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27 사진
2010년 01월 27일 폰으로 찍었던 사진
당시에 썼던 글
가끔 우주인이 날 찾아오는 상상을 한다. 이른 새벽, 웅-하는 소리에 창문을 열자 환한 빛이 내 방으로 쏟아진다. 나는 손으로 빛을 가리며 창문 너머 우주선을 보려 애쓴다.
이때 우주선에서 내려오는 큰 빛줄기 하나. 나는 몸이 붕 뜨더니 빛을 따라 빨려 올라간다. 어느새 우주선 안. 우주인들의 외형은 ET거나 잘생기고 이쁜 고양이과였으면 좋겠다.
우주인이 말한다.
"이봐 지구인. 자네는 선택받았어."
나는 우쭐한 나머지 어깨를 튕긴다.
이 상상은 지금도 자주 즐기는 편이다.
아마 어릴 때 <우주 전쟁> 책을 감명 깊게 본 탓일 수도 있고, 스필버그 이전의 고전 영화 1953년 작 <우주 영화>를 본 탓일 수도 있다.
어쩌면 우주인과 지구를 떠나면, 죽지 않는 삶이 펼쳐질지도 모른다는 상상 때문일 수도 있다. ET의 우주인만 상상했던 터라, 귀여운 외형을 가진 우주인이라면 나 혼자밍 지구인이어도 같이 더불어 살 수 있겠다는 상상도 했었다.
가끔은 에일리언이나 프레데터와 같은 외계인에게 선택받아 지구를 떠난다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할 때도 있다. 아마 에일리언은 날 숙주로 삼기 위해 납치한 걸 테니 배드 엔딩이다. 프레데터도 날 전투형 인간으로 개조하려고 납치했을 거라 배드 엔딩이다. 하지만 요다가 날 선택한 거라면, 난 지구에서 온 제다이 전사가 될 게 분명하니 해피 엔딩이다.
상상은 재밌다.
상상은 비행기보다 빠르고 우주선보다 빠르다. 비록 닿은 곳이 현실은 아니더라도 빠르니 됐다. 상상과 현실의 간극은 빛의 속도만큼이나 빠르다. 나는 마음만 먹으면 1억 광년은 떨어진 다른 은하계로 갈 수도 있고, 그곳에서 외계인들과 싸우거나 새로운 정착별에서 같은 정착민들과 땅따먹기를 위해(영화 Far and away) 외계 생명체를 타고 깃발을 꽂느라 바쁠 수도 있다.
현실로 돌아오는 건 너무나 쉽다. 영화 인셉션처럼 Kick을 외치지 않아도 된다. 꿈에서 깨어나려 몸부림 칠 필요도 없다. 그저 눈만 뜨면 된다. 눈을 뜨고 앞을, 옆을, 위를, 뒤를, 아래를 바라보면 된다.
현실의 나는 공모전을 위한 콘티 작업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