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을 보내며

내면이란 지도를 펼치다

by BeWr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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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고 바쁘다.
글 쓰고 싶은 여유마저
생기지 않는구나.



일과 글쓰기를 병행하는 삶은 쉽지 않다

얼마 전부터 시작된 프로젝트로 인해 시간의 부족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일을 하다 보면 무엇보다 여유를 가지는 게 중요하다. 마음의 여유가 없다 보면 어느 순간 지치게 되고 그러다가 번아웃에 빠지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프로젝트 기간동안 꾸준함을 유지하려면 강강강이 아닌 강약강약 형태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신뢰와 성과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자신의 몸이 망가지는 것도 모른 채 일에 몰두하다 보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일을 하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먹고 살기 위해 일한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나에게 주어진 일을 잘 마무리 하기 위해 더더욱 일을 하게 된다. 밥먹는 시간도 마다하고 주구장창 일에만 매달리다 보니 입맛도 없어지고 친구들과도 잘 만나지 않게 된다. 금요일이 다가와도 마음은 한결같다. 다음 날이 주말이어서 편한 게 아니라 오히려 더더욱 일에 집중하기 위한 기간이라 생각하며 긴장을 놓치 않는다.




그렇다.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사실 다른 것에 집중하기가 힘들다. 정말 중요한 프로젝트라면 더더욱 그렇다. 내가 개발자라는 건 이전 글을 통해서도 여러 번 언급했다. '개발 그 첫 걸음' 이란 주제를 통해 처음 개발을 하기 시작했을 때의 마음가짐과 시간이 지나 어느 정도 연차가 쌓이기 시작하며 겪는 경험들을 정리하는 마음으로 작성했다. 난 내가 능력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쩌다 보니 운좋게 여기까지 온 것이고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에 감사하며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내게 주어진 일만큼은 적어도 실패하거나 뒤처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모든 집중력과 시선을 한 곳에 모은다. 그렇게 하면 성과와 일의 진척 면에 있어 좋은 흐름으로 이어진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다른 것들에 대한 신경을 쓰지 못한다는 것이다. 노는 것도, 여행을 가는 것도, 취미 생활을 하는 것도 다 멈춘다.




올해부터 시작한 브런치스토리 글 연재, 좀 여유 있을 때는 계속해서 글을 작성하고 틈날 때마다 나의 작품(?)을 발행했다. 내가 작성한 글을 많은 작가님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게 너무나도 신기했다. 그동안 골방에서 손글씨로만 작성하며 먼지 쌓인 노트로만 묻혀왔던 글들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니... 그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매너리즘과 무기력함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지름길이자 원동력인 글쓰기가 이제는 단순히 내 마음에 위안을 주는 것을 넘어 생각을 공유하고 가치를 전달하는 의미 있는 도구가 된 것이다. 작가의 삶과 개발자의 삶, 또 다른 나로 살아간다는 느낌도 들었지만 어쨌든 두 삶의 주인 모두 나 자신이었다. 시간은 똑같이 24시간이었지만 생각의 복잡도와 깊이는 더 늘어났다. 바쁜 일상은 계속됐지만 영감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았다. 특히나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창작을 한다는 게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결국 나의 시간을 투자해서 다른 분야의 일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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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일'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흐름'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걸까?

일이 바쁘고 시간을 알차게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들다 보니 글의 주제를 선정할 때 중간에 막히는 글을 쓰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내 스스로가 공감이 가면서도 타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쓰면 되지 않을까? 단순하게 생각했다. 일상, 일상이다. 일상에서 내가 경험하고 느낀 것들 그리고 여러 경험과 매체들을 접하면서 알게되고 느낀 것들에 대해 쓰기로 결심했다.

글쓰기는 글쓰기고 프로젝트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했다. 과거에는 뭔가에 집중하다 보면 다른 것에 집중을 못하는 바람에 많은 것들을 놓치면서 살았지만 이제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비록 잠을 많이 못 자더라도 뭔가 다른 활동과 취미를 경험해보고 싶었다. 정보를 수집하거나, 운동을 하거나, 독서를 하거나, 새로운 기술이나 컨텐츠에 대한 공부를 하며 나의 관심 분야 범위를 넓히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싶었다.



나는 개발자다. 하지만 이제는 개발도 하고 글도 쓴다. 업무 때 작성하는 문서와는 결이 다른 글을 쓰며 구독자들에게 나의 감정과 생각을 공유한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내가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 많은 것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죽어가고 있던 나의 글들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정신적 인공호흡을 거쳐 하얀 캔버스에 펼쳐져 키보드로 만들어진 필체들을 통해 업무와 창작의 영역을 넘나드는 삶을 살게 된 것이다. 브런치스토리의 여러 작가들을 보면서 참으로 세상이 넓다는 생각을 했다. 세상에 글 잘 쓰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하지만 한편으론 그분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볼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참 열심히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글은 내 삶에서 매우 중요하다. 글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 개발보다 먼저 접한 게 글이었고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글을 써왔다. 어찌보면 개발이란 것도 프로그램을 코드로 작성하는 하나의 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글이든 코드든 누군가가 알아볼 수 있어야 그 안에 담긴 생각과 내용을 알 수 있다. 바쁜 일상이 지속되는 하루, 그럼에도 글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 마음의 여유를 되새기고 지금 내가 걸어가는 길의 방향이 어떤지를 되돌아보게 해주는 유일한 행위가 글을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글 연재를 '일'로 생각하기 보단 삶의 '흐름'이라고 정의할 것이다. 양치질을 하고 제때에 맞춰 식사를 하는 것과 동일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마음 편안하게 글쓰기를 할 것이다.




개발자 직장생활이 다른 분야의 직장생활과 어떤 차이점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진 못하지만,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느낀 점이 있다면 결국 여유란 누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닌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누가 만들어주는 걸 기대하기 보단 직접 시간을 비워두거나 반강제적으로 시간을 만들어서 여유를 누리지 않으면 번아웃을 지향하는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몸도 지치고, 마음도 지치는 그런 삶이 계속 반복된다면 세상 살아갈 맛이 있을까? 어떤 분야의 일을 하든지 간에 결국 여유가 없으면 결과적으로 평안한 일상이란 보장받을 수 없다. 난 내게 주어진 여유를 허비하지 않기 위해 글 연재를 꾸준히 해나갈 것이다. 그것이 내 삶의 자연스러운 흐름이 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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