본문 등의 텍스트를 어떻게 재미있게 배치할지에 대한 많은 실험을 했었다. 새로운 레이아웃과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친구들이 그저 부러웠을 뿐이다.


실무에서의 편집 디자인

실무 북 디자이너가 되니 새로이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언제나 새로운 디자인을 모두가 원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목적이 있는 텍스트 배치가 더욱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대부분의 좋은 책은 명확한 구조와 뚜렷한 목적을 띄는 텍스트 나열이 기반이다. 

'어떻게 해야 이쁜 책일까'가 아닌 '어떻게 해야 저자의 글의 목적에 맞을까'를 고민하게 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결국 책의 구조가 정리되면 그 페이지는 명확한 목적을 띄게 된다. 그렇게 디자이너는 그 목적에 집중해 디자인을 해내어가야만 한다.


편집 디자인을 잘하는 비법

앞서 말했듯 편집 디자인은 곧 책(원고)의 구조의 이해도를 말한다. 처음 디자인할 때 비기너의 경우 핀터레스트를 들어가곤 한다. 래퍼런스를 찾아보는 건 좋지만 동시에 오픈북이 돼버리기도 하니 원고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그렇기에 객관성을 가지고 정보를 찾고 읽는 방법이 비기너에겐 절실하다. 이것저것 공부하다가 찾은 책이 한 권 있다. 2020년 출간된 <국립현대미술관 출판 지침>은 비기너의 지침서로서 훌륭한 역할을 해낸다. 좀 더 구조적인 측면으로 책이 디자인하였기에 비기너로 시작한 디자이너가 보아도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출판 지침>을 읽으며,

당신이 편집자든, 디자이너든, 마케터든 출판 관련 직종에서 일할 거면 이 책을 봐야 된다. 출판사 디자이너로서도 추천할 수 있는 입문서이다.


객관성을 가진 구조

앞서 말했듯 책을 디자인할 때에 있어서 중요한 건 책의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출판 지침> 안에는 구조마다 상황을 재현해 '이런 상황에서 쓰는 텍스트가 바로 주석이야'를 명시한다. 약표제지, 표제지, 장표지, 본문, 약어, 목차, 주석 등을 해당 지면 존재 이유까지 설명을 덧대었다.


출판 프로세스
제작부터, 편집 지침, 저작권, 계약에 대한 목차는 한 권 안에 출판하는 방법이 순서대로 준비되어있다. 예로 원고 청탁이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하는 것인지마저 친절하게 정리되어있기도 할 정도로 실무 대응을 알려준다.


편집 매뉴얼

'홍익대학교' '홍익 대학교'

'요제프보이스' '요제프 보이스'

기관, 인명과 같은 단체명 등의 다양한 표기법은 본문에서 통일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역할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출판 지침> 안에는 이 외에 보조용언, 고유명사 등 다양한 상황의 표기법이 정리돼있다.


계약 상황

계약서는 구글링으로 쉽게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하지만 해당 약관이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자세히 들여다본 경우는 몇이나 될까? <국립현대미술관 출판 지침>에서는 약관의 필요성에 대해 기입해 놓았으니 완벽한 출판 지침서라고 부를 수 있겠다.


책이라는 건 많은 이가 시간과 노고를 쏟아 정리된 것이다. 이런 책은 독자에게 이게 바로 만들어진 책이구나를 깨닫게 해 준다. 해당 책을 내 돈 내산 하면서 다시 한번 출판 디자이너로서 공부할 시간을 가져서 좋았다는 말을 남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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