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쉽게 말하자면 "너 자신을 알라"
'내가 보는 나'와 '남이 보는 나'는 매우 다를 수밖에 없다. 자기 스스로를 너무 과대 포장하여 오만함을 줘서도 안되고, 반대로 스스로를 너무 깎아내려 자존감이 낮아 보여서도 안된다. 최대한 그 간극을 줄여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그것이 절대 타인의 눈치를 보며, 어떻게 보여야 하는지를 치열하게 고민하며 살라는 뜻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이다.
나를 포장하기 위해 애쓸 시간에 스스로를 변화하고 업그레이드하는데 그 에너지를 쏟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내가 어떻게 포장을 하던 잠깐은 숨길 수 있지만, 시간이 오래 지나면 결국 나의 정체는 드러나게 되어 있다. 그러니 굳이 포장에 힘쓰지 말고, 본질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명품을 좋아하지 않는다. 값비싼 명품 브랜드 옷이나 신발, 가방 따위는 단 한 개도 가지고 있지 않다. 회사가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되고 나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거지 코스프레 좀 그만 해라"였다. 옷도 맨날 만 원짜리 티셔츠 똑같은 거 열 장씩 사서 입고 다니고, 차도 국산차 위주로 타니까 하는 말이다.
비싼 만큼 그 가격 이상의 가치를 한다면야 기꺼이 비용을 지출할 의사가 있지만, 대부분의 명품이 브랜드의 값이지 제품의 가치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수입차의 경우도 국내 차량들의 기술력이 많이 향상되어, 2~3배씩 웃돈을 주고 그 차를 타야 할 이유가 없으니 국산차를 타고 다니는 것뿐 다른 의미는 없다.
내가 명품을 입고, 수입차를 탄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이 나를 소위 간지 난다고 생각할 것인가? 아마 전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돈 벌었다고 어설프게 돈지랄하고 다니는 구만'하며 손가락질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물론 속으로만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법인도 하나의 인격체로서 사람과 마찬가지이다.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을 하고 있지만 이제 겨우 스타트업을 간신히 탈출했을 뿐 아직 우리의 목표는 저 멀리에 있다. 하지만 대외적으로 우리 회사를 더 알리고, 포장하는데 불필요한 에너지를 쓰기보다는 내부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드는 게 가장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 그게 가장 큰 홍보이고, 영업이라는 것을 지난 5년 동안의 경험으로 몸소 체험하고 있다.
작년에는 코로나로 회사가 잠시 어려워져 못해 아쉬웠지만, 2018-2019년 2년 연속 '인센티브 플렉스'를 했다. 직원들의 노력으로 얻어낸 성과이니만큼 어느 정도는 그 성과를 공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先성장 後분배' 같은 새마을 운동 시절에나 어울릴 법한 낡은 생각은 애초에 하지도 않았다.
자율 근무제 도입으로 근무의 유연성을 보장하니, 업무의 효율성이 정말 몇 배로 올라갔다. 실제로 더 많은 업무를 하고 있지만 전보다 야근의 횟수가 훨씬 줄어들었다. 그냥 느낌이 그런 게 아니라 실제 결과로 증명되고 있었다. 회사도 좋고, 개인들도 좋은 아주 혁신적인 방법이라고 감히 평가할 수 있다. 코로나의 선물이다.
근무 환경이나 복지, 복리 후생 같은 기본적인 부분도 회사의 성장에 발맞춰서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쓸데없는 이상한 복지가 아니라 직원들의 의견이 반영이 되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그런 제도를 수립해가고 있다. 예를 들면, 매년 어버이날 직원들 부모님께 "긴급효도지원금"이라는 명목으로 10만원씩 보내드리는 제도를 올해로 4년째 진행하고 있는데 이게 금액 대비 효과는 가장 최고이다. 부모님들이 자녀들의 회사 이름을 알고, 회사의 매출을 걱정해 주는 중소기업은 아마 단언컨대 우리 회사 밖에 없을 것이다. (*^^*)
자기 객관화라는 것은 제삼자의 시선으로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자는 것이다. 단, 타인의 눈높이에 맞는 사람으로 자신을 포장하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위치나 능력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스스로를 다듬어 나가자는 이야기이다. 자신의 단점은 누구보다 자기가 잘 알 테지만 애써 모르는 척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모른 척하면 남도 모를 것이라는 착각을 하는 사람도 의외로 많다. 사람이나 회사나 모두 마찬가지이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포장은 금방 벗겨지고, 거품은 금방 꺼지게 마련이다. 본질과 내면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찰하는 것. 그것이 가장 느려 보이지만, 가장 빠르고 정확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