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20일
아빠의 MRI 검사 결과를 들으러 병원에 간다.
어제도, 오늘도 부드러운 볕이 따갑게 땅을 찌르고, 커다란 뭉게구름과 먹구름이 하늘을 열심히 돌아다니며, 빛과 그림자가 끊임없이 반복하는 도시의 면면을 조각한다.
어제 수리를 맡기러 사람 없는 가로수길에 갔다. 그전에 회의를 했는데, 핑계일 수도 있겠지만 ‘일‘의 집중이 약간 떨어지긴 하였다. 부산에서 하기로 했던 강연의 호스트 역할을 정중히 거절하였고, 좋아하는 소재 플랫폼의 팟캐스트 출연 요청을 조금 미룰 수 있는지 여쭈어보았다. 이번 가을과 겨올, 잡지 형태의 출판물을 만들고 싶다는 오래 안 동생의 제안도 지금의 불확실한 상황에서 대뜸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다. 머릿속으로는 어떤 마음의 연착륙을 생각한다. 그리고 균형이라는 감각을 떠올린다. 모든 사소한 징조에 대담한 의미를 부여하지 말자는 다짐 같은 것들. 흔들릴 때와 그렇지 않아야 할 때를 구분하자는 자신만의 결의 비슷한 것들.
일주일 사이, 아버지는 복부의 통증 정도가 조금 더 강해지고, 몸무게가 1kg 이상 더 빠졌다. 검사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지, 오늘은 어느 정도 일상과 비일상을 동시에 해보자고 생각하였다. 가령 도산공원, 내가 좋아하는 가게에 가서 식사하고, 커피를 마시고, 엄마에게 작은 화장품을 선물하고, 공원의 그늘을 거니는 일처럼 말이다. 나에게는 가끔 생기는 일상이나 부모님이 굳이 하지는 못했던 일처럼.
그사이 진료와 서류 발급 요청을 하러 병원 두 곳에 가야 하고, 금요일에 또 큰 병원에 갈 예정이다. 가다 서기를 심히 반복하는 택시에서 복잡해지려는 머리를 단순하고 고요하게 만들기 위하여 할 수 있는 노력을 한다. 앞으로 눈앞에 무엇이 펼쳐지든지.
Seoul, S. Korea
Wed, August 20, 2025
하늘
Photographed by Ricoh 리코 GR III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